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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나?' 스켈레톤 윤성빈, 평창 향한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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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나?' 스켈레톤 윤성빈, 평창 향한 '희망가'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2.16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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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한국 썰매종목 올림픽 최고 기록 16위...평창서 메달 도전은 시작됐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보고 있나?'

그의 경기용 신발 뒤축에는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가 선명히 적혀 있다. 그 문구는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맞붙을 경쟁자들을 향해 던지는 당당한 도전장처럼 와닿는다.

윤성빈(20 한국체대). 

썰매를 타기 시작한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한국의 기대주가 소치에서 평창을 향한 '희망가'를 울렸다.

16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악 클러스터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4차 레이스. 윤성빈이 결승선을 통하는 순간, 스켈레톤에 대한 강한 희망이 피어났다. 스켈레톤의 '기대주' 윤성빈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 썰매의 가능성을 한껏 높였기 때문이다.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스켈레톤 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스켈레톤 대표로 나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각각 거둔 20, 23위 성적을 뛰어넘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조인호 현 대표팀 감독이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거둔 22위의 순위도 앞당긴 역대 한국 스켈레톤의 올림픽 최고 성적인 것이다.

한국 썰매 종목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 순위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봅슬레이 4인승에서 19위에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평범한 고교생(신림고)이었던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한 것은 2012년 여름 학교 체육 선생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선생님의 소개로 스켈레톤을 알게 된 그는 체대 입시에 도움이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종목에 입문했고 대표팀 선발전에 나갔다.

그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바로 강광배 부회장. 탁월한 운동신경을 알아본 한국 썰매종목의 선구자인 그는 윤성빈에게 세심하게 개인 지도를 했고 윤성빈은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불과 3개월만인 2012년 9월 태극마크를 달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훈련 기간은 짧았지만 윤성빈은 국가대표가 된 뒤 날개를 단듯 기량이 급성장했다.

2012년 11월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던 2012~2013시즌 아메리카컵 1차 대회에서 23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알린 윤성빈은 출전 세 번째 대회만에 10위권에 진입하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5위와 4위를 차지하며 다음 2013~2014시즌을 기대케 했다.

그의 두번째 시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아메리카컵 1차 대회에서 6위와 5위로 시즌에 돌입한 윤성빈은 2차 대회에서 동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처음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메리카컵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대회인 대륙간컵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켈레톤의 에이스가 됐다. 올림픽 직전인 지난달 7일 캐나다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는 1, 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으로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태극마크를 단지 불과 17개월만에 출전한 동계올림픽에서도 윤성빈의 무한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1, 2차 레이스를 57초54와 57초02로 주파하며 '톱 10' 진입을 바라본 윤성빈은 3차 레이스에서 의욕이 넘쳐 실수를 저지르며 57초90으로 밀려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 선수 사상 처음으로 4차 레이스를 맞은 윤성빈은 기록을 57초11까지 끌어올리며 자신이 목표했던 15위권에 근접했다.

비록 윤성빈은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아직 20살에 불과하고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됐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평이다.

윤성빈의 장점은 스타트가 빠르다는 것. 이번 4차례 스타트 기록을 살펴보면 1차 4.66초로 전체 4위를 기록했고 이후 2차 4.66으로 5위, 3차 4.69로 8위, 4차 4.72로 9위에 오르는 등 스타트에서는 전체 10위 안에 포함될 만큼 뛰어난 기록을 보였다.

여기에 앞으로 경기 운영, 코스 파악 능력만 키운다 그로 통해 한국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금맥을 찾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또한 4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메달 가능성도 높다. 평창에서 많은 훈련을 통해 코스가 익숙해지면 기록도 더욱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켈레톤은 홈팀 선수들이 메달을 많이 딴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무수히 많은 레이스를 경험할 수 있어서 올림픽이 되면 주로에 누구보다도 익숙져 있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평창슬라이딩센터이 완공된다. 윤성빈이 그 주로에서 원없이 썰매를 타고 레이스 경험을 축적해나간다면 분명히 한국 동계올림픽의 메달 지평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소치올림픽을 통해 값진 경험이 윤성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윤성빈의 올림픽 메달을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됐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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