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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조기소집 카드' 꺼내든 신태용의 올림픽 100일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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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조기소집 카드' 꺼내든 신태용의 올림픽 100일 작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4.26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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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선수들 소속팀 출전 기회 제한, 경기력 떨어져"…국내 4개국 초청 대회 등 계획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고민이 한가득이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떨어지고 수비도 불안하다. 이에 신태용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대표팀 조기소집'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잘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올림픽 특성상 하루라도 일찍 소집할 수 있다면 좋겠다. K리그 일정과 (소집시기가) 맞물려 있어 각 구단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기소집에 대해서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대화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 솔직히 많이, 길게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보완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 12시간이라는 시차에 적응해야 하고 불안한 수비력도 보완해야 한다. 다음달 말 와일드카드를 비롯해 대표선수들이 최종 확정되면 하루라도 빨리 소집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다.

▲ [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부족한 경기 감각의 해법, 올림픽 축구대표팀 ‘조기 소집’

신태용 감독의 첫 번째 고민은 역시 수비 불안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선수권에서 일본을 상대로 한 결승전 당시 2골을 먼저 뽑고도 3골을 내리 내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올림픽 본선티켓은 따냈지만 아픔은 아직까지 느끼고 있다. 게다가 수비수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고민이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양쪽 풀백들이 자기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5월 소집 전까지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신태용 감독은 지난달 알제리와 2번의 평가전에서 전반적인 수비력과 특히 심상민(FC 서울)과 이슬찬(전남)의 경기력에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우리 축구는 풀백이 풀어가야 하는데 심상민과 이슬찬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가 스스로 많이 느끼고 소속팀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민과 이슬찬은 AFC U-23 챔피언십에서 대표팀이 치른 6경기 중 5경기에 출전했고 지난달 친선경기에도 모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소속팀에서 출전시간이 적어 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 심상민은 올 시즌 FC 서울이 치른 7경기에서 단 1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슬찬은 3경기에 나섰지만 1번만 선발 출장이었고 2번의 교체 중 1번은 공격으로 나섰다.

이들뿐 아니다. 이미 와일드카드 한자리를 확정한 손흥민(토트넘 핫스퍼)도 최근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팀이 지난달 18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에서 탈락한 이후에는 치열한 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토트넘에서 주로 벤치를 지켰다.

한국은 독일, 멕시코, 피지와 함께 C조에 속했다. 독일은 설명이 필요 없는 강팀이고 멕시코도 전통의 축구 강국이다. 이런 팀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실전 감각이 필수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소집을 했을 때 체력이나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어떻게 보면 시간과 싸움이다.

▲ 신태용 감독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조기 소집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알제리와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는 장면. [사진=스포츠Q(큐) DB]

◆ ‘완전체 조직력 정비-12시간 시차 극복’, K리그 협조가 절실

문제는 부족한 실전 감각에만 있는 게 아니다. 완전체가 제대로 훈련할 시간이 적은 것도 조직력을 다듬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 불안이 가장 고민이다. 세계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강한 수비가 필수"라며 "와일드카드는 수비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5월 30일 소집 이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능하면 와일드카드 선수들도 30일 소집 때 부르려는 의도로 보인다.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이 최종 소집 이후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준비 기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 게다가 현재 문제를 보이고 있는 수비에서 와일드카드를 뽑는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대표팀은 5월말 소집돼 유럽에서 스페인, 체코와 원정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정예로 스페인과 맞서고 싶은 생각이 강해 올림픽 대표팀도 함께 유럽 전지훈련을 떠나 중요 선수들을 스페인전에 A대표팀으로 보내주고 다시 복귀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 쉽지 않아 국내에서 열리는 4개국 초청 대회로 대신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치르는 것보다 편한 환경에서 준비하며 3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원정경기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훈련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손흥민을 포함해 국가대표팀 수비수 중 차출이 유력한 나머지 와일드카드 두 선수도 올림픽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명단 최종 발표 후 7월초 소집하기로 했던 올림픽 대표팀의 조기 소집 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가 12시간이라는 것도 조기 소집 필요성에 힘을 더하는 이유다.

결국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들의 협조가 간절한 상황이다. K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는 최대 2개월 동안 소속 선수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고 최악의 경우 부상까지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흔쾌히 소집에 응하기가 쉽지 않다. 신태용 감독은 "나 역시 K리그 구단 감독을 맡아봤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안다. 가능한 좋게 협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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