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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아까운 4위 역주, 후반 체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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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아까운 4위 역주, 후반 체력 아쉬웠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19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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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4년전 밴쿠버때는 오히려 막판 스퍼트로 우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내심 2회 연속 남자 1만m 메달을 노렸던 이승훈(26·대한항공)의 역주가 아쉬웠다. 동메달을 따낸 밥 데 용(네덜란드)에 후반까지도 뒤지지 않는 기록을 보였지만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4.5초 뒤지고 말았다.

이승훈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러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벌어진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13분11초68로 4위를 기록,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네덜란드는 5000m에 이어 이 종목에서도 금,은,동메달을 휩쓰는 '오렌지' 돌풍을 이어갔다.

요리트 베르그스마는 12분44초4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세계기록 보유자인 스벤 크라머(12분49초02)를 은메달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종전 올림픽 기록은 이승훈이 세운 밴쿠버 올림픽 때 세웠던 12분58초55다.

이승훈의 이날 기록은 금메달을 차지했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기록했던 12분58초55보다 13초 가량 늦은 기록이었다.

이승훈이 밴쿠버 때보다 기록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은 앞 조에서 경기했던 베르그스마의 기록 자체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다. 12분44초대의 기록이 나오면서 이승훈의 대회 2연패는 사실상 무산된 뒤였다. 이승훈은 단 한차례도 12분40초대에 진입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이승훈의 목표는 13분7초19의 데 용의 기록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 하지만 기록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는 마음에 30초대 중반과 31초대 초반으로 너무 승부를 걸다가 막판부터 체력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이승훈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구간은 후반에 들어면서터다. 랩타임이 30초대 중반에서 31초대 초반을 꾸준히 유지하던 이승훈은 절반을 넘어가면서 30초대 중후반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6400m에서 6800m 구간에서는 31초78로 랩타임이 급격하게 길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7200m에서 7600m 구간에서는 처음으로 랩타임이 32초대로 늘어났다. 두바퀴를 남겨놓고는 33초대를 찍으며 점점 속도가 떨어지고 말았다.

31초대 중후반의 기록이라도 유지했다면 데 용의 기록을 앞설 수 있었으나 초반과 중반에 크라머와 대등하게 레이스를 펼치다 보니 후반에 쓸 체력이 소진하고 만 것이다. 크라머가 베르그스마를 꺾기 위해 초반부터 승부를 거는 레이스를 펼쳤다는 점과 감안한다면 조금 더 여유있게 자신의 기록만 보고 가는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밴쿠버 때 이승훈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후반에도 기록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당시 동작을 크게 하고 보폭을 넓히는 주법으로 극적인 스퍼트를 일궈내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정반대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승훈의 4위도 대단한 기록이다. 1만m 종목은 전통적으로 유럽, 특히 빙상 강국인 네덜란드가 강세다. 이승훈이 워낙 밴쿠버 때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에 내심 메달까지 기대한 것이지 사실 아시아 선수는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종목이다.

밴쿠버 대회에서 히라코 히로키(일본)와 함께 출전했던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이 종목에서 유일한 아시아 선수였다. 그만큼 이승훈은 위대했고 1만m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 역주를 펼쳤다.

비록 메달은 아깝게 놓쳤지만 이승훈으로선 5000m의 부진(12위)을 벗고 역주를 펼친 게 소득이다.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하는 팀추월 경기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팀추월은 '싹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네덜란드의 금메달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메달을 노린다. 주형준·김철민(이상 한국체대)과 함께 출전하는 이승훈은 1만m에 이어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다면 입상권으로 팀을 이끌어 몀예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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