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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수원성 혈전, '골키퍼 싸움'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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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수원성 혈전, '골키퍼 싸움'에서 갈렸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03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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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신화용 결장 속에서 시작된 암운 김다솔 울고, 안방서 회복한 정성룡 웃었다

[수원=스포츠Q 이세영 기자] 결국 골키퍼가 변수였다.

포항이 수원에 2년 1개월 만에 패했다. 포항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헌납하며 1-4로 졌다.

수원으로선 포항전 8경기 연속 무승에서 벗어났다. 2012년 7월1일 이후 2년 1개월 만에 맛본 승리였다.

포항은 월드컵 휴식기 후 부산과 울산을 상대로 나란히 2-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무승부가 세 차례 있었지만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포항 골키퍼 신화용이 지난달 23일 인천전에서 플레이로 사후 징계를 당했다. 이날 신화용은 후반 32분 인천이 맞은 단독 찬스를 페널티박스 밖에서 손으로 막았다.

이에 상벌위원회는 사후 징계로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신화용은 수원전을 포함해 오는 6일 열리는 성남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포항 골키퍼 김다솔이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41분 수원 로저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용 대신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된 수문장은 올시즌 K리그에 첫 출전하는 김다솔이었다. 지난 4월 부리람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장갑을 낀 게 올 시즌 유일한 출전이었다. 2010년 포항에 입단해 올해로 5년차를 맞았지만 프로 11년차인 베테랑 신화용보다는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다.

김다솔은 전반 44초 만에 산토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상대 이른 공격에 당황한 김다솔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 골이었다.

1-1 상황에서 내준 두 번째 실점은 김다솔에게 매우 아쉬웠다. 후반 15분 김다솔은 산토스의 왼발슛을 정면에서 막아냈지만 슛의 강도가 셌고 공에 물기가 많았던 탓에 앞으로 걷어내지 못했다. 김다솔의 손에 맞은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장면은 마치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이근호의 중거리슛을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미숙하게 처리해 골로 연결됐다. 아킨페예프는 당시 이근호의 슛을 잡으려다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수로 악몽의 골을 내줬다.

김다솔 역시 산토스의 골을 손으로 잡으려다가 공을 뒤로 흘렸다. 브라주카의 강한 탄성 특징과 함께 비가 내린 날씨에 공이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브라주카의 강한 탄성 때문에 대부분 골키퍼는 잡는 대신 펀칭으로 안정적으로 멀리 쳐냈지만 경험이 없는 김다솔은 이에 대한 대처가 떨어졌다.

반면 수원 수문장 정성룡은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정성룡은 수원이 2-1로 앞선 후반 37분 고무열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서정원 감독조차도 “한 골 먹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골과 다름없는 슛이었다. 하지만 이를 정성룡이 막아내며 팀 리드를 지켰다.

정성룡의 선방으로 분위기를 바꾼 수원은 후반 41분 로저, 경기종료 직전 권창훈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빅버드에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골키퍼가 변수로 작용했다. 수중전 경험이 많은 정성룡이 지킨 수원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고, 경험이 적은 김다솔이 나선 포항 골문은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골키퍼의 경험과 임기응변 능력이 승부를 가른 수원성 혈투였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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