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0:35 (수)
잠자던 곰 깨운 두산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 '뚝심'
상태바
잠자던 곰 깨운 두산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 '뚝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4.09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경기 연속 홈런, 5회 및 8회 맹공 첫 단추 역할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가 끈질긴 추격을 통해 동점을 만들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두산의 팀 컬러를 대변해준 선수가 있었다. 바로 '안방마님' 양의지(29)다.

양의지는 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서 1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9-9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두산이 보인 끈질긴 타선의 힘은 양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수빈이 5회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4안타를 폭발하며 동점타를 만든 김재호의 존재도 빛났다. 하지만 이 모든 플레이가 돋보일 수 있는 건 양의지의 알토란 같은 활약 덕분이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가 9일 넥센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난조를 보이는 선발 투수 유희관을 다독이고 있다.

4회초 두산 선발 유희관이 갑자기 흔들리며 6실점했고 점수가 0-7까지 벌어졌다. 두산 팬들의 응원 소리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승부가 뒤집힐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기 때문. 이때 양의지가 5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섰다.

4회까지 무실점을 호투를 펼치던 박주현을 상대로 2개의 파울을 쳐내며 볼카운트 1-2를 만들었다. 빼어난 승부근성을 보인 양의지는 박주현이 던진 5구째 체인지업을 통타,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폭발했다. 전날 결승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대포. 흥미로운 건 이 전 상황이었다. 5회초 넥센 김하성은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2루를 훔쳤다. 양의지는 2루에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했기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을 터. 이에 이어진 공격에서 바로 홈런을 폭발, 복수 아닌 복수를 했다.

1-7을 만드는 점수였을 뿐이지만 이때부터 박주현은 갑자기 난조를 보였고 두산 타자들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오재일, 박건우가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김재호가 삼진을 당하며 2사가 됐지만 두산은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 허경민의 2루타로 1점, 정수빈의 우측 폴대를 맞히는 홈런으로 3점을 더 보탰다. 순식간에 점수가 5-7, 2점차로 줄어들었다.

6회 넥센이 1점, 두산이 2점을, 다시 8회 넥센이 1점을 추가해 점수는 7-9가 됐다. 이 상황에서 다시 양의지가 타석에 나섰다. 투수는 7회 마운드에 올라와 삼자범퇴로 깔끔히 이닝을 막아낸 김택형이었다. 양의지는 5개의 공을 파울로 걷어냈고 10구까지 가는 혈투 끝에 볼넷을 얻었다.

5회와 마찬가지로 양의지의 출루 이후 김택형이 흔들렸다. 양의지는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됐지만 '양의지 출루효과'는 분명했다. 김택형은 오재원에 중전 안타를 내줬고 오재일의 타석 때 포수 한참 앞에 떨어지는 폭투를 범했다. 공은 포수 박동원의 어깨에 맞고 백네트까지 흘렀고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택형을 마운드에서 내렸지만 김재호가 안타를 치며 결국 9-9 동점이 됐다.

양의지는 전날에도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결승 3점포를 터뜨렸고 노련한 리드로 더스틴 니퍼트의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인 11탈삼진을 도왔다. 이틀 연속 확실한 존재감으로 승부에 영향을 미친 양의지 덕에 두산은 4승 2패 1무로 단독 1위가 됐다.

2011년부터 강민호(롯데 자이언츠)라는 높은 산에 가려 골든글러브 수상에 3년 연속 실패했던 양의지는 한층 향상된 기량을 바탕으로 2014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포수 부분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3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을 향해 순항하는 양의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