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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서울, 임대주택, 셰어 하우스를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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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서울, 임대주택, 셰어 하우스를 고민하다"
  • 하혜령 편집위원
  • 승인 2014.02.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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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하혜령 편집위원] 집을 사지 않고 향후 40년을 좀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방법을 고민했을때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은 “임대료가 비싼 서울에서 벗어나자!”하나 뿐이었다.

이 ‘탈 서울’은 타의반 자의반 방책이다. 앞으로의 내 삶이 이제까지와 같다면 서울 중심부에서 비싼 임대료를 내며 살아도 무방하겠지만 변화를 겪을 게 자명해 그에 맞게 삶의 비용을 조정해야 하니 타의이다. 또한 이제까지 살아온 대도시에서 벗어나 살아보고 싶은 자의적 욕구도 함께 작용했다.

일단 연수입이 하향세를 걸을 게 확실해 보였다. 최근 읽은 통계에 의하면 평균 연수입이 최대가 되는 연령구간이 남성기준 일본은 50~54세, 한국은 45~49세였다. 그 뒤부터는 하향세라는 말인데, 평균적으로 남성 연봉의 75% 수준인 한국 여성(2013년 통계청자료)인 나라고 별 수 있겠는가.

통계를 볼 것도 없이 주위를 둘러봐도 성공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보였다. 아니 하향세면 다행이고, 급락하거나 뚝 끊길 가능성도 아주 높아 보였다. 단순 이직이 아닌 은퇴에 가까운 1차적 전직이나 창업을 하는 40대 초~50대 초반의 선배들을 흔하게 만나고 볼 수 있었다.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전문직이 아니고서는 비교적 탄탄하다는 대기업에 다닌 선배들도, 늦어도 50대초반이면 대부분 나오고 있었다. 하물며 직업적 안전망이 전무하다시피 한 영화업에 종사하는 나로선 40대후반까지 버티기도 힘들어 보였다. 말그대로 인생 제2막의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할 시점이었고, 그러면 이제까지 삶의 형태와는 달라질 것이 확실하다.

참으로 암울한 전망,아니 현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지만, 암울한 기분을 걷고 발상의 전환을 이뤄 냉정하게 주거지를 고민할 때 ‘주거와 라이프 스타일 선택’의 여지를 찾을 수 있었다.

야근과 밤샘을 밥먹듯 했던 20, 30대에는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강남 혹은 서울 중심부에서 살았지만, 이제 실무자도 아니고 관리직인데다 그런 직장마저 없어져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40대 싱글이 서울에 살 필요는 크지 않다.

연수입도 직전 연봉보다 대폭 낮춰 잡아 미래를 계획해야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서울 대비 집값 저렴한 지방, 아니 시골에서 사는 게 좋지 않을까?"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아온 대도시 태생 40대 싱글녀인 내 결론이었다.

그때 머리에 떠오른 곳은 2008년 올레길을 처음 걸어보고 흠뻑 반해버린 제주도였다. 바다가 있고 걷기 좋은 길이 있으며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제주도가 적격으로 느껴졌다. 그때부터 제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휴가 및 주말을 이용해 1년에도 서너번씩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고, 이미 도시에서 이주해간 사람들이 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하며 전직과 이주를 시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거나 직접 보고 들었으며 집값이나 임대료 등 주거환경의 시세도 관심을 가지고 알아 보았다. 심지어 현지에 직접 내려가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임대 주택을 둘러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주춤거려졌다.

내가 관심을 가진 직후부터 나와 유사한 생각을 한 많은 도시인들 사이에 제주 이주붐이 불어 집값이 처음 알아보던 당시보다 급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결정적으로는 내가 싱글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혼자 내려가 게스트하우스를 짓거나 카페를 창업해 사는 용기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낯선 타향 그것도 이동이 용이로운 내륙도 아닌 ‘섬’에 혼자 내려갈 자신이 도저히 서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가능성과 미련은 버리지 않고 꾸준히 제주를 드나들며 그곳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연구해볼 예정이다.

amiblu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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