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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점수 인플레', 김연아 2연패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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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점수 인플레', 김연아 2연패 변수되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18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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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서 첫 100점…아이스댄스도 종합점수 신기록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도 여자 싱글만 남겨둔 가운데 '점수 인플레이션'이 김연아(24·올댓스포츠)의 2연패 변수로 등장했다.

피겨스케이팅 다섯 종목 가운데 단체전과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종목에서 메달의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각 종목에서 후한 점수가 쏟아져 오는 20일(한국시간) 시작되는 여자 싱글 역시 대부분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매겨지는 점수는 후한 편이었지만 유독 이번 대회는 '점수 인플레'가 심하다.

지금과 같은 채점 제도에서 치러진 2006년 토리노대회부터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전반적으로 점수가 후한 편이었다. 토리노대회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도 258.33점의 고득점을 받았고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역시 191.34점을 받으며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밴쿠버대회에서는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78.50점, 프리스케이팅 150.06점으로 모두 세계 최고기록을 받으며 당당하게 여자 싱글을 제패했다. 아사다 마오(24·일본)에 무려 23점이나 앞섰다. 그만큼 김연아의 연기가 뛰어나기도 했지만 무려 3명의 200점대 점수가 나온 것은 보기 드문 후한 판정이라는 평가였다.

소치 대회에서는 그 점수가 더 올라갔다. 하뉴 유즈루(20·일본)가 무려 280.09점을 받으며 남자 싱글 금메달을 따냈고 패트릭 챈(24·캐나다)도 적지 않은 275.62점을 받고도 2위로 밀렸다.

이런 현상은 이미 지난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감지됐다. 당시에도 하뉴가 293.25점, 챈이 280.08점을 받으며 각각 1, 2위에 올랐다.

특히 하뉴는 이번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101.45점을 받아 사상 최초로 100점대를 넘긴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아이스댄싱에서도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최고점 신기록이 나왔다.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미국) 조는 쇼트댄스에서 78.89점을 받아 종전 기록을 1.23점이나 높였고 프리댄스 역시 116.69점으로 이전 기록을 3점이나 끌어올렸다. 당연히 종합점수 역시 최고기록이었다.

은메달을 따낸 테사 버추-스캇 모이어(캐나다) 조 역시 프리댄스에서 114.66점을 받아 종전 최고기록보다 높았다.

이처럼 점수가 후해진 것은 프로그램 구성, 즉 예술 점수가 후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기술 점수의 경우 점프에서 실수가 있거나 스핀 또는 스텝 연기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감점이 되는 등 비교적 객관적인 평가가 내려지지만 프로그램 구성 점수는 심판의 주관이 개입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의 '점수 인플레'도 이런 영향이 크다.

하뉴가 100점대를 넘긴 쇼트프로그램의 경우 모든 구성에서 9점대를 받았고 한 심판은 연기 부문에서 10점을 매기기기도 했다. 챈도 모든 구성에서 9점대를 받아 오히려 프로그램 구성점수에서 하뉴를 능가했다.

페어에서 우승한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러시아) 조 역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의 프로그램 구성점수에서 10점을 매긴 심판이 속출하면서 모든 구성에서 9점대 중반을 받았고 이는 아이스댄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데이비스-화이트 조의 경우 두 구성요소에서 심판 전원으로부터 10점을 받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점수가 후하게 매겨진다면 김연아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수능시험에서 문제가 쉽게 나올수록 변별력을 떨어뜨려 상위권 학생들이 피해를 보듯 후하게 점수가 매겨지는 현상은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라고 할만큼 완벽한 기술을 구사하는 것 외에도 탁월한 예술성을 발휘하며 높은 점수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프로그램 구성 점수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김연아의 2연패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올림픽에서 3회 연속 아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내줄 수 없다는 유럽의 암묵적인 '담합'이다. 이것이 작용한다면 홈 이점을 안고 있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에게 후한 판정이 내려지고 김연아에게 박한 점수를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에서 심판들로부터 후한 평가를 받은 전력도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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