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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이제는 산업적인 측면도 함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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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이제는 산업적인 측면도 함께 보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4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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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스포츠 비즈니스 글로벌 전략' 세미나…스포츠 산업, 청년실업·저성장 문제 해결

[스포츠Q 글 박상현 기자·사진 최대성 기자]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또 하나의 스포츠 축제가 끝났다. 전세계인들은 러시아의 흑해 연안도시 소치에서 벌어지는 동계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지난 보름여동안 뜨거운 '감동'은 성화가 꺼지듯 사그라지겠지만 '이성'적인 판단과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림픽이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대규모 스포츠 행사에는 늘 비즈니스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이제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장이 됐다.

문제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황금 거위'가 아니라는데 있다. 대회를 열었다가 심각한 경제난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하고 한국스포츠산업협회가 주관한 '제11회 서울 국제 스포츠 산업포럼'이 '유럽 스포츠 비즈니스 글로벌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1976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캐나다 몬트리올은 아직까지도 올림픽 스타디움의 활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유치했지만 프랑스 문화권이어서 별 인기를 끌지 못했고 결국 구단은 워싱턴DC로 옮겨갔다.

또 2004년 하계올림픽을 열었던 그리스 아테네는 올림픽 때문에 빚더미에 앉았다. 4년 전 동계올림픽을 열었던 밴쿠버 역시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1998년 동계올림픽을 연 일본 나가노는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시설 조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나머지 주민들이 그 빚을 떠안았다.

◆ 스포츠 비즈니스 '문외한', 각종 인프라는 애물단지로 전락

소치올림픽 역시 다르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력을 바탕으로 무려 54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으나 각종 관련 마케팅 사업의 부재와 함께 환경오염 논란 등으로 대재앙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여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평창 올림픽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11조8000억 원에 이른다. 소치올림픽이 사용한 54조원 예산의 20% 정도지만 알펜시아 리조트가 진 부채에 대한 하루 이자만 1억 원이 넘는 등 벌써부터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서울 올림픽의 '유산'인 올림픽주경기장과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10개 구장 등도 사후 활용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지방자치단체가 적자를 보고 있다. 세계조정선수권을 열었던 충주나 올해 F1코리아 유치에 실패한 영암 역시 '애물단지'가 됐다.

 

▲ 마리케 탁스 캐나다 윈저대 교수는 "스포츠는 참여와 활동을 통해 유연한 사회관계를 맺게 해주는 매개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스포츠 활동에 참여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국가 복지 차원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모두 스포츠에 대한 '비즈니스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대회를 열고 승패 하나하나에 열광하기만 했지, 스포츠 산업적인 측면은 전혀 생각하지 않다보니 적절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탓이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스포츠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연구하고 각종 마케팅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서울국제스포츠산업포럼'에서도 '유럽의 스포츠 비즈니스 글로벌 전략'이라는 주제로 스포츠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주목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스포츠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영국, 독일, 캐나다, 미국 등 4개국에서 초청된 스포츠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유럽의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스포츠 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 스포츠는 참여와 활동을 통해 유무형 가치 창출

마리케 탁스 캐나다 윈저대 교수는 "스포츠는 참여와 활동을 통해 유연한 사회관계를 맺게 해주는 매개체이며 다양한 방식의 경쟁으로 유무형의 가치를 얻게 해준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조직과 클럽에 참여해 스포츠 활동을 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국가 복지 차원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탁스 교수는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맞춰 대형 스포츠 행사의 경제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큰 연못에 작은 물고기 하나'로 비유하며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비용 대비 효과가 의외로 작다고 주장한 탁스 교수는 "보통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형 스포츠 행사를 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필요 이상의 낭비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민간이 비용을 모두 댄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국고에서 지원된다면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신재휴 서울시립대 교수는 "유럽은 스포츠 마케팅회사와 광고회사가 스포츠 비즈니스와 기업 프로모션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광고대행사가 프로모션을 하고 스포츠 마케팅 회사는 스포츠 비즈니스만 수행하는 구조여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 비즈니스 측면에서 스포츠 이벤트 연구해야

'스포츠 용품회사의 최적화된 스폰서십 마케팅 방안'에 대해 강연한 크리스토프 브로이어 독일 쾰른 스포츠대 교수는 "스포츠 용품업체의 후원 금액은 많아졌지만 정작 후원사 로고 방송 노출시간은 3.3%에 불과하다. 노출 평가에 대한 올바른 기준이 필요하다"며 "노출은 후원효과를 측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이긴 하지만 노출보다 노출에 따른 영향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컬러 등 다양한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재휴 서울시립대 교수는 유럽과 한국의 스포츠비즈니스를 비교 분석하면서 "스포츠 마케팅회사와 광고회사가 스포츠 비즈니스와 기업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광고대행사가 프로모션을 하고 스포츠 마케팅 회사는 스포츠 비즈니스만 수행하는 단편적인 구조여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걸림돌이 된다"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로컬 또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 지나친 승수 효과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스포츠 이벤트를 더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 과장은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 고용 비중은 노동인구의 1.5% 수준이지만 유럽의 5.5% 수준까지 키우면 새로운 70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문화체육관광부도 스포츠산업과를 신설했기에 다양한 산업 진흥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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