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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녀축구 최종 엔트리 발표, 그 쟁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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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녀축구 최종 엔트리 발표, 그 쟁점 분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14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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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와일드카드 발탁 이유 '고효율 멀티 플레이어'...박은선 제외, 지소연 8강 합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에서 마지막 와일드카드는 박주호(27·마인츠)의 몫이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이광종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대표팀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와일드카드였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일찌감치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된 가운데 김신욱(26), 김승규(24·이상 울산 현대)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포함될 선수에 관심이 모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명주(24·알 아인)의 합류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이광종 감독의 선택은 박주호였다. 박주호는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최연장자다.

또 아시안게임 여자대표팀 18명 선수 명단도 함께 발표됐다. 여자대표팀에서 관심을 끈 것은 박은선(28·로시얀카)과 지소연(23·첼시)의 합류 여부였다. 모두 해외 클럽에서 뛰고 있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박은선은 리그 일정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고 지소연만 포함됐다.

▲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의 마지막 와일드카드는 박주호로 채워졌다. 박주호는 왼쪽 풀백 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어 멀티 플레이어로서 효용 가치가 커 발탁됐다. [사진=스포츠Q DB]

◆ 제한된 엔트리, 멀티 플레이어의 재발견

아시안게임 남자대표팀의 엔트리는 20명이다. 그중 11명이 출전한다.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까지 치르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컨디션 관리가 더없이 중요하다.

이 못지 않게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내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는 선수가 하나 있으면 그만큼 전술 운용에 유리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에서 오재원(29·두산)이 서건창(25·넥센) 대신 2루수로 발탁된 것은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라는 점 때문이었다. 서건창이 리드오프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발탁이 유력했지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이 선택받았다.

박주호도 이런 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박주호의 원래 포지션인 왼쪽 풀백에는 이미 김진수(22·호펜하임)이 자리하고 있다.

이 경우 김진수가 왼쪽 풀백으로 서고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박주호가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김진수와 박주호가 '공존'하는 것이다.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올리고 다른 왼쪽 풀백을 세우는 실험은 이미 소속팀 마인츠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마인츠에는 코스타리카를 브라질 월드컵 8강으로 이끈 주니어 디아스(31)라는 또 다른 왼쪽 풀백이 있다. 마인츠는 그동안 박주호를 왼쪽 풀백으로 세우면서 디아스는 교체 선수로 활용됐지만 최근 연습 경기에서는 디아스를 선발로 내보내고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마인츠의 이런 시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실제로 이광종 감독은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측면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고 있다. 두세 자리를 볼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 선발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박주호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높이 샀음을 인정했다.

▲ 지소연(왼쪽)은 아시안게임 8강전 이후 출전이 가능해 엔트리에 포함됐다. 박은선과 지소연을 모두 엔트리에 넣을 경우 한국 여자대표팀은 16명만으로 조별리그를 치러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의 발탁 불발로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공격진은 김신욱의 합류로 다소 안심할 수 있게 됐다.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승대(23·포항)와 문상윤(23·인천), 윤일록(22·서울), 이종호(22·전남) 등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광종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왼쪽 공격 자리에 윤일록과 문상윤 등을 활용할 것"이라며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하는 것이다. 한 두 선수의 공백이 생겨도 대체 선수가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밝혔다.

윤일록, 문상윤과 함께 김승대와 이종호의 득점력, 김신욱의 마무리 능력까지 조화를 이룬다면 손흥민이 없더라도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이광종 감독의 확신이다.

◆ 박은선, 클럽과 협의 실패…지소연은 8강부터 차출 가능

아시안게임 여자축구대표팀은 23세 이하 대표팀이 아니라 성인 대표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일드카드 합류 같은 것도 없다. 그대로 성인 대표팀에서 차출하기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여자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해외에서 뛰고 있는 박은선과 지소연의 합류 여부였다.

▲ 박은선(왼쪽)은 소속팀 로시얀카에서 9월 28일 이후 차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내오는 바람에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로시얀카의 제의대로라면 박은선은 결승전이나 3~4위전 밖에 뛸 수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초 박은선은 로시얀카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아시안게임 차출이 가능한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과 달랐다.

조준헌 홍보팀장은 "9월 28일 리그 경기가 끝난 뒤 선수를 보내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박은선을 포기했다"며 "9월 28일은 여자축구 준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박은선이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하더라도 결승전이나 3~4위전 경기 밖에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소연은 포기할 수 없었다. 첼시 구단은 지소연의 차출을 8강전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여자대표팀이 4강까지 오른다면 8강전과 4강전, 결승전 또는 3~4위전까지 모두 3경기를 뛸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여자 대표팀에 큰 힘이 된다.

여자 대표팀의 엔트리는 18명이다. 지소연을 조별리그에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박은선까지 포함시킨다면 조별리그 3경기를 16명으로 치러야 한다. 이는 너무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박은선을 어쩔 수 없이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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