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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지만 웃는다, 한화엔 '태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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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지만 웃는다, 한화엔 '태양'이 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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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팀내 다승-평균자책점-투구이닝 모두 선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어느 팀이라도 암흑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롯데는 끝이 보이지 않던 2000년대 초반 7년간 강민호와 장원준 등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재탄생했다.

지금 한화가 그렇다. 한화는 지난 5년간 8-8-6-8-9라는 처참한 순위표를 받아들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137억원을 들여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역시나 9위다. 여전히 투수들은 얻어맞고 야수들은 에러를 범하고 있다.

그러나 꼴찌 한화에도 희망은 있다.

'소년가장' 이태양(24)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는 것이 익숙한 한화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한화팬들은 그가 나서는 날만큼은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는다.

2014년 한화의 가장 큰 수확은 수준급 선발 투수, 이태양의 발굴이다.

▲ 이태양이 15일 문학 SK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그는 이날 승리로 4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태양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원정경기 SK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는 이태양의 호투 속에 8-3으로 승리하며 8위 SK와 승차를 3.5경기차로 좁혔다.

그의 전반기 성적은 4승4패 평균자책점 4.36. 눈에 띄지 않아보일지 모르지만 한화에서 4승은 결코 적은 승리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특급 투수 류현진이 2012년 이 팀에서 9승에 그쳤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이태양이 올 시즌 얼마나 알토란 활약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태양을 제외하면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없다. 그는 다승,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탈삼진 등 투구 관련 기록 모두 팀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는 기량이 만개할 것이라던 좌완 듀오 유창식과 송창현은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케일럽 클레이는 10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8.33으로 이미 짐을 쌌고, 앤드류 앨버스도 3승8패 평균자책점 6.53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5월에서야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가 됐다. 17경기 중 13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퀄리티스타트를 8번 기록했다. 이는 시즌 개막부터 선발로 나선 릭 밴덴헐크(삼성), 김광현(SK),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과 같은 횟수다.

이중 5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지며 불펜진의 짐도 덜어줬다. 투구수 110개를 넘긴 것도 5차례나 된다. 선발로 나선 13경기에서 77이닝을 던져 경기당 6이닝에 육박하는 이닝소화력도 보여줬다.

▲ 이태양은 무너진 한화 선발진에서 홀로 분투하고 있다. 팀내 다승,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모두 선두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태양은 2010년 한화에 입단해 그동안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12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나타나 지난해까지 3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 중이었다. 포크볼을 날카롭게 가다듬고 직구에 힘을 싣기 시작하며 수준급 선발로 거듭났다.

이제는 국가대표까지 꿈꾸고 있다.

이태양은 지난 14일 발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차 예비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현재 우완 선발 기근 현상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 야구는 윤성환(삼성)과 함께 이태양을 정통파 선발 역할을 해낼 적임자로 낙점했다.

팀을 재건하고 있는 한화에 이 시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태양처럼 우수한 유망주들을 캐내 지속적인 기회를 주면 ‘해뜰날’은 반드시 오게 돼 있다. 이태양이 이름처럼 태양이 되어 한화의 리빌딩을 이끌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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