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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에이스' 안용우의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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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에이스' 안용우의 인생 역전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8.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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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이전 국가대표 경험 전무, 차세대 전남 에이스로 부상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스포츠에서 무명 선수가 에이스로 발돋움하는 것에 많은 팬들은 짜릿한 감동을 느끼며 환호을 보낸다. 한국 축구에서도 이처럼 인생 역전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얼마 전에 현역에서 은퇴한 박지성(33)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에서도 인생 역전을 이뤄낸 선수가 있다. 전남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측면 공격수 안용우(23)다.

안용우의 현재 모습은 박지성과 많이 닮았다. 박지성은 K리그 팀의 선택도 받지 못한 그저 그런 선수였다.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없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거쳐 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안용우 역시 연령별 대표팀 경험 없이 본인의 노력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21경기 중 19경기에 출전하며 5골을 넣고 있는 그는 무명에서 에이스로 변신해 K리그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 안용우(앞)가 지난 6월 1일 인천에서 펼쳐진 쿠웨이트와 친선경기에 출전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하석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무명 안용우’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는 선수의 대부분은 보통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을 보여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많고 감독들 역시 연령별 대표팀 활약이 있는 선수들을 주로 선발한다.

그러나 안용우는 이런 경험이 없기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동의대에서 뛰었던 박용우는 다른 수도권 대학에서 뛴 선수들보다 주목도가 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에 가기도 다른 명문대 출신 선수들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전남과 같은 지방 팀들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구하기 어렵다. 보통 명문대 출신 선수들은 빅클럽을 선호하고 대우나 환경이 좋지 않은 지방 클럽은 2순위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숨어있는 선수들을 찾아야 했다.

전남을 이끌고 있는 하석주(46) 감독이 안용우를 찾아낸 것도 이런 경우였다. 안용우의 U리그 성적을 보고 그를 눈여겨봤다. 동의대와 연습경기가 끝나고 난 후 하 감독은 안용우에 계약을 요청했고 전남과 안용우의 인연이 시작됐다.

하석주 감독은 수원 삼성과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안용우의 왼발이 나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며 “너무 잘하는 것도 걱정이다. 하지만 컨디션이 제일 좋을 때 아시안게임에 차출하게 돼 개인이나 팀에게 모두 영광이다. 당장 대표팀에 뽑혀도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로 대형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용우 역시 “연령별 대표는 거치지 않았고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지만 축구를 하면서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 안용우(앞쪽)가 쿠웨이트와 친선경기에서 볼을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차세대 전남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는 안용우

안용우는 올 시즌 전남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신인이라고 하지만 그는 19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또 17일에 열린 수원과 21라운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6연패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하위 스플릿에서 머무르며 강등을 걱정해야 했던 지난 2시즌과 달리 올 시즌 전남은 상위 스플릿에서 머무르며 활약하고 있다. 이런 돌풍은 안용우를 축으로 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 때문에 가능했다.

하석주 감독은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나이 어린 선수가 저런 여유를 갖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며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안용우는 왼발잡이로 측면 공격을 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왼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왼발만 대비하고 있는 상대 수비를 상대로 오른발도 사용하면서 다양한 공격전개가 가능하다. 또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고 스테보(32), 이종호(22) 등 동료 공격진과 호흡도 좋아 차세대 전남의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안용우는 “재능이 반, 노력이 반인 것같다. 왼발잡이라 유리한 점은 있는 것 같다”며 “인천아시안게임에 소집되기 전까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안용우(앞쪽)가 쿠웨이트와 친선경기에서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아시안게임 주전을 위해서 넘어야 될 경쟁자들은?

안용우는 손흥민(22·레버쿠젠)이 빠진 아시안게임 대표팀 측면 공격수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아니더라도 그가 넘어야 할 경쟁자들은 쟁쟁하다. 윤일록(22·FC서울)과 ‘인천의 라이언 긱스’로 평가되고 있는 문상윤(23)이 버티고 있다.

윤일록과 문상윤 역시 안용우와 마찬가지로 21라운드에서 맹활약했다. 윤일록은 인천과 경기에서 그의 장점인 드리블을 통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문상윤 역시 팀은 대패했지만 날카로운 왼발 코너킥으로 팀이 영패를 면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처럼 경쟁자들의 맹활약 속에서 안용우가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고있는 이광종(50) 감독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그는 “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에 가면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은 항상 갖고 있었다”며 “아시안게임에선 대한민국을 대표해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아시안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자신감이 안용우를 주전으로 이끌 수 있는 앞으로 그의 축구 인생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 윤일록이 왼발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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