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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느림의 미학' 두산 유희관이 1루에 강속구 던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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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느림의 미학' 두산 유희관이 1루에 강속구 던진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7.21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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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김재환 실책 후 1루에 화풀이 송구? 더그아웃 향하는 김재환 다독여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느림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투수 유희관(30·두산베어스)이 어느 때보다 빠른 공을 던졌다. 하지만 그 공은 포수 미트가 아닌 1루수에게 향했다. 유희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그를 강속구 투수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유희관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년 연속 10승에 도전하기 위해 호투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4회 좌익수 김재환의 실책이 빌미가 돼 3-3 동점을 허용했다.

4회초 백상원의 평범한 좌익수 방면 뜬공을 김재환이 놓쳤다. 2루에 안착한 백상원은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이후 투수 땅볼을 잡은 유희관은 1루를 향해 화풀이라도 하듯 강하게 공을 던져 이닝을 마쳤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두산 투수 유희관이 21일 삼성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3회초 이닝을 마치고 투구 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며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실책을 저지른 김재환의 탓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오해가 풀렸다. 유희관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재환을 기다렸다. 유희관은 미안함의 제스처를 취하는 김재환에게 괜찮다며 엉덩이를 툭툭 쳤다.

안줘도 될 점수를 연이어 줘, 아쉬움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유희관은 1회말 타선이 3점을 뽑아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2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아롬 발디리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백상원의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유희관은 최재원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았고 3루와 홈 사이에서 멈춰버린 발디리스를 향해 달려갔다. 여기까진 좋았다. 하지만 유희관이 공을 들고 달려가는 사이 주자들이 빠르게 달렸고 결국 발디리스는 잡았지만 주자들이 2,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이지영의 중전 안타와 김상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시즌 10승을 노리는 유희관에게 2회와 4회 수비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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