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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① '내일은 보다 더 멀리' 세종대 야구부가 던지는 새로운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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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① '내일은 보다 더 멀리' 세종대 야구부가 던지는 새로운 울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12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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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야구 개념으로 운영, 엘리트 중심의 운동 타파...국내 체육계 새 패러다임 제시

[300자 Tip!] 원더스가 사라졌다.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선수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야구인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하는 역할을 해왔던 고양 원더스다.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하는 등 쓴맛을 봤던 선수들이 모인 이 팀은 2011년 창단 이후 3년간 23명의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끝까지 포기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제 세종대를 주목해보면 어떨까. 프로와 대학에 지명을 받지 못해 야구를 그만두려던 선수들, 야구에 미친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이 하나 둘 모여 2014년 1월 닻을 올렸다. 이들은 한국 야구계, 나아가 체육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채비를 마쳤다.

[화성=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지난달 14일 제1회 대학아마추어야구 섬머토너먼트에서 올해 1월 창단한 세종대 야구부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세종대는 지난해 대학아마추어야구리그(AUBL) 우승팀 연세대 이글스와 준우승팀 숭실대 SAB를 각각 9-0, 14-0 콜드게임으로 가볍게 눌렀다. 결승에서도 대학연합팀을 상대로 5-2로 승리하며 처음으로 출전한 공식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 전근표 감독, 정승원 코치의 지도 아래 세종대 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전 감독은 "사회인리그 1부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유니콘스와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전근표(37) 감독이 이끄는 세종대 야구부의 우승은 야구계에 큰 메시지를 전했다. 그들은 기존의 대학 야구부와는 다른 길을 걸으며 국내 체육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 외인구단 세종대는 무엇이 다른가 

세종대 야구부는 1주일에 4회 세종대 운동장, 사릉야구장, 동탄의 전문 트레이닝센터 S드림팩토리 등을 오가며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 매주 화,수,목요일에는 수업을 듣는다. 야구도 공부도 모두 다 잡겠다는 의지로 가득찬 이들이 모여 있다.

세종대는 생활야구 개념으로 야구부를 운영한다. 학생들은 세종대학교 4년제 학사학위 체육학 전공 과정을 통해 학점을 취득하고,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KSA)와 연계해 야구를 배운다.

▲ 생활야구 개념의 팀이라고 해서 야구를 대충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세종대 야구부는 전근표 감독의 지휘 하에 프로 못지않은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야구만 하던 기존의 엘리트 시스템에서 벗어나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선수이기 이전에 대학생이기에 모든 수업에 참여하고 중간·기말고사에 힘을 쏟는다. 수업 시간 외에 야구훈련과 트레이닝 시간을 편성해 야구선수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는다.

전 감독은 △ 야구 전문 인력 양성 △ 미국의 선진형 클럽야구 시스템 도입 △ 야구 저변 확대와 사회발전에 기여 △ 대학야구의 발전과 부흥에 기여 등 4가지 지향점을 표방하고 지난해 말부터 창단 작업에 들어갔다.

중·고등학교 시절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 집안 사정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던 엘리트 선수들은 세종대의 모집공고를 보고 다시 한 번 공을 쥐었다. 단 한 번도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야구가 하고 싶었던 비선수 출신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 감독은 “부득이하게 야구를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과 야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세종대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며 “대학야구 활성화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학과 수업과 야구 훈련을 병행하므로 본인의 노력에 따라 야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 전 감독의 호언장담, “이 친구들은 무얼 하더라도 다 잘할 것이다” 

▲ 현대, 히어로즈, 한화에서 현역 생활을 보낸 전근표 감독. 그는 세종대가 대학야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여기 있는 친구들이 야구선수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더라도 살아가는데 고비가 닥치면 이겨나갈 힘이 있을 걸요. 열정만큼은 프로같은 친구들입니다.”

전 감독은 “동네야구 수준의 친구들이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밤새 개인 훈련을 해 한 주 사이에 달라져오더라”며 “이 친구들의 열정이라면 살면서 뭘 하더라도 못할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선수들은 눈빛부터 달랐다. 전 감독이 창단 초기보다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콕 집어 말한 민건식(25)의 경우 공부에도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 학기 성적장학금까지 탔다.

전 감독은 “마치 프로 선수들처럼 그들만의 리듬과 루틴이 생겼다”며 “생활야구라 해서 결코 적당히 하는 이들이 없다. 여기 있는 친구들은 열정만 놓고 보면 손아섭같은 프로 선수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통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며 “여기는 200만원 초반의 등록금으로 입학할 수 있다. 다른 곳의 절반되는 돈을 내고 들어와 자기 계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세종대 야구부의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제대로 된 이원화’다.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을 나누어 각기 다른 성격의 대회에 출전시키는 것. 프로 선수가 되고 싶은 이들과 야구 행정가를 꿈꾸는 이들을 분리해 팀을 운영, 세종대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전 감독은 “세종대 야구부가 침체된 대학야구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어 야구뿐 아니라 스포츠계에 모범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100세 시대다. 운동하다 그만두더라도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 야구 비즈니스를 위해 모인 이들

세종대 야구부원들 중 상당수가 야구로 인해 파생된 업종에 종사할 준비를 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

이성우(25)는 선린인터넷고 출신이다. 그의 꿈은 프로 구단의 전력분석가. 지난달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 스포츠애널리스트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엘리트 체육을 경험하며 오로지 야구만 해야 하는 환경이 싫었다”며 “야구와 공부를 함께할 수 있다는 환경에 크게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력분석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야구를 했다는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이성우(왼쪽)는 전력분석가를, 강지헌은 지도자를 가르치는 지도자를 꿈꾸고 있다.

강지헌(25) 역시 장충고에서 야구를 했다. 그는 “지도자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고양에서도 뛰었던 그는 프로 선수로서의 미련을 과감히 버렸다. 어느날 스포츠뉴스를 통해 세종대의 창단 소식을 들었고 망설임 없이 새 삶을 살기로 했다.

강지헌은 “운동역학을 비롯해 체육 전반에 걸친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며 “대학원에 진학해 꾸준히 공부하겠다. 야구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짜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건식과 김광직(19)은 구단 프런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둘은 “야구업에 종사하고 싶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운동을 해보면 해본 사람들의 마음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대는 생활체육지도사, 스포츠경영관리사 등 학생들이 체육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경영관리사의 경우 스터디 그룹이 꾸려지고 교수진이 발벗고 나서 특강을 하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8명이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 스포츠애널리스트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마음만 먹으면 길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물론 서시원(20), 이재홍(20)처럼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도 있다.

◆ 우리가 개척자, 새 길을 만든다

▲ 세종대 야구부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선수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며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더 빨리 야구실력이 늘까를 고민한다.

야구팬들에게는 정희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정승원(32) 코치가 전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둘은 한화에서 1년간 같이 뛰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은퇴 후 상무에서 타격코치를 지냈던 그는 전 감독의 부름을 받고 순수 아마추어들을 가르쳐보기로 결심했다.

정 코치는 “야구를 제대로 배워보지 않은 이들을 보고 앞이 캄캄했다”고 창단 초기를 회상했다. 상무 코치로 재직할 당시 이재원(SK), 모창민(NC), 이지영(삼성) 등과 함께 했던 그에게 비선수 출신들을 다듬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었다.

그는 “체력부터 다져야 했다. 2시간은 무조건 체력 훈련, 2시간은 기본기 훈련에 매진했다”며 “이 친구들을 통해 내가 배우는 것이 많다. 가르치는 대로 늘어왔을 때는 정말 보람 있다”고 웃어보였다.

정 코치는 고교 지도자들에게 세종대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엘리트 친구들에게 세종대라는 옵션이 생겼습니다. 운동만 하는 것이 힘들었던 이들에게도 이 팀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마냥 야구가 좋았지만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던 친구들이 진짜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 세종대 야구부는

▲ 세종대 야구부 선수들. 왼쪽의 흰 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S드림팩토리의 엘리트 트레이너들이다.

김병민 지도교수, 전근표 감독, 정승원 코치가 이끄는 세종대 야구부는 김대순 매니저와 강지헌 고경태 김광직 김대진 김지융 민건식 서시원 손성민 연남생 이성우 이재홍 지호성 한선태 김성원 심대선 김태정 임서호 김준영 등 18명의 선수가 있다.

세종대학교 야구부 2015년 신입생 모집요강은 수시모집 전형기간이 끝난 후 공지될 예정이며 입학과 관련한 궁금한 점은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교육원 체육학과 사무실 02)3408-3853, 야구선수 트레이닝 및 재활, 컨디셔닝 문의는 S드림팩토리 트레이닝 센터 031)8015-0556로 문의하면 된다.

[취재 후기] 눈빛부터 달랐다. 어떠한 시련이 닥쳐도 넘어서겠다는 느낌이 드는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전근표 감독이 “이 친구들은 뭘 해도 해낼 것”이라고 말하는 배경에는 선수들의 굳은 의지가 있었다. 빠른 시일 내에 야구업계에서 세종대 출신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수한 전력분석원,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지도자, 프로선수에 이르기까지 세종대가 빚어낼 우수한 인재들을 기다려본다. 클럽형 시스템이 만드는 작은 변화들을 응원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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