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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인기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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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인기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가는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11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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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머니 "시대 변화 따라가지 못해관련 매출 하락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골프산업이 사양화되지 않으려면 변해야 산다'

최근 골프가 예전만큼 인기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들 말한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호황을 이뤘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만큼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골프 인기 하락과 함께 골프 관련산업의 매출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지난 5월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골프재단의 통계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에서 골프를 그만둔 사람이 4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개장한 골프장은 14개였던데 비해 폐장한 골프장이 160개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다다스그룹의 골프용품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4%로 감소했으며 종합스포츠용품업체인 딕스 스포츠 역시 299달러였던 골프 클럽도 99달러로 낮춰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특급 스타없는 골프계…골프용품업체 매출 비상

미국 CNN 머니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 역시 골프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예전같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2분기 매출 역시 20% 정도 감소하면서 아디다스는 올해 전체 매출 전망까지 하향 조정했으며 캘러웨이 골프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키 역시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는 실적이 좋아졌지만 유독 골프 부문만 전년 대비 실적이 떨어졌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이처럼 골프산업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CNN 머니는 특급 스타의 부재와 사회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둔감함을 들었다.

특급 스타란 바로 타이거 우즈(38·미국)를 말하는 것이다.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있긴 하지만 우즈의 스타성에는 아직까지 한참 못미친다는 것이 CNN머니의 설명이다. 매킬로이가 메이저 3회 우승 등으로 '차세대 골프 황제'로 등극하고 있지만 우즈의 브랜드 파워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즈가 지난 4월 부상으로 마스터스 등 메이저대회에 나가지 못하자 미국 골프닷컴은 골프산업의 기회 손실이 150억 달러(16조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결국 골프산업이 다시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예전 기량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우즈를 대신할 수 있는 스타들이 더욱 많아져야만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스포츠 마케팅사인 브랜드라포트의 니겔 커리 국장도 "대중 흡인력을 가진 스타가 몇 사람 더 필요하다"며 "전통적인 라이벌 구도가 스포츠에서 중요하다고 봤을 때 골프에서도 매킬로이만한 실력을 가진 한두 선수가 더 있어야 한다"는 말로 스타 선수의 증가가 골프 인기 회복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골프가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문제다.

예전에는 골프가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주된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비용 절감 때문에 온라인 헤드헌팅 활성화 등 다른 대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사회적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배려 부족과 차별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클럽과 영국왕립골프협회가 아직까지도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지 않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영국왕립골프협회는 다음달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해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골프가 아직까지도 소매 위주로 이뤄지는 등 판매 시스템이 낙후된 것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는 갈수록 저렴하게 용품을 구입하기 원하지만 대부분 소매점은 계속 비싼 가격을 고집한다는 점. 이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점점 온라인 상거래로 옮겨가지만 이런 트렌드를 골프 업체들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딕스 스포츠는 지난달 400명 이상을 해고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 CNN 머니의 설명이다.

◆ 위기의 골프산업, 한국도 마찬가지

골프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과잉 상태인 골프장 업체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레저연구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골프장 산업 과거 10년 지표'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수는 2002년 187개소에서 2012년 468개소로 2.5배 급증했지만 2002년 27.0%에 달했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012년 3.3%로 23.7% 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몇몇 골프장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셀프 라운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나섰다.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팀당 12만원 가량의 캐디피를 내지 않아도 되고 대당 1만원인 1인용 전동 카트를 끌고 다니면 되기 때문에 팀당 8만원을 내야 하는 카트비도 대폭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노력과 별개로 정부에서도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골프를 금지시키면서 공무원이나 대기업 임원들이 골프장에 가기를 꺼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골프가 대중 스포츠가 아닌 사치 스포츠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도 문제다. 내년에 세계남자프로골프 대륙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열리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메달 전략 종목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정작 골프의 위상은 일반 스포츠와 달리 사치성 놀이로 낙인이 찍혀있다.

골프의 인기 회복과 함께 골프 관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사치성 스포츠라는 낙인을 거둬 들이면서 골프장 이용료나 용품 가격에 매겨진 중과세를 점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골프 업계의 주장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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