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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위대한 박지성과 5만팬이 함께 부른 희망의 'K리그 랩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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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위대한 박지성과 5만팬이 함께 부른 희망의 'K리그 랩소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26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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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은퇴와 새로운 시작…한국 축구의 희망·미래 살려낸 뜻깊은 올스타전

[상암=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노민규 최대성 기자] 은퇴하는 박지성(33)과 함께 한 올스타전은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리고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산을 쓴 채 응원가를 목청껏 부른 팬들의 뜨거운 함성은 위기에 휩싸여 있는 한국 축구를 향한 파이팅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는 역대 올스타전과 성격이 조금 달랐다. 역대 올스타전이 K리그 스타들을 모아놓고 이벤트 형식으로 치른 경기였다면 이번 올스타전은 2000년대 한국 축구의 화려함을 공식적으로 마감하고 더욱 알찬 한국 축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를 잘 아는 축구팬들은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에도 상암벌을 찾았다. 역대 올스타전 관중 5위 기록인 5만113명이 몰렸다. 박지성의 현역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상처 입은 한국 축구에 보내는 끝없는 사랑의 표현이기도 했다. 올스타들이 펼치는 묘기와 다채로운 스토리의 세리머니에 환호하며 힐링한 한여름 밤의 축제였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가 시작되자 화려한 축포가 터지고 있다.

또 치열한 승부 속에서 모처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즐겁게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청량감과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 역시 캡틴 박지성, 5분 만에 사인 번호표 '매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스타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근호(29·상주 상무)가 트랙터를 타고 상경하는 내용의 티저영상을 만들었다. 코믹한 영상은 젊은 팬들에게 웃음을 줬고 자연스럽게 팬들을 경기장으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연맹은 팬들의 관심과 재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월드컵 경기장 광장에 이근호의 트랙터를 주차시켜 놓았다. 이를 본 팬들은 저마다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경기 시작 100분 전에는 박지성, 이영표(37), 차두리(34·FC 서울) 등 '팀 박지성' 선수들과 '팀 K리그'의 이근호와 이동국(35·전북 현대), 김신욱(26), 김승규(24·이상 울산 현대), 염기훈(31·수원 삼성) 등이 월드컵경기장 북쪽 광장에서 팬사인회를 가졌다.

▲ 박지성이 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 직전 사인회에서 어린이 팬이 들고 온 브라주카에 정성껏 사인하고 있다.

역시 인산인해였다. 선수 한 명당 100장씩 선착순 800명의 번호표는 금방 동이 났다. 이 가운데 박지성의 번호표는 사인회 시작 5분만에 '매진'됐다. 이어 이영표와 이근호, 차두리 순으로 소진됐다.

5만 관중이 몰렸는데 오직 800명만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러나 시간이 무한한 것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이재우(32·회사원)-원숙경(31·주부) 부부는 "박지성의 마지막 경기라고 해서 왔다"며 "아무래도 팀 박지성이 이기는 것이 재미있지 않겠느냐. 올스타전을 계기로 TV 중계도 많이 늘어나고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또 1998년부터 올스타전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봤다는 '인천팬' 노창현(32·회사원)씨는 "1998년 올스타전이 아직도 생생하다.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등 트로이카가 있어서 열기가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인천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천수(32·인천)를 더 응원하겠다. 다득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 홍보 영상을 통해 이근호가 타고 상경했다는 트랙터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쪽 광장에 전시되어 있다.

◆ 5만 팬들을 위한 스타들의 골과 세리머니 선물

김병지(43·전남)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축구 올스타전만 갖는 특징에 대해 "골 세리머니"라고 말했다. 많은 골과 함께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펼침으로써 관중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이 바로 올스타전이라는 얘기였다.

'팀 박지성'과 '팀 K리그'의 선수들은 모두 12골이 나온 경기에서 제각각 개성이 넘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반 7분 '팀 박지성' 강수일(27·인천)의 선제 헤딩골이 나온 뒤 골 세리머니는 박지성을 위한 것이었다.

이틀 뒤 새 신랑이 되는 박지성을 위해 '대선배' 김병지가 직접 신부가 돼 부케를 들고 박지성과 화촉(?)을 밝혔다. 부케는 김치곤(31·울산)가 받았다.

▲ '팀 박지성' 선수들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서 박지성의 결혼식을 패러디하는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부 역할은 대선배 김병지가 맡았다.

이에 대해 김병지는 "원래 김민지 아나운서가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성이가 부담스러워 해서 내가 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박지성을 축하해주는 세리머니로 이보다 뜻 깊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후배들도 함께 해줘 더욱 재미있었다"고 즐거워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의 강수일은 조금 더 뜻깊은 세리머니를 했다. 정대세(30·수원 삼성)의 골이 나오자마자 유니폼 안에 입은 속셔츠에 '다문화' 삼행시를 적어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주위 선수들도 뒤에서 손으로 하트를 그렸다.

전반 21분 정조국(30·안산 경찰청)은 골을 넣은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정조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는 아니었지만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연습 파트너로 부른 인연이 있다.

▲ 박지성(오른쪽)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서 희귀 소아암을 앓고 있는 김령훈 군과 함께 시축을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 박지성 은퇴 무대에 웃음과 감동을 버무리다

올스타전은 한 편의 드라마로 시작했다. 희귀 소아암을 앓고 있는 김령훈(10) 군이 직접 시축을 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고 박지성을 너무나 만나고 싶어했던 꿈 많은 어린이였다.

그리고 김 군은 꿈을 이뤘다. 박지성의 손을 꼭 잡고 그라운드에 나가 5만여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시축을 했다. 시축한 뒤 김 군은 박지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평생 잊지 못할 밤을 보냈다.

그리고 경기가 뜨거워지려고 하자 하늘에서도 비를 뿌려줬다. 전반 12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관중들은 저마다 우산을 폈다. 마치 하늘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뿌리는 것만 같았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지자 공을 다루는 것이 어려울 법도 했지만 이영표가 특유의 헛다리 개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양팀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세리머니로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웃음과 감동을 주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명장면이었다. 5만여 관중들도 저마다 환호성과 응원가를 부르며 열기에 동참했다.

전반 골문을 지켰던 김병지는 미드필드까지 드리블을 하며 치고 나갔다. 13년 전이었다면 히딩크 감독이 펄쩍 뛰었겠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일이 기억난다는 듯 박항서 코치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웃었다.

'팀 K리그'의 임상협(26·부산)은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를 연상시키는 깨물기 세리머니를 선보임과 동시에 벤치에서 자신에게 음료수 셰레를 퍼붓자 젖은 상의를 탈의해 최용수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팀 박지성'의 현영민(35·전남)은 한 손으로 롱 스로인을 시도했다가 최용수 주심에게 걸렸다. 최용수 주심은 옐로 카드와 레드 카드를 동시에 꺼내 선택하게 했고 눈을 가린 현영민이 다행스럽게도 옐로 카드를 잡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팀 박지성' 선수들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서 박지성을 헹가래치고 있다.

◆ 최고의 감동, 올스타전 MVP와 함께 박지성의 '뜨거운 안녕'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모든 선수였지만 그래도 가장 빛날 수 밖에 없는 선수는 박지성이었다. 이날 경기는 마치 일주일 전 박찬호(41)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당시 공식 은퇴식을 했던 뜨거운 감동이 밀려왔다.

전반 30분을 뛴 뒤 교체돼 물러난 박지성은 후반에 다시 교체 출전, 후반 13분 골을 넣었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과 포옹을 하며 포르투갈전 때와 같은 모습을 다시 한번 연출했다. 박지성의 골이 나온 뒤에 관중들에게 선물하는 공은 히딩크 감독이 직접 찼다.

그리고 관중석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 에인트호번의 박지성 공식 응원가인 '위숭빠레'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경기장은 위숭빠레로 울려퍼졌다. 5만 팬들이 박지성에게 보내는 '헌정 응원'이었다.

선후배 동료들도 박지성의 마지막을 함께 축하했다. 후반 26분 김현(21·제주)의 골이 나온 뒤에는 박지성을 헹가래쳤다. 이보다 더한 축하 세리머니는 없었다.

기자단도 박지성에게 '은퇴 및 결혼 축하 선물'을 선사했다. 현장에서 진행한 기자단 온라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너도나도 박지성을 찍었다.

"마지막인데 MVP 받게 해주자"던 한 기자는 박지성의 골이 나오자마자 "이제 확실해졌지?"라며 환하게 웃었다. 관중들도 'MVP 박지성'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에 너도나도 환호성을 올렸다.

올스타전에 모인 수많은 팬들은 박지성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동시에 K리그와 한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했다. 박지성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곧 K리그와 한국 축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박지성은 자신의 선수 생활을 완전히 끝냈지만 K리그와 한국 축구는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5만여 팬들은 저마다 박지성을 떠나보낸 여운과 함께 한국 축구의 희망과 미래를 모두 가슴에 하나씩 품고 집으로 향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5만113명의 관중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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