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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떠난 박찬호, "지도자는 아니다, 야구 발전 생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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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떠난 박찬호, "지도자는 아니다, 야구 발전 생각할 것"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18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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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고마움 느껴, 모든 분들께 감사"

[광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41)가 정말로 떠났다. 그는 단순한 야구선수 이상이었다. 1990년대 후반 경제 위기로 실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은 그를 통해 희망을 얻었다.

18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올스타전이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본 행사에 앞서 박찬호의 공식 은퇴식이 거행됐다. 마이크를 잡은 박찬호는 “지금 이 순간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투수다운 본능을 보였다.

팬들 앞에서 작별인사를 마친 박찬호는 인터뷰실로 자리를 옮겨 오랜 시간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슬프다. 이제야 떠나는 기분이 든다”며 “영광스럽다.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라는 말로 은퇴 소감을 밝혔다.

▲ [광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찬호가 18일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은퇴 기념 시구를 하고 있다.

이어 “후배들이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 고맙다. 그들이 내게 책임감을 준 것 같고 야구판의 의와 애정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다문화 리그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선수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선수들이 내적으로 교류해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야구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날 박찬호의 시구를 받은 이는 공주고 선배 김경문 NC 감독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부탁했다. 김 감독님은 공주 출신으로 내게 꿈을 주신 분이다”라며 “미국에 있을 때도 용기를 주셨다. 선배님께 마지막으로 공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2년 11월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후의 근황에 대해서는 “은퇴하고 나니 심리적으로 불안해 훈련을 멈출 수 없었다. 심리적 기복을 골프로 치유했다”며 “시즌 초반 한화가 어려움을 겪어 혹시 하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시회, 출간회, 야구대회 등을 거치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고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가사일을 도왔다.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프로야구를 관심있게 지켜봤다”고 지난 1년 8개월을 돌아봤다.

지도자 박찬호에 대한 팬들의 호기심이 높은 상황. 그는 “매력적인 부분이지만 김응용 감독님같은 거장이 오셔서 고생하는 것을 보면 보통 공부로 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다양한 부분을 준비할 계획이다. 아직 지도자는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 [광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올스타 선수들이 나서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박찬호를 헹가래치고 있다.

미국 무대를 개척한 그에게 최근 맹활약 중인 류현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박찬호는 “지금처럼만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맙고 영광스럽다”고 후배를 치켜세운 뒤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국 선수로서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포기할 수 없었고 현실에 안주할 수 없었다”며 “류현진은 한국 야구의 질을 높였고 높은 수준의 문을 열었다. 우리가 잘 도와야 하고 후배들이 뒤를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미국 진출한 지 3년 됐을 때 루 게릭의 은퇴식 비디오를 보고 고국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는 꿈을 오래전부터 꿔왔다”며 “꿈같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는 말로 회견을 마쳤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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