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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스포츠 관심과 발전, 영국에서 힌트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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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스포츠 관심과 발전, 영국에서 힌트를 얻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0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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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및 펀딩…휠체어농구 리그 참여 남자팀만 140개

[인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장애인 스포츠 역사에서 첫 장애인 선수는 독일계 미국인인 조지 아이저로 기록돼 있다. 한쪽에 인공다리를 끼고 1904년 세인트루이스 하계 올림픽 체조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그 전에 장애인 선수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식 스포츠 역사에서 첫 장애인 선수는 아이저다. 그렇다면 올해가 장애인 스포츠 110년째다.

이후 독일 출신 유대인으로 영국으로 이주한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가 제2차 세계대전 부상병들이 입원해 있던 스토크맨더빌 병원에서 세계 최초의 장애인스포츠대회를 연 것이 장애인올림픽, 즉 패럴림픽의 전신이 됐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 A조 3차전을 시작하고 있다.

◆ 패럴림픽의 아버지가 만들어낸 휠체어 농구

피에르 두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면 구트만은 바로 패럴림픽의 아버지다. 그가 고안해낸 스포츠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휠체어 농구다.

하계 올림픽의 꽃이 가장 마지막에 열리는 마라톤, 동계 올림픽의 꽃이 역시 마지막에 벌어지는 아이스하키라면 하계 패럴림픽의 꽃은 휠체어 농구다. 남자 마라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하계 올림픽 폐회식이 대부분 열리는 것처럼 패럴림픽도 휠체어 농구에 마지막 금메달이 걸려 있다.

1944년 구트만 박사가 고안한 휠체어 농구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때는 40년이 흐른 1984년. 그만큼 세계 수준과 격차는 상당히 크다.

게다가 저변도 그리 넓지 못하다. 비장애인팀 10개를 포함해 고작 29개팀이 있을 뿐이다. 더구나 실업팀은 서울시청 하나다. 그러다보니 2010년 영국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는 11~12위전에서 알제리에 이겨 1승만 거둔채 11위에 그쳤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스테파니 가니에 영국 대표팀 홍보담당관은 휠체어 농구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가 영국에서도 인기나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 장애인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끊임없는 지원 절실

현재 인천에서는 2014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4년 전 대회보다 4개팀이 확대된 16개팀이 참가, 마치 세계농구선수권대회처럼 열전을 치르고 있다.

4년 전에는 6개팀씩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4개팀씩 4개조로 나뉘어 1차 조별리그를 치른 뒤 최하위를 제외한 12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2차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번 대회에는 장애인 스포츠의 실질적인 발생지이자 휠체어 농구가 탄생한 영국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영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30점차로 완패하면서 세계 강호와 실력차를 절감해야 했다.

7일 대회 현장에서 만난 스테파니 가니에(28·여) 영국 대표팀 홍보담당관은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관중이 많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장애인 스포츠가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쇼케이스 등 여러 부대 행사를 함께 열었다면 어땠을까요. 주위의 관심을 모았더라면 조금 더 훌륭한 대회가 됐을텐데 말이죠."

이어 가니에 홍보담당관은 농구나 휠체어 농구가 영국에서 인기를 끄는 종목은 아니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저변에 넓어졌다고 말한다.

"농구란 종목이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럭비, 테니스, 골프, 육상 등의 인기에 밀려 있는데 휠체어 농구는 어떻겠어요. 하지만 영국 정부의 예산이나 기업, 단체의 펀딩 등을 통해 휠체어 농구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있어왔죠. 영국도 장애인 스포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조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2012년 런던 패럴림픽이었어요."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스테파니 가니에 영국 대표팀 홍보 담당관은 영국 휠체어 농구는 정부의 지원 등과 함께 체계적인 리그 운영으로 남자리그에만 140개팀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휠체어 농구 강국 영국, 시스템의 힘

영국 휠체어 농구는 2010년 세계선수권 8강팀이자 2011년과 2013년에는 유럽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대중들에게 큰 인기는 없으면서도 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리그 시스템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이었다.

"일찌감치 19세 이하 주니어 리그를 운영해 꿈나무 육성에 신경쓰는 한편 여자리그와 남자리그를 모두 운영하고 있죠. 여자리그는 10개팀밖에 되지 않지만 남자리그는 140개팀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휠체어 농구리그를 통해 선수들이 기량을 쌓고 있죠. 지금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 역시 리그에서 기량을 쌓은 선수들입니다. 장애인 스포츠 특성상 선수로만 살 수는 없고요. 공무원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죠."

우리나라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도 선수로만 살아갈 수 없는 것은 영국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투잡'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영국 선수들은 선수 외 다른 직업을 갖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훈련을 위해 직장을 쉰다고 하면 눈치가 보인다.

이 때문에 직장은 수차례 또는 수십차례 옮기는 것이 다반사다. 물론 영국 휠체어 농구의 예처럼 리그를 운영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휠체어 농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등을 물리치고 2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준결승리그에 진출했다.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인식과 이해, 그리고 체계적인 정책 지원만 있다면 지금 현실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다. 가니에 홍보담당관이 들려준 영국 휠체어 농구의 지금 상황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휠체어농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 A조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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