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1-28 13:07 (월)
[김학범의 눈] 브라질의 굴욕, 플랜B도 없었다
상태바
[김학범의 눈] 브라질의 굴욕, 플랜B도 없었다
  • 김학범 논평위원
  • 승인 2014.07.09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정 꾀해야 할 다비드 루이스의 불필요한 공격 가담이 경기 망쳐

[스포츠Q 김학범 논평위원] '삼바축구'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브라질의 역대 월드컵 최악의 참사다. 사실 역대 월드컵 사상 최악의 브라질 대표팀이어서 어렵다고 예상은 했지만 이런 결과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뜯어놓고 보면 브라질의 1-7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에이스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없는 것보다도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역시 중앙 수비의 붕괴다. 치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맹)의 부재는 브라질 수비가 독일 '전차군단'에 유린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원인에는 바로 다비드 루이스(29·첼시, 파리 생제르맹 이적)가 있었다.

루이스는 중앙 수비수로서 시우바가 없는 수비라인을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임을 망각했다. 공격적으로 운영한 것이 참사를 일으켰다. 골을 넣으려고 계속 앞으로 나가다보니 문을 그대로 열어준 결과가 됐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보니 선수단이 그대로 와해가 됐다.

시우바가 있었을 때는 콘트롤 타워 역할로서 안정적인 수비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그 중심이 없었다. 리더 역할을 해야 할 루이스는 첫 골을 내준 뒤 흥분 상태가 돼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멸했다.

▲ 다비드 루이스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독일과 2014 FIFA 월드컵 4강전에서 대패한 뒤 울먹이는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자주 바뀌는 수비 미드필더, 스스로 무너진 수비 조직력

2명의 수비 미드필더들도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계속 이 코너를 통해 강조하지만 수비는 되도록이면 바뀌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공격은 선수들을 바꿔가면서 다양한 전술로 상대를 요리해야 한다. 그래야 수비는 안정되고 공격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런데 브라질은 그것이 정반대가 됐다. 프레드(31·플루미넨세)와 헐크(28·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스카르(23·첼시) 등이 네이마르 없는 공격진에서 활발하게 공격을 펼쳐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렇다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선수들을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 했다. 하지만 그에게 '플랜B'는 없었다.

반면 포백은 바뀌지 않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는 경기마다 바뀌다시피 했다.

크로아티아전과 멕시코전에서는 루이스 구스타부(27·볼프스부르크)와 파울리뉴(26·토트넘 핫스퍼)가 맡았고 카메룬전에서는 구스타부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이어 칠레와 16강전에서는 구스타부와 페르난지뉴(29·맨체스터 시티),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는 파울리뉴와 페르난지뉴가 서더니 독일과 준결승전에서는 페르난지뉴와 구스타부가 섰다.

스콜라리 감독이 어느 조합을 세웠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스콜라리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자주 바꿈으로써 브라질의 수비 조직력은 무너졌다.

▲ 오스카르(왼쪽)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독일과 2014 FIFA 월드컵 4강전에서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오스카르는 이번 대회 최악의 브라질 선수

반면 독일은 포백 수비는 물론이고 수비와 관련한 포지션에서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마츠 후멜스(26·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부상으로 일부 바뀐 적은 있지만 거의 같은 포메이션으로 나갔다. 이에 비해 공격은 다양했다. 제로톱을 쓰기도 하고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원톱으로 서기도 하며 안드레 쉬를레(24·첼시)와 루카스 포돌스키(29·아스널)도 있다. 이것이 독일의 강점이다.

브라질의 공격에 대해서 하나 더 비판하자면 헐크와 프레드, 오스카르에 대한 것이다. 헐크와 프레드는 브라질 대표팀의 7번과 9번을 달고 뛰는 선수의 자격이 없었을 정도로 기대에 못미쳤고 활약이 미미했다.

그리고 오스카르는 브라질 대표팀 최악의 선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여준 오스카르는 감히 대표팀 선수 수준이었나고 묻고 싶을 정도다. 오스카르 같은 스타급 선수라면 기대치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그 기대를 100% 해주지 못해도 최소 80~90%는 보여줘야 하는데 오스카르는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브라질은 조직력도 와해됐고 응집력도 떨어졌다. 그리고 병상의 네이마르와 함께 진군하겠다고 의지를 다진다고 해서 정신력이 무장된 모습을 보여주는가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개인의 생각들이었을 뿐이었다.

진정한 정신력은 경기가 어려웠을 때 나타난다. 그러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의 첫 골이 나온 이후 브라질은 모래알로 흐트러졌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정신력까지 와해됐다. 뮐러의 골이 나온 전반 11분만에 사실상 브라질의 패배로 끝난 경기였다.

독일의 상대는 아르헨티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의 원맨팀이긴 하지만 네이마르 원맨팀과는 차원이 다르다. 메시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굉장한 골 결정력을 갖고 있다. 네이마르와 메시를 비교하긴 어렵다.

아르헨티나가 결승전 상대가 된다면 이번엔 진정한 빅매치가 될 것 같다. 일단 브라질에는 네이마르가 없었지만 아르헨티나에는 이변이 없는 한 메시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일이 브라질전처럼 먼저 골을 넣더라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처럼 한순간에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물론 결승전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war3493up@naver.com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