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세르비아를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10위)은 17일 마카오에 위치한 마카오 포럼에서 열린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예선 3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르비아(7위)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20-25, 25-23, 25-19, 26-24)로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치른 중국전과 일본전에서 각각 1-3, 2-3으로 패한 한국은 예선 최종전에서 기분 좋게 승리하며 조별리그 4승5패 승점 13을 기록, 1그룹 12개팀 가운데 6위에 올랐다.

또 한국은 지난 3일 화성에서 치른 예선 라운드 1주차 3차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던 아픔을 고스란히 되돌려줬다.

이날 주장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30점(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6개)을 올렸다. 앞서 중국전(27점)과 일본전(37점)에서도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김연경은 이번 대회 9경기 동안 242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연경 외 주전들의 고른 활약도 빛났다. 김희진(14점)과 배유나(13점), 박정아(12점) 등 4명이 모처럼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팀 승리를 합작함으로써 김연경에만 의존하던 공격 패턴을 분산시켰다는 점에서 승리 보다 값진 수확을 거뒀다.

한국은 결선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제 1그룹에서는 개최국인 일본을 제외한 상위 4개 팀이 결선 라운드로 올라 갈 수 있다. 브라질과 중국이 사실상 1, 2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나란히 승점 13을 기록 중인 터키와 러시아가 각각 이탈리아(승점 12), 독일(승점 12)과 대결을 치르고, 미국(승점 12) 역시 도미니카공화국(승점 3)과 예선 최종전을 펼친다.

따라서 브라질과 중국에 이어 나머지 결선행 티켓 2장을 놓고 터키,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미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면서 가까스로 3주차 전패를 면했지만 과제도 안게 됐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으로서는 라이벌 팀인 중국과 일본에 패한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주전 평균 신장이 190㎝인 중국의 ‘장신배구’와 촘촘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뛰는 일본의 ‘토털배구’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경은 최고 스타였다. 서브 득점이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김연경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 즐거웠다. 경기 중에도 힘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경기였다. 어제 져서 힘들었는데 오늘 이김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 초반에는 서브가 잘 안됐는데 중반에 서브가 잘 들어가기 시작한 게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선구 대표팀 감독은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적절한 시기에 서브가 잘 들어간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또 유효 블로킹이 잘 돼서 점수로 연결된 것도 승리의 한 요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연경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수비, 유럽에서 높이와 파워를 배우고 온 뒤 한국배구에 잘 접목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쉼 없이 달리고 있는 한국은 아시안게임에 앞서 다음달 6일부터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에서 담금질을 갖는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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