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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청춘' 되찾은 안시현, 12년만에 KLPGA 우승컵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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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청춘' 되찾은 안시현, 12년만에 KLPGA 우승컵 입맞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19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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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LPGA투어 우승으로 신데렐라 등극…개인사 아픔 딛고 한국여자오픈 우승 '메이저 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엄마골퍼' 안시현(32·골든블루)이 무려 12년 만에 감격스러운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으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이후 기량 정체와 이혼 등 개인사 아픔을 겪었던 안시현이었기에 '메이저 퀸'이 된 기쁨은 남달랐다.

안시현은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 6619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5000만 원) 마지막날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안시현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한 박성현(23·넵스)을 제치고 2004년 5월 MBC-X캔버스 여자오픈 우승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정상의 감격을 누렸다. 안시현 개인으로서는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이다.

▲ 안시현이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물세례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위). 안시현이 4살 딸 그레이스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안시현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도 드물다. 2003년 11월 국내에서 열렸던 LPGA CJ 나인 브릿지 클래식에서 12언더파 204타로 정상에 오르며 일약 신데렐라가 됐다.

안시현은 2004년 MBC-X캔버스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한편 LPGA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결국 2004년 LPGA 신인상까지 받으며 안시현의 미래는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안시현은 LPGA 무대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6차례나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안시현은 기량 성장이 더디면서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2011년에는 방송인 마르코와 결혼하면서 골프에서 손을 떼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3년 이혼이라는 개인사 아픔을 딛고 다시 그린으로 돌아왔고 결국 복귀 3년 만에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냈다.

사실 안시현의 우승 가능성은 4라운드 시작때만 하더라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 정연주(24·SBI저축은행)에 3타 뒤져있어 역전의 희망은 있었지만 순위는 공동 12위였다. 앞에 있는 11명의 선수를 제쳐야만 했다. 더구나 11명 선수 가운데에는 올 시즌 '대세'인 박성현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정연주가 급격하게 뒷걸음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정연주는 전반 9개홀에서 보기 2개를 기록하며 2타를 잃은 뒤 후반 9개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반면 안시현은 5, 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전반 9개홀에서만 2타를 줄였다. 전반 9개홀에서 단 1개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은 선수는 안시현과 박성현밖에 없었다. 박성현은 전반 9개홀에서 단 1개의 버디와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채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 안시현이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이후 우승 경쟁은 박성현과 안시현으로 압축됐다. 두 선수는 나란히 10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동타를 유지했다. 박성현이 12번홀 보기로 주춤했지만 안시현도 15번홀 보기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시현은 곧바로 16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다시 1타를 앞서갔고 결국 최종합계 이븐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남은 것은 안시현보다 42분 늦게 티오프한 박성현의 최종 성적이었지만 박성현도 12번홀 보기 이후 13번홀부터 18번홀을 모두 파로 마쳤다. 안시현의 극적인 1타차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4살 딸 앞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도 함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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