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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금빛질주' 쇼트트랙 태극낭자,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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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금빛질주' 쇼트트랙 태극낭자, 그들은 누구인가?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2.18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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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선수들 이모저모

[스포츠Q 권대순 기자] 심석희 조해리 박승희 김아랑 공상정. 그들은 영웅이었다.

지난 밴쿠버 대회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중국에 뺏겼던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을 가져온 태극낭자들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8년만에 되찾은 금메달이었다. 게다가 이상화(25 서울시청) 외에는 나오지 않았던 금메달까지 가져와 기쁨이 더했다.

▲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한국 대표팀. [사진=뉴시스]

◆ '한국의 에이스' 심석희(17 세화여고)

마지막 반바퀴를 남겨놓고 극적인 역전을 일궈낸 심석희는 이날 계주에서 뛴 4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막내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2012~13시즌 월드컵 6개 대회 연속 메달을 차지하며 전이경-진선유로 이어지는 한국 쇼트트랙의 계보를 이어받는 '에이스'다.

심석희는 소치 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지난 15일 열린 여자 1500m 경기에서 노련한 저우양(중국)에게 막판 추월을 당하면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하지만 심석희는 아쉽게 놓친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여자 3000m 계주에 집중했다.

▲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을 역전시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긴 심석희가 18일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쁨과 환희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심석희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순간 중국 선수와 부딪히면서 삐끗해 속도가 떨어져 위기를 맞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막판 불같은 스퍼트로 끝내 추월에 성공했다.

심석희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그는 평창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 당시 여고생이었던 전이경이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쇼트트랙 여왕'에 등극했듯 심석희도 평창 대회에서는 21세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4년 뒤 올림픽은 홈 이점이 있는데다가 더욱 노련미를 갖추게 되기 때문에 그의 전성시대가 기대된다.

◆ '내조의 여왕' 조해리(28 고양시청)

맏언니 조해리는 막내 심석희와 무려 11살 차이가 난다. 띠동갑이나 다름없는 막내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만 조해리는 묵묵히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이번 계주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속도를 유지하며 한국 선수들이 막판 힘을 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도움을 줬다.

▲ 계주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는 조해리. [사진=뉴시스]

조해리에게 올림픽은 기쁨보다 회한이 많은 무대다. 2006년 토리노 대회 직전에 큰 부상을 당해 선발전에도 나서지 못했던 그는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실격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조해리는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았다. 대표팀에서 베테랑이 된 조해리는 어린 동생들을 다독이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두번의 올림픽에서는 아픔만 있었지만 3수끝에 금메달이라는 영광을 가져왔다. 인연을 맺지 못할 것 같았던 올림픽 금메달에 조해리는 "그동안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을 보고 하늘이 감동을 받아 도와준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을 푸는 금메달에 조해리는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포기를 모르는 낭자’ 박승희(22 화성시청)

박승희는 이미 여자 500m에서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정신'으로 팬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그는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로 넘어졌음에도 다시 일어나 달리는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박승희의 동메달은 전이경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무려 16년만에 나온 값진 동메달이었다.

▲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박승희. [사진=뉴시스]

박승희는 500m 결승에서 입은 무릎 부상 때문에 자신의 주종목인 1500m를 포기하고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계주에 집중, 결국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

박승희도 조해리 못지 않은 '오뚝이'다. 여자 500m에서 보여준 모습도 그렇고 조해리와 함께 했던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의 아픔도 결국 극복해냈다. 

언니 박승주, 남동생 박세영과 빙상 3남매인데다 남자 쇼트트랙 선수인 이한빈(26 성남시청)과도 교제 중이다.

◆ '급성 위염 극복' 김아랑(19 전주제일고)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준 김아랑은 급성 위염으로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아지면서 공상정 대신 출전을 결정하게 됐고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역주하고 있는 한국의 김아랑. [사진=뉴시스]

심석희와 선의의 경쟁 중이기도 한 김아랑은 2013 월드컵 2차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심석희의 독주를 저지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대회 1000m 동메달, 3차 월드컵 여자 10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쟁자이자 동료인 김아랑과 심석희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았고 그대로 금메달로 연결됐다.

김아랑은 대회 전 안현수(29)와도 각별한 인연으로 주목받았다. 안현수가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아랑이 어렸을 때 같이 찍었던 사진과 올림픽 현장에서 만나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린 것. 안현수의 팬이기도 했던 김아랑은 소치 올림픽 현장에서 재회했고 그 역시 금메달을 따내면서 꿈을 이뤘다.

◆ '쇼트트랙 좋아 귀화했어요' 공상정(18 유봉여고)

이번 대회 3000m 계주 한 종목에만 출전한 공상정은 심석희와 함께 대표팀의 막내다.

그는 대만 국적을 지닌 화교 3세다. 춘천에서 의사로 일하는 화교 2세 아버지가 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모든 가족이 국적을 바꾸면서 공상정은 태극마크를 달고 빙판 위를 누비게 됐다. 귀화하면서 공상정은 화교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쇼트트랙 선수로 꿈을 키웠다.

▲ 쇼트트랙 여자 1500m 경기를 함께 관전 중인 공상정(왼쪽)과 박승희. [사진=뉴시스]

공상정은 한동안 위염으로 컨디션이 안좋았던 김아랑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1위를 차지, 결승에서 1번 레인을 차지할 수 있었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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