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1-28 13:07 (월)
'미네이랑의 대참사' 브라질 축구, 가장 잔인한 날이었다
상태바
'미네이랑의 대참사' 브라질 축구, 가장 잔인한 날이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09 0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에 1-7 대참패로 결승행 좌절…브라질 역대 A매치 최다골차 패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브라질 경기에서 7-1 점수가 나왔다. 브라질이 7-1로 이긴 것이 아니다. 졌다.

브라질이 A매치 역대 최악의 패배로 결승행이 좌절됐다. 64년전 자국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우루과이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해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내줬던 것보다 더한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리고 브라질에게 충격이면서도 치욕스러운 패배를 안긴 팀은 '전차군단' 독일이었다. 독일은 온갖 기록을 새롭게 쓰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만에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오는 14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디우 마라카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선착했다. 독일의 결승전 상대는 10일 벌어지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승자다.

▲ 독일의 안드레 쉬를레가 9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브라질과 4강전에서 팀의 여섯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지오 미네이랑에서 9일 벌어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독일과 브라질의 준결승전은 전차군단의 속사포에 브라질의 수비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진 경기였다.

독일로서는 기록적인 대승이었지만 브라질에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벨루오리존치는 포르투갈어로 '아름다운 수평선'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결과는 브라질에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독일의 대승, 브라질의 치욕스러운 참패가 무너진 것은 역시 네미마르와 치아구 시우바의 부재 영향이 컸다. 브라질은 네이마르 대신 베르나르드를 내보내고 시우바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중앙 수비 자리를 단테에게 맡겼지만 그 공백은 예상 외로 너무나 컸다.

브라질이 시우바의 경고 누적 결장을 풀어달라며 FIFA에게 호소한 것이 이해가 될 정도였다.

브라질의 마음가짐은 대단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포르자 네이마르(힘내라 네이마르)'란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브라질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될 때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들어보였다. 네이마르는 없지만 언제나 함께 한다는 의미였다.

전반 3분 마르셀루의 왼발 슛이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난 것이 브라질의 유일한 공격이었다.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의 골이 나온 이후 독일은 18분동안 무려 5골을 퍼부었다.

▲ 브라질의 다비드 루이스가 9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독일과 4강전 직전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독일의 모든 골이 브라질 중앙 수비가 허물어진 탓이었다. 토니 크로스의 코너킥 크로스가 뒷공간에 있던 뮐러의 제기차기 오른발 슛에 걸리며 브라질의 골문이 열렸다. 브라질 수비가 한쪽으로 몰려있다보니 뮐러를 놓친 탓이었다.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브라질의 공격이라면 능히 만회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때까지만 그랬다. 그러나 전반 23분부터 전반 29분까지 브라질의 희망은 깨졌다.

전반 23분 오른쪽에서 나온 땅볼 패스를 페르난지뉴가 중간에 끊어내지 못하면서 독일에게 기회가 왔다. 사미 케디라의 패스와 뮐러의 흘려주기를 거쳐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발 앞으로 오면서 순식간에 수비가 허물어졌다. 클로제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에게 막혔지만 재차 밀어넣으며 2-0이 됐다.

클로제는 이날 골로 역대 월드컵 16번째 골로 호나우두가 갖고 있던 15골을 넘어서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그 신기록이 공교롭게도 호나우두의 브라질을 상대로 나왔다.

두번째 골 이후 브라질은 멘탈붕괴에 빠졌다. 불과 1분 뒤 필립 람의 오른쪽 크로스를 뮐러가 다시 흘려줬고 이를 크로스가 왼발 강슛으로 독일의 세번째 골이 나왔다.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고 일부 브라질 팬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독일 전차군단은 잔인했다. 전반 26분 크로스가 페르난지뉴의 공을 뺏어낸 뒤 사미 케디라와 공을 주고 받았고 다시 크로스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4-0이 됐다.

▲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9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브라질과 4강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전반 29분에는 메주트 외칠과 패스를 주고 받은 케디라가 다섯번째 골을 넣었다. 이미 여기서 경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반에만 다섯 골을 내준 브라질은 결정적인 실수를 두차례나 저지른 페르난지뉴와 공격에서 아무런 활약을 해주지 못한 헐크를 빼고 파울리뉴와 하미레스를 넣으며 그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정신력을 보여줬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브라질은 후반 초반 거센 공격을 몰아붙였지만 슛은 모두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에 막혀 단 한 골을 넣지 못했다.

이에 비해 5골의 여유를 가진 독일은 중앙 수비수 마츠 후멜스를 빼고 페어 메르테자커를 투입하고 후반 13분에는 월드컵 최다골 신기록을 쓴 클로제 대신 안드레 쉬를레를 넣으며 일찌감치 결승전을 대비한 체력 안배에 들어갔다.

그래도 독일은 강했다. 브라질의 공세 속에서도 독일은 역습을 노렸고 후반 24분 독일의 여섯번째 골이 나왔다. 람의 크로스를 클로제 대신 들어간 쉬를레가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브라질은 더이상 할 것이 없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이쯤 되자 힘을 쓰지 못했고 지리멸렬했다. 그 사이 독일은 왼쪽에서 나온 뮐러의 어시스트를 후반 34분 쉬를레가 골을 넣으며 7-0이 됐다.

후반 44분 오스카르가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는 만회골을 넣긴 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9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브라질과 4강전에서 자신의 월드컵 16번째 골로 역대 월드컵 개인 최다골 신기록이 된 독일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