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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먹은 곰에 '4강 의지' 불어넣는 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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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먹은 곰에 '4강 의지' 불어넣는 양의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8.1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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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두자릿수 홈런 복귀, 규정타석 복귀도 임박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안방마님’ 양의지(27)가 더위먹은 곰들을 살렸다. 최근 10경기 3승7패로 허우적대던 두산은 양의지의 한방에 힘입어 추진력을 얻었다.

양의지는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전에서 6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양팀이 9-9로 팽팽히 맞선 9회초 1사 2루 한화가 자랑하는 필승조 윤규진의 5구째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양의지는 2회초 무사 1루와 7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때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5타수 1안타에 불과했지만 그 안타 하나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천금 결승포였다.

▲ 양의지는 팀이 치른 90경기 중 80경기에 출장했다. 5년 연속 세자릿수 경기 출장을 노린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시즌 10호포.

2010년 20홈런을 때려낸 이후 양의지의 장타력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까지 3년 합계 16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쳤던 양의지는 4년만에 두자릿수 홈런 고지에 복귀하며 거포로서의 DNA도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8회초 최주환의 3점포로 승리를 확정짓는 듯 했던 두산은 8회말 펠릭스 피에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하며 3연패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아찔한 역전패를 당하게 되면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가라앉을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귀중한 승리를 따낸 두산은 이날 대패한 4위 롯데와 승차를 1.5경기차로 좁혔다. 후반기 들어 연승 한 번 없는 힘겨운 4강 싸움을 하고 있지만 경쟁팀들의 동반 부진 속에 처지지 않고 4위를 향한 행보를 잇게 됐다.

양의지의 올 시즌 성적은 눈부시다. 규정타석에 3타석 모자란 그의 타율 0.311는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던 이재원(SK)을 제외하면 포수 중 독보적인 기록이다. 10홈런과 37타점 역시 이재원에 이은 2위다.

양의지는 경찰청 전역과 동시에 화려한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2010년 20홈런 68타점의 수준급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3할 타율(0.301)을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떴다. 지난 4년간 두산의 안방은 곧 양의지였다.

그러나 굳건하던 붙박이 포수의 위상은 지난해 위기를 맞았다. 이토 스토무 코치의 조련을 받은 최재훈의 급부상으로 가을야구에서 교체로 출장하는 일이 잦아졌다. 최재훈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각광을 받은 반면 양의지는 공교롭게도 선발 출전하는 날마다 패하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위기를 느낀 양의지는 오프시즌 맹훈련을 소화했고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상급의 포수로 돌아왔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 6월말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공백은 길지 않았다. 책임감이 투철한 그는 열흘만에 1군에 복귀해 다시 마스크를 썼다.

지난달 0.278로 주춤했던 그는 이달 들어 0.333를 기록하며 타격감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리그의 포수 기근난 현상,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2군을 오가고 있는 강민호(롯데)의 부진과 맞물려 양의지의 존재감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언제나 든든히 자리를 지키는 것도 모자라 타석에서도 매서운 그가 있어 두산은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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