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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록, '손흥민 대안' 그 말 한마디에 132일만에 부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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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록, '손흥민 대안' 그 말 한마디에 132일만에 부활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16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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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전 1골 1도움에 이광종 감독 반색…문상윤과 주전 경쟁서도 우위

[상암=스포츠Q 이세영 기자] 윤일록(22·서울)이 자신을 '손흥민의 대안'으로 지목한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이 보는 앞에서 훨훨 날았다. 132일만에 부활포를 쏘아올리며.

윤일록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4월 6일 전북전 이후 132일 만에 골을 터뜨린 윤일록은 문상윤(23·인천)과 아시안게임 주전 공격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서울 윤일록(오른쪽)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 인천전에서 전반 30분 선제골을 넣은 뒤 이상협과 기뻐하고 있다.

윤일록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은 인천을 5-1로 꺾고 리그 2연승을 내달렸다. 반면 인천은 4연승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는 윤일록과 문상윤에게 시선이 쏠렸다.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손흥민(22·레버쿠젠)의 공백을 누가 메워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졌기 때문. 이들은 지난 14일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최종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광종 감독은 윤일록이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손흥민이 오지 못하게 되면서 윤일록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됐다”며 “축구는 11명이 하는 운동이다. 한 포지션에 공백이 생겨도 대체할 수 있다.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앞두고 최용수 서울 감독은 “윤일록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리그에서 성장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축구를 짊어지고 가야 할 재목으로서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분발을 당부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문상윤이 아시안게임 때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현재 몸 상태도 좋으니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전까지 팀에서 많은 골을 넣어줬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일록은 올시즌 리그 19경기에서 2골에 그쳤을 정도로 부진했다. 외국인 선수에 밀려 주전 공격수로 출전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문상윤도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인천의 순위 상승에 도움이 됐지만 전반기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윤일록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 전반 11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박희성이 띄워준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인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한 슛이었다.

계속적으로 중원에서 기회를 엿보던 윤일록은 시즌 3호골이자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절묘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이것이 인천 골망을 흔들었다. 특유의 개인기와 '원샷 원킬' 본능이 돋보인 골이었다.

상승세를 탄 윤일록은 전반 막판 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를 추가했다. 전반 43분 윤일록은 상대 수비수 2명 사이로 김치우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김치우는 이를 중거리 슛으로 화답했다. 윤일록의 리그 2번째 도움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인천 문상윤은 이날 도움 1개를 기록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윤일록과 아시안게임 주전 경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반면 문상윤은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인천이 미드필드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공수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다.

문상윤이 주춤한 사이 윤일록은 후반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골을 노렸다. 후반 6분에는 고요한에게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하며 공격포인트를 추가할 상황을 만들었고 공격 때는 상대 수비수 2~3명이 따라붙는 상황에서도 문전을 향해 돌진했다.

윤일록은 후반 23분 몰리나로 교체되기 전까지 6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두 차례 슛을 시도했고 그 가운데 한 차례를 골로 연결했다. 도움 1개도 곁들이며 이광종 감독의 공격 시름을 덜어줬다.

문상윤은 경기 종료 직전 진성욱의 헤딩골을 도왔지만 이미 서울 쪽으로 넘어간 판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경기 후 윤일록은 “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아시안게임 때도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광종 감독이 손흥민의 대체자로 자신을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믿음을 주신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서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용수 감독도 윤일록의 부활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윤일록이 살아나 줘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요한 시기에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까지 분위기를 이어가서 반드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제자의 선전을 기원했다.

윤일록의 날이었다. 그동안 지독한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윤일록이 모처럼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이광종호'의 순항을 알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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