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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빛나는 이태양, 되찾은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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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빛나는 이태양, 되찾은 '에이스의 품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8.12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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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첫 QS, 팀에 3연승 안겨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에이스는 팀의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는다. 국가대표 승선 후 부진했던 이태양(24)이 오랜만에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하며 한화의 상승세에 추진력을 더했다.

이태양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후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며 “여기서 더 안 좋아질 수가 없기 때문에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던졌다”고 당차게 말했다.

전반기 중반부터 눈부신 활약으로 한화의 ‘소년가장’ 역할을 수행하던 그는 대표팀 승선이 확정된 후 주춤했다. 특히나 후반기 피칭은 태극마크를 단 선수로서는 부끄러울 정도의 성적이었다.

이태양은 지난달 23일 NC전부터 지난 5일 삼성전까지 3연패를 당했다. 특히 1,2위 삼성과 넥센을 상대로는 4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져 무려 17안타 15실점했다. 이 가운데 홈런을 5개나 허용하며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

더군다나 비로 인해 3경기 연속으로 등판이 밀리며 리듬도 깨졌다. ‘태양’이란 이름과는 반대로 그만 나서면 하늘에선 비를 뿌렸다. 10일에도 비가 쏟아지며 하루를 더 쉰 뒤 마운드에 올라야만 했다.

▲ 한화 에이스 이태양이 1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에서 6⅓이닝 역투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이태양은 최근 부진을 떨쳐내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투수의 자존심을 살렸다. [사진=스포츠Q DB]

그는 이에 대해 “3번 연속 비로 밀렸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인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며 “시즌을 치르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음을 밝혔다.

첫 풀타임 시즌에 다가운 절체절명의 위기. 벼랑 끝에 몰린 이태양은 절치부심하고 잠실 마운드에 섰다. 1회초 펠릭스 피에의 그랜드슬램이 터지며 4점의 리드를 안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을 뿌릴 수 있었다.

그러나 1회말 LG가 자랑하는 막강한 좌타라인 박용택, 이병규(7), 이진영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태양은 “지난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을 잘 넘기지 못했다”며 “선발투수는 1회가 중요한데 또 좋지 않아서 제 자신한테 실망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태양은 2사 1,3루 위기에서 다행히 브래드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1회를 마쳤다. 흥분을 가라앉힌 그는 2회부터 5회 2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6월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이태양이었다.

최고 구속 147km의 직구는 힘이 넘쳤다. 192cm 장신에서 떨어지는 주무기 포크볼은 LG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구위는 물론이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까지 동반되며 국가대표의 품격을 증명했다.

6회말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팀이 4-1로 앞선 6회말, 이태양은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고 채은성을 중견수 실책으로 내보내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만난 것은 1회말 이태양을 힘들게 한 박용택과 이병규.

그러나 이태양은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병규를 6-4-3 병살타로 처리하며 기어이 실점하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해 “좌타자들이 초반 내 공을 잘 치더라”며 “공격적으로 붙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태양의 호투는 대표팀으로서나 소속팀으로서나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대표팀의 선발 중책을 맡아줘야할 선수 가운데 김광현(SK)을 제외하고는 모두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역투라 더욱 값졌다. 양현종(KIA), 이재학(NC)은 후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진 듯 시즌 초반의 압도적인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은 투수들의 집단 부진 속에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이태양의 부활투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화로서도 에이스의 귀환이 반가울 따름이었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9승6패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안영명-윤규진-박정진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필승조까지 구축해 5~6이닝을 버텨주면 승리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화는 부상에서 복귀한 유창식이 분투하고 있고 케일럽 클레이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라이언 타투스코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이태양의 6⅓이닝 역투는 아직 한화의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는 선발로서 임무, 에이스로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태양은 “시즌 전 목표대로 끝까지 선발 자리 지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선발로서 긴 이닝 던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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