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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벌써 LPGA '2승 댄스' 세계 5위 장하나, 리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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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벌써 LPGA '2승 댄스' 세계 5위 장하나, 리우가 보인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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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으로 한달만에 두번째 트로피…롤렉스 랭킹도 박인비 이어 두번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 초반부터 '장타소녀' 장하나(24·비씨카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자신이 올 시즌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다섯 차례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면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장하나는 6일 싱가포르 센타소 골프클럽 세라퐁코스(파72, 6600야드)에서 열린 2016 LPGA 투어 시즌 다섯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상금 22만5000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4타를 줄이며 쫓아온 포르나농 파트룸(태국)을 4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장하나는 1번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전반 9개홀에서만 3타를 줄였다. 장하나는 11번홀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2번부터 14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장하나는 마지막 18번홀을 이글로 장식하며 자신의 시즌 2승을 자축했다.

장하나는 경기가 끝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뒤 퍼터를 왼손에 든 채 양손과 양발을 번갈아 바꿔가며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장하나에 한 타차 2위를 달리고 있던 파트룸은 전반 9개홀에서 버디 하나만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좀처럼 추격전을 펼치지 못했다. 장하나가 11번홀에서 보기로 삐끗하면서 2타차로 줄어들긴 했지만 장하나가 3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순식간에 4타차로 벌어지고 말았다. 17번홀이 끝났을 때는 장하나에 3타 뒤져 일찌감치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양희영(27·PNS)이 11언더파 277타로 3위에 올랐고 최운정(26·볼빅)과 최나연(29·SK텔레콤), 이미림(27·NH투자증권) 등 3명의 선수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를 차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 한국선수 전체 여섯번째에서 이젠 2인자로

2014년 LPGA 퀄리파잉 스쿨에서 공동 6위를 차지하며 지난해부터 LPGA 무대에서 활약해온 장하나는 지난달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LPGA 첫 승을 거둔 이후 불과 한달 만에 통산 2승을 휩쓰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 우승의 의미는 장하나의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1일까지만 해도 장하나의 올림픽 진출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당시 장하나의 순위는 14위로 한국 선수 중 일곱번째였다. 뒤에서는 이보미(28·마스터즈GC, 15위)가 쫓아오고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LPGA 무대에서 장하나가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워 보였다.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에도 장하나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랭킹에서 박인비(28·KB금융그룹, 2위)와 김세영(23·미래에셋, 5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6위), 양희영(27·PNS, 7위),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8위)에 이어 10위로 전체 여섯번째였다.

하지만 HSBC 위민스 챔피언스까지 우승하면서 장하나는 이제 5위로 5계단 발돋움하며 박인비에 이어 '넘버2'가 됐다. 꾸준한 성적을 올린다면 올림픽 본선 진출에 문제없는 순위까지 오른 것이다.

◆ 소리없는 강자 장하나의 무서운 상승세, 올 시즌 LPGA 판도도 바꾼다?

장하나가 LPGA 데뷔 2년째를 맞아서야 우승컵을 비로소 들어올리긴 했지만 지난 시즌에도 '소리없는 강자'였다. 장하나는 지난 시즌 LPGA 24차례 대회에 나서 21차례 컷 통과를 이뤄냈고 무려 네 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톱10에 든 것 역시 준우승 4회를 포함해 무려 8차례에 이른다. 이와 함께 상금도 88만3032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장하나는 올 시즌 두 차례 우승을 벌써 차지하면서 시즌 상금이 벌써 56만668달러가 됐다. 단 5개 대회 출전만으로도 지난 시즌에 받았던 상금의 절반을 돌파했다.

또 장하나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처음으로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첫 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초대 대회 챔피언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신지애(28·스리본드)에 이어 장하나가 세번째다. 이와 함께 장하나는 19언더파를 기록하며 2013년 스테이시 루이스와 지난해 박인비가 기록했던 15언더파를 넘어 센토사 골프클럽 최저타수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처럼 장하나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강력해진 경기력으로 시즌 초반 LPGA 무대를 휩쓸고 있다. 자신이 올 시즌 출전한 다섯 차례 대회 가운데 개막전인 퓨어 실크 바하마스 LPGA 클래식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톱10 안에 진입하며 레이스 투 CME 글로브에서도 1290점으로 당당하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5개 대회 가운데 톱5는 무려 세 차례(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 공동 4위)나 된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신인상 부문에서 4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던 장하나의 상승세가 계속 된다면 올림픽 진출을 넘어 메달 사냥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이처럼 장하나가 무서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순간에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친다는데 있다. 장하나는 경기가 끝난 뒤 LPGA닷컴을 통해 "마지막에서 이글을 잡아내 너무나 놀라웠다. 이글을 잡아내 너무나 흥분됐다"며 "오늘 정말 편하게 경기를 펼쳤고 2승을 따내 무척 행복하다. 퍼팅을 하고 나서 비욘세 '싱글 레이디' 춤을 추고 싶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올해 목표를 2승으로 잡았는데 벌써 2승을 거뒀다. 이제 목표를 바꿔 2승을 더하겠다"며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내 경기만을 하겠다. 그리고 매일, 매주 나의 인생을 즐기겠다"고 말해 앞으로도 마음 편하게 대회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 그러나 옥에 티, 전인지 부상 책임론에 감정싸움

다만 장하나의 시즌 2승에는 '옥에 티'가 있다. 바로 전인지의 부상이 장하나 측에서 비롯됐다는 '책임론'이다. 전인지도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출전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향했지만 공교롭게도 장하나 아버지 가방에 부딪혀 허리 부상을 입어 출전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전인지의 매니지먼트사인 퓨처스 브라이트는 "이번 사고로 전인지가 싱가포르에서 자기공명장치(MRI) 촬영까지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장하나의 매니지먼트사인 스포티즌 역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아버지가 한눈을 파는 사이 가방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바람에 전인지가 부상을 입었다"며 "당시 전인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헤어졌는데 대회를 출전하지 못할 정도였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후에도 몇차례 더 전인지 측을 만나 미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인지가 지난주까지만 해도 장하나에 롤렉스 골프랭킹에 앞서 올림픽 출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전인지 팬들은 "장하나 측에서 고의로 전인지에게 부상을 입힌 것이 아니냐"며 맹비난하고 나섰고 장하나 팬들은 "억지 부리지 말라"고 반격하고 있다.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퓨처스 브라이트에서는 "전인지가 오는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벌어지는 JTBC 파운더스컵에 출전할 수 있을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인지의 부상이 계속 이어져 당분간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면 랭킹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전인지 팬들이 '고의 부상론'을 들먹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하나의 2승은 분명 대단한 기록이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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