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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피겨 퀸' 천정부지 몸값, 쏟아지는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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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피겨 퀸' 천정부지 몸값, 쏟아지는 러브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21 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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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오스! 김연아] 이미지 스펙트럼 넓어 연예인보다 더 큰 영향력

[스포츠Q 용원중기자] ‘피겨 여왕’이 빙판을 내려온 뒤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각계의 ‘러브콜’이 빗발칠 전망이다.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예술성, 표현력으로 올림픽 무대를 사로잡았기에 엄청난 경제적 가치 상승은 당연하다. 대중문화계가 ‘끼’와 스타성을 겸비한 시대의 아이콘에 눈독 들이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걸어다니는 1인기업'의 실체와 그를 둘러싼 '애타는 손짓'을 살펴봤다.

◆ 미 포브스지 "소치올림픽 스타 중 수입 공동1위…지난해 156억원 벌어"

소치 올림픽에 참가한 2500여 명의 스타 중 한국의 ‘피겨 퀸’ 김연아(24)와 미국의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28)가 가장 수입이 많은 선수로 꼽혔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김연아의 1년 수입(상금 제외한 광고수입과 후원금)은 1400만 달러(약 156억1700만원)로 추정됐다. 이는 세계 여성 스포츠 스타 수입 중 6위에 해당한다.

여성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기업 후원 및 광고가 잘 이뤄지는 편이다. 특히 김연아는 이미지 스펙트럼이 넓다. 스포츠스타의 꿈과 희망, 도전정신 이미지를 비롯해 20대의 순수와 당당함, 전 세대에 어필할 만한 친근함과 성실성을 두루 갖춰 화장품, 금융, 신용카드, 의류, 음료, 주류, 가전제품,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해 왔다. 또 현재 8개 기업에서 후원을 받고 있다.

 

▲ 김연아가 출연한 CF 장면들

◆ 소치 은메달 특수 6조, 광고수입 100억원대 예상

CF업계에서 최고 몸값(약 10억원)을 자랑하는 김연아의 경우 2007년 KB금융그룹 광고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노출 및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광고계를 장악했다. 현대카드, LG생활건강, 동서식품, 삼성전자, 나이키, 현대자동차, 로만손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 모델을 도맡았다. 지금까지 촬영한 TV광고만 100편이 넘으며 연간 광고수입도 100억원에 육박한다. 연예인보다 더 영향력 있는 ‘연아 파워’를 드러낸 셈이다.

애초 김연아가 은퇴 무대인 소치에서 금메달을 따면 메달 효과는 6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획득했을 당시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약 5조원으로 집계한 적이 있다. 일부 전문가는 클린 경기를 펼쳤음에도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안타깝게 은메달을 차지했기에 소치 올림픽 이후 김연아의 경제적 가치는 금메달 못지 않게 오르고 광고 수입은 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 가요계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면 음원녹음 가능성"

김연아는 아이스쇼와 TV 프로그램, CF 등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과시해 음반제작자들의 ‘욕망’을 한껏 자극했다. 이미 김연아는 ‘R&B 요정’ 박정현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음원 ‘꿈의 겨울’을 녹음했고, 가수 아이유와는 SBS ‘키스 앤 크라이’ 주제곡 ‘얼음꽃’을 녹음해 음원 수익금 전액을 피겨 꿈나무 육성 기금으로 쾌척했다. 가요시장에서 이들 음원은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 김연아와 아이유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음원을 녹음하는 장면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남궁찬 이사는 “은퇴 후 직업 가수나 연예인이 될 것으로 보지 않지만 기부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면 앨범이나 음원 녹음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어떤 음반제작사건 프러포즈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녹음에 나설 경우 거액의 선 개런티 지급과 수익 셰어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것으로 예측했다.

김연아의 장점에 대해 ‘깊은 예술성을 목소리에 녹여내는 점’을 꼽았다. 이어 “감정 표현력이 워낙 좋은데다 보컬톤이 청아하다. 고음처리도 훌륭하다. 노래하는 모습은 아름답다”며 가수로서도 금메달감이라고 평가했다.

◆ 뮤지컬계 "연기ㆍ가창력ㆍ끼ㆍ스타성…최고 뮤지컬배우"

2012년 11월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 홍보 차 방한했을 당시 “‘레 미제라블’을 아이스 스케이팅 뮤지컬로 만들면 김연아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함께 작품을 만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김연아는 취재진에 “나중에 ‘레 미제라블’을 바탕으로 한 쇼에 불러준다면 영광이다”고 화답한 바 있다.

뮤지컬제작사 쇼노트 송한샘 이사는 “김연아 캐스팅은 모든 제작자들의 로망이다. 언감생심 말을 꺼내지 못할 뿐”이라며 “뮤지컬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연기력, 깡다구, 끼, 가창력에 춤까지 잘 소화한다. 무엇보다 스타성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돈이 아닌 명분이 중요하므로 얼마나 ‘판을 잘 깔아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아이스 스케이팅 뮤지컬은 지금까지 김연아가 아이스쇼를 잘 치러왔기에 차별화되지 않으므로 “일단 스케이트화를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김연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캐릭터로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 벨을 꼽았다. 벨처럼 당차고 예쁘며, 동화 속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으면서도 현실성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너무 심각한 캐릭터나 스릴러물이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대중적이면서 세대를 통합할 수 있는 작품이 어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 영화계 "실화 소재 기획가치 충분" vs "검증 없어 쉽지 않은 캐스팅 카드"

그간 김연아에 대해 연기자로서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경기에서 보여준 감정과 표정연기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역대 피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은퇴 후 배우로 전향해 1989년 ‘카르멘 온 아이스’라는 TV 영화에 출연, 에미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충무로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손세훈 영화프로듀서는 “현재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흥행하기 힘든 충무로 상황에서 월드스타인 김연아는 스타성이 확실하므로 관심을 가질 기획·제작자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겨 소재 영화나 올림픽 금ㆍ 은메달이라는 위대한 트루 스토리(실화)를 영화화한다면 기획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만 2~4분 동안 빙판에서 연기하는 것과 2시간 동안 영화를 끌고가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해 1232만 관객을 동원한 원동연 리얼라이즈 픽쳐스 대표는 “팬들이 선수로서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 스크린으로 넘어와 배우로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다. 배우로서 검증받은 적도 없기에 쉬운 캐스팅 카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 김연아가 진행자로 나선 SBS TV '키스 앤 크라이'

김연아는 지난 2011년 인기 스타와 스케이트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도전을 다룬 SBS TV '키스 앤 크라이' MC를 맡은 적이 있다. 신중하던 그가 '피겨 스케이팅의 대중화'라는 명분에 움직였다. 방송가에서는 향후 '키스 앤 크라이'처럼 대의명분과 감동을 강조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김연아 이름 석자를 내건 토크쇼 제작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케이블채널의 한 PD는 "단순한 흥미ㆍ오락 위주의 프로그램 진행은 거절할 것이 분명하다. 김연아만이 가능한 창의적인 포맷을 개발한다면 진행자 경험이 있고, 훈련 및 대회에 집중해야 할 선수도 아니기에 받아들이지 않겠나"라고 낙관했다.

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연출한 조수현 뮤직비디오 감독은 “‘종달새의 비상’ ‘죽음의 무도’ ‘007 메들리’ 등에서 종합예술의 정수를 보여준 한 분야의 완성체를 다른 필드로 불러내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모한 시도”라며 김연아를 끝없이 소비하고자 하는 ‘러브콜’ 자체에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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