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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최태웅의 남자' 노재욱 있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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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최태웅의 남자' 노재욱 있으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1.13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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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시범 속 급성장, 부상 복귀 후 8승 2패 파죽지세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봄배구’에 초대받지 못했던 굴욕을 완벽하게 만회하고 있다. 최근엔 4연승, 14승 8패(승점 42)로 3위다.

오레올 까메호와 문성민 쌍포의 위력이 돋보인다. 리베로 여오현은 여전히 안정적인 리시브로 중심을 잡고 있다. 수비형 레프트 박주형도 부쩍 성장했다. 팀 속공 1위, 블로킹 1위에 올라 있는 센터진 최민호, 진성태가 정점을 찍는다.

세터 노재욱(24)도 빼놓아선 안 된다. 지난해 4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권영민과 정영호의 반대 급부로 현대캐피탈에 둥지를 튼 새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이 지향하는 ‘스피드 배구’의 핵심이다. 레전드 세터인 최태웅 감독의 지도 아래 노재욱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의 핵심이다. 191cm 장신에서 나오는 빠른 토스가 일품이다. [사진=스포츠Q DB]

◆ 최태웅의 시범, “기술훈련 실전적용 재밌다” 

“감독님이 많이 보여주세요. 하시는 거 보고 ‘우와’ 해요. 신기해서요.”

12일 인천 원정 대한항공전 승리 후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노재욱이 던진 감탄사다.

최태웅 감독은 노재욱 지도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 리시브와 토스, 공격까지 모든 과정을 1초 안에 끝내는 빠른 배구의 중심이 바로 세터이기 때문이다. 191㎝의 장신 노재욱은 토스 타점이 월등히 높아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리기 수월하다.

최태웅이 누구인가. 2008~2009 시즌까지 3회 연속 세터상을 수상했고 그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한 스타가 아니던가. 전 소속팀에선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노재욱은 전설의 시범을 보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노재욱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술훈련을 많이 해주신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서 오레올과 미스가 많이 난다”며 “그래도 훈련한 것이 실전에서 나오는 것이 재미있다. 배운 것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 노재욱이 발목 염좌 부상에서 복귀한 후 현대캐피탈은 8승 2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스피드 배구의 핵심, 노재욱 복귀 후 8승 2패 

하루하루가 꿈같은 시간이다. 대학 때도, 2014년 프로에 입문해서도 노재욱은 주로 백업 역할에 만족해야만 했다. 성균관대 재학 시절엔 2년 선배 곽명우(OK저축은행)에 밀려 졸업반이 돼서야 존재감을 알렸고 LIG에선 이효동, 양준식과 출전 시간을 나눠야만 했다. 트레이드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임 김호철 감독은 1년 후배인 이승원을 중용했다.

노재욱은 비시즌 기간 하루 2000개의 토스를 올리며 최태웅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아직 기량이 올라오지 않은데다 나쁜 습관도 없어 스피드를 입히기 용이하다. 주축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동기부여도 한 몫 했다. 노재욱은 ‘배구명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현대캐피탈은 노재욱이 왼쪽 발목 염좌로 빠진 2라운드에서 3승 3패에 그쳤다. 그가 돌아온 이후로는 8승 2패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최근 3경기, 선두 OK저축은행과 라이벌 삼성화재를 셧아웃시키고 12일 대한항공전 시즌 첫승을 올린 데에는 노재욱의 물오른 토스가 있었다.

팀에서 막내급에 속하는 노재욱은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전에선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고 액션이 큰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노재욱은 “감독님이 많이 웃으라고 하신다”며 “생각처럼 안되면 배구를 즐기려 한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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