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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운동사'의 창업, 스포츠산업에 메시지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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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운동사'의 창업, 스포츠산업에 메시지를 던지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08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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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레틱 네스트, 서울시 창업센터 도움 받아 승승장구

[300자 Tip!]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었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다. 스포츠산업은 더하다.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많은 학생들이 스포츠산업 종사를 꿈꾸지만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렇다면 창업은 어떨까.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자신이 가진 운동사 자격증을 활용해 운동선수들의 ‘둥지’를 만든 청년 사업가가 있다. 그는 꾸준한 공부와 핵심을 짚는 통찰력으로 회원들의 절대 지지를 받고 있다. 그에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을 물었다.

[강동구=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이상민 기자] 청년실업자가 많다. 취업하기가 힘들다. 체육 관련 전공자들은 더욱 힘들다. 스포츠산업에서 일하고 싶지만 좀처럼 일자리가 나지 않는다.

20대 중반의 청년은 '취업'이 아니라 '창업'을 택했다. 청년창업센터의 도움을 받아 20대 후반의 나이에 어슬레틱 네스트(Athletic Nest)라는 기업을 만들었다.

신대용(29) 대표는 태권도 특기생으로 호서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다리 부상을 입어 선수 꿈을 접었다. 본인처럼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마쳐야만 하는 이들, 항상 몸이 아파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을 보듬겠다고 결심했다.

▲ 회원들이 신대용 대표의 지도를 받아 케틀벨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

프로 구단 입사를 꿈꾸며 20대 초반 다양한 곳에서 트레이너로 일했던 경험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관리를 받지 못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선수들을 도울 궁리를 시작했다.

이후 운동사 자격증에 응시해 전국 1등에 올랐다. 자신이 가진 역량을 활용해 창업을 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운동선수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내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낸 신 대표는 창업이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 신대용 대표, "창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소자본으로 가능"

“창업을 거대 자본이 필요한 것으로만 생각해요. 사실 소자본으로도 가능하거든요.”

신 대표는 대부분의 이들이 ‘사업, 창업’하면 큰 것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장 하면 고가의 기구를 빽빽이 채워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를 보라. 기구가 많아 보이느냐”고 웃어 보였다.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체육관은 40평 남짓 되는 지하의 조그만 공간이다. 그의 말처럼 폼 롤러, 케틀벨 정도만 있을 뿐 자리를 가득 차지하는 운동기구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 어슬레틱 네스트 신대용 대표는 젊은이들의 도전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생각보다 돈 얼마 안 들었다”고 덧붙이며 “중요한 것은 회원들의 만족감을 충분히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012년 서울시 청년창업센터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 2030 프로젝트’의 존재를 알고 사업계획서를 냈다. 첫 도전은 탈락. 1년간 절치부심해 계획서를 가다듬고 다음해 5기 청년창업자로 발탁됐다.

신 대표는 “터무니 없이 큰 성공 모델만 그리다 보니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겁부터 낸다. 사업하면 수억원이 들어간다 생각할 게 아니다”라며 “청년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금전적, 세무적인 부분에서 컨설팅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 어슬레틱 네스트의 특징, 장기적 컨디셔닝을 위한 선진 운동법 

어슬레틱 네스트를 찾아오는 회원들은 입소문을 타고 온 엘리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수영, 피겨스케이팅, 태권도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홍보나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선수간 추천을 통해 꾸준히 회원들을 모집하다보니 별도의 영업을 할 필요도 없다. 어슬레틱 네스트를 한 번 찾고 나면 만족감이 높아 충성 고객이 된다.

운동 선수들은 반복적인 훈련 속에 어깨나 무릎, 발목 등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살아간다. 직접 운동을 해봤던 그는 이를 정확히 짚었다. 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컨디셔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아프고 나서 재활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다. 평소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재활도 염두에 둔다. 하지만 선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고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 여자 수영 평영 200m 한국기록 보유자 정슬기 선수는 어슬레틱 네스트의 운동법을 통해 재기를 꿈꾼다.

이제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운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도 오기 시작했다. 우연찮게 인연이 닿아 액션신이 잦은 영화계에서도 신 대표에게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스포츠의학아카데미(NASM)에서 제시하는 모델을 반영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밑바탕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외국 학자들의 사례를 샅샅이 뒤져 공부하며 세계적인 운동법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신대용 대표, "운동사 역할 커져, 청년들 도전하길"

회원들 지도에 여념이 없는 조진원(27) 코치에게 가장 뿌듯했을 때를 물었다. 그는 “체계적인 트레이닝 덕을 봤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를 꼽았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1학년 수영 선수가 4개월 내에 7초를 앞당겼다”는 예를 들었다.

▲ 고등학교 수영선수 이건 군은 일찌감치 몸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어슬레틱 네스트에서 꾸준히 관리를 받고 있다.

정슬기(27) 선수는 수준급 수영 선수다. 그가 2009년 세운 평영 한국 기록 2분24초20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큰 슬럼프에 빠져 힘겨워 했다. 훈련량 소화도 힘겨워 은퇴를 고민했다.

힘겨워하고 있을 때 지인을 통해 어슬레틱 네스트를 알게 됐다. 그는 “체력이 향상됐음은 물론이고 고질적으로 아팠던 곳들이 사라졌다”며 “이 곳의 운동법들을 후배 선수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태권도 선수였던 박철순(24) 씨 또한 “이 시스템은 종목별 특성도 고려해 가르치기 때문에 운동선수라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크게 만족해했다.

그는 “이 곳의 시스템을 배워 나도 클럽을 차려볼까 한다"는 꿈을 전하며 "우리나라에 아직도 흔치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운동사들이 취업이든 창업이든 전공능력을 통해 개척해낼 수 있는 시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며 “조금만 시선을 틀어서보면 곳곳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또 “대다수가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데 세상에 안정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체대생 후배들뿐 아니라 젊은 친구들 모두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다”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 

▲ 신대용 대표(가운데)가 어슬레틱 네스트에서 훈련하고 있는 이건, 이후석, 박철순, 조진원 코치, 전지환, 정슬기 씨(왼쪽부터)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 운동사란 

개개인의 체력적 특성에 맞는 알맞은 운동의 계획·상담·지도·감독·평가 등에 관한 복합적인 교육 전문 기술·기능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을 말한다.

운동사 자격검정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분되어 있으며 둘 모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한다. 필수 영역인 체력관리(개인지도) 시험에 합격하면 개인 운동사 자격이 주어진다. 임상운동과 스포츠재활로 나눠진 전공 선택 영역에 합격하면 각각 임상 운동사, 재활 운동사 자격이 주어진다.

■ 서울특별시 청년창업센터 2030 프로젝트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금부족 등으로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예비 창업자들에게 시설·장비·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성공적인 창업을 유도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고자 탄생한 프로젝트다.

[취재후기] 움직이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청년사업가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넘어지면 또 일어나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대용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겸손했지만 사업아이템과 직원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깊은 자신감을 갖추고 있었다. 그가 주장하는 장기적 컨디셔닝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한다. 신 대표같은 운동사들이 자리를 잡는 것이 한국 스포츠계가 발전하는 지름길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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