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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메시-로번 혈전', 로메로 선방쇼가 아르헨티나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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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메시-로번 혈전', 로메로 선방쇼가 아르헨티나 구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10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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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 득점없이 무승부…승부차기 2개 막아내며 세번째 우승 도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우승 이후 24년만에 4강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결승까지 진출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거둔 값진 결승 티켓이었다.

아르헨티나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네덜란드와 준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동안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의 두차례 선방쇼로 4-2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4년만에 결승에 오르며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8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그 상대는 바로 삼바축구 브라질을 7-1로 완파한 독일이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은 오는 14일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지오 마라카낭에서 벌어진다.

특히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 매치업은 1986년 멕시코 대회,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 이어 세번째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3-2로 이기고 통산 두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당시 서독이 1-0으로 이기고 설욕했다.

반면 두 대회 연속 4강에 오르고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5-1로 격파하는 등 대파란을 일으켰지만 토너먼트부터 득점력 부재에 시달리며 끝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오는 13일 브라질리아의 에스타지오 나시오날 마네 가린샤에서 브라질과 3~4위전을 치른다.

전반에만 5골이 나오며 싱겁게 끝난 전날 독일과 브라질 경기와 달리 긴장감과 정적만 흐른 경기가 이어졌다. 전날 경기가 화끈한 액션 영화였다면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스릴러 영화였다.

전반에 나온 양팀 슛 숫자가 4개밖에 되지 않았고 이 가운데 네덜란드는 단 하나에 그쳤다. 전반 내내 유효슛은 전반 15분 리오넬 메시의 수비벽을 통과하는 날카로운 프리킥 하나 밖에 없었다.

후반 역시 미드필드에서 양보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어느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경기 양상이 이어졌다. 단 한 골이 결승골이 될 수 있는 흐름이었다.

팽팽함이 이어졌던 것은 미드필드부터 수비까지 서로 강력한 압박을 썼기 때문. 상대가 날카로운 슛을 때릴 기회 자체를 봉쇄했다. 또 양팀 공격의 시작과 끝인 메시와 아리언 로번에 대한 상대팀의 대비도 완벽했다. 그 결과 메시와 로번은 서로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전후반 90분동안 득점없이 끝난 가운데 네덜란드는 아껴뒀던 교체카드 한 장을 연장 전반 6분 로빈 판페르시 대신 클라스 얀 휜텔라르를 투입하며 결정적인 한방을 노렸고 아르헨티나 역시 연장 전반 11분 에세키엘 라베시 대신 막시 로드리게스를 교체로 넣으며 마지막 남은 안간힘까지 짜냈지만 끝내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막판 로드리고 팔라시오의 헤딩슛을 비롯해 메시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로드리게스의 슛까지 나오며 네덜란드의 골문을 노려봤지만 위력이 없었다.

결승전 티켓의 향방은 잔인한 '11m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네덜란드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승부차기에는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로메로가 있었다. 로메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AZ 알크마르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 네덜란드 선수들의 습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네덜란드의 첫 키커는 론 플라르. 플라르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서 뛰었던 선수다. 그리고 로메로는 플라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신있게 오른쪽으로 몸을 던져 슛을 막아냈다.

아르헨티나의 첫 키커 메시가 골키퍼 반대 방향으로 침착하게 성공시킨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나선 네덜란드 세번째 키커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스네이더르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 왼쪽으로 몸을 던진 로메로의 선방에 다시 한번 막혔다. 그 사이 아르헨티나는 메시부터 에세키엘 가라이, 세르히오 아궤로까지 3명의 선수가 모두 성공시켰다.

네덜란드는 네번째 키커 디르크 카위트의 오른쪽 구석 슛으로 2-3까지 쫓아갔지만 아르헨티나의 네번째 키커 로드리게스가 승부를 결정짓는 슛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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