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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멸' 한국 남자 쇼트트랙, 12년전과는 다른 노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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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멸' 한국 남자 쇼트트랙, 12년전과는 다른 노메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2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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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솔트레이크 때는 상대 견제 영향, 이번엔 경험 부족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12년만에 다시 '빈손'이 됐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때와 같은 '노메달'이지만 이유는 정반대다.

22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은 태극낭자들이 1000m에서 금,동메달을 1개씩 보태며 4년전 밴쿠버 대회의 '노메달' 악몽을 씻었지만 남자는 끝내 12년만의 '노메달'로 마감했다.

밴쿠버에서 금맥이 끊겼던 여자 쇼트트랙이 박승희(22·화성시청)가 2관왕에 오르며 명예회복에 성공한 반면 남자 쇼트트랙은 금메달을 커녕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이호석(28·고양시청)과 이한빈(26·서울시청), 박세영(21·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 등이 출전했다. 세번째 올림픽 출전인 이호석을 제외하면 모두 첫 출전이다.

그렇지 않아도 암 투병 중인 에이스 노진규(22·한국체대)의 대표팀 제외로 이미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 노진규의 부재는 사기 저하로 이어졌다. 역대 최약 전력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경험 부족은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남자 선수 가운데 결승(파이널A)를 경험한 선수는 둘 뿐이었다.

남자 1500m에서는 박세영과 신다운이 파이널A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한빈이 어드밴스로 결승에 나갔지만 6위에 그쳤다. 신다운은 남자 1000m에서 파이널A에 나간 신다운은 실격 처리됐다.

남자 5000m 계주 역시 선두를 달리다가 중간에 넘어지면서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네덜란드, 카자흐스탄에 이어 3위로 들어와 역시 파이널A에 나가지 못했고 남자 500m는 준결승도 나가지 못했다.

12년 전과 같은 노메달이지만 솔트레이크 시티 때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나가노 대회에서 쇼트트랙 황제로 떠오른 김동성이 있어 최강이라고 자부할만 했다. 이 때문에 주위 견제가 심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김동성이 남자 15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고도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헐리웃 액션으로 실격된 것이었다.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했던 12년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경험 부족과 세대교체 실패, 안팎의 잡음 등 내부적인 요인으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안현수(29·러시아 명 빅토르 안·러시아)의 등장도 원인이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기보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내부적인 문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었을 뿐이다.

소치에서 자존심을 내준 대신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은 선수들은 4년 뒤 평창에서는 명예회복을 벼른다. 하지만 평창에서 남자 쇼트트랙이 우뚝 서기 위해서는 내부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빙상계 전반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 아무리 전력이 강하고 경험과 기량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내홍이 있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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