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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스포츠 메세나'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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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스포츠 메세나'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이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19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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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아시안게임 출전종목 중 20개 종목에 직간접 투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스포츠는 1980년대부터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해 어느덧 세계 강호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엘리트 스포츠만 발전하고 생활체육 저변에 대한 확대는 이뤄지지 않은 기형적인 모습이라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올림픽에서 10위권,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2위를 다투고 있는 위치만큼은 확실하다.

1976년에 와서야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한국 스포츠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업의 투자도 무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한국 스포츠의 발전과 경제 발전은 그 궤를 같이 한다.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1980년대부터 한국 스포츠 역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올림픽 10위권과 아시안게임 종합 2위의 위치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과 스포츠 등에 대한 원조와 공익사업 등에 지원하는 기업 활동을 메세나라고 한다. 국내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이 우리나라 스포츠를 살찌운 것이다.

▲ 전통 금메달 종목인 양궁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 코오롱 등의 기업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 코오롱이 운영하는 실업팀에서 배출한 선수들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다. [사진=스포츠Q DB]

◆ 비인기종목부터 양궁 같은 효자 종목까지 다양

한국 선수단의 아시안게임 종합 2위 목표는 역시 국내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의 힘에서 발휘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육상과 체조 등 비인기종목부터 양궁 등 효자 종목까지 아시안게임 38개 종목 가운데 절반이 넘는 20개 종목에 직간접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지원은 전용구장 건립과 장비 구입 등 시설 투자부터 지도자 양성, 꿈나무 발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남녀 개인과 단체전 석권을 노리는 양궁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 코오롱 등 세 기업에서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 장비 지원 등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회장까지 2대에 걸쳐 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남자부 현대모비스와 여자부 현대제철 등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실업팀 운영 외에도 책이나 스피커 등을 개인적으로 선물할 만큼 양궁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햇빛에 노출되는 고교 선수 16명에게 시력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를 선물한 것을 계기로 협회에 등록된 전국 초중고 학생 선수에게 올해 안으로 선글라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또 현대백화점과 코오롱 역시 실업팀을 운영 중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오진혁, 주현정 등 남녀 5명 선수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실업팀 선수고 정다소미와 이승윤이 각각 현대백화점과 코오롱에 적을 두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이 나올 사격 종목은 한화, KT,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에서 후원한다. 모두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화는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다.

▲ SK는 대한핸드볼협회의 회장사로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운영과 함께 SK핸드볼전용경기장 건립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진은 SK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청과 삼척시청의 SK핸드볼 코리아리그 경기 모습. [사진=스포츠Q DB]

◆ 핸드볼·탁구 등 구기종목에도 집중 투자

한국의 강세인 구기종목 역시 기업의 투자가 큰 힘이 된다.

'우생순'으로 유명한 핸드볼은 SK가 집중 지원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인 SK는 서울 올림픽공원에 SK핸드볼전용경기장 건립과 함께 핸드볼코리아리그 후원, 유망주 장학금 지원, 유소년 선수 발굴 등 핸드볼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팀 해체로 은퇴 위기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창단한 SK슈가글라이더스 여자팀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 역시 남자 핸드볼 실업팀을 갖고 있다.

한진은 대한탁구협회의 회장사로 40년 넘게 한국 탁구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1973년 창단한 대한항공 여자실업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탁구 실업팀이다.

한진 외에도 삼성과 포스코, 에스오일 등도 남녀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수의 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탁구를 지원하고 있는 삼성은 배드민턴과 테니스, 럭비 등 다른 구기종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배드민턴은 삼성전기, 테니스는 삼성증권, 럭비는 삼성중공업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다.

▲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녀 레슬링 대표팀 선수들이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삼성은 레슬링 종목 외에도 탁구, 배드민턴, 럭비, 테니스 등 구기종목부터 육상 등 비인기종목까지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삼성, 육상·레슬링 등 비인기종목 투자 집중

삼성은 여러 구기종목 외에도 육상과 레슬링 등 비인기종목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육상단을 창단하고 남녀 장거리팀과 경보팀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은 공식 스폰서가 아닌데도 해마다 대한육상연맹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 삼성은 레슬링, 태권도 등 격기 종목에서도 남자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육상 종목은 코오롱과 한국전력의 지원도 받고 있다. 올해로 벌써 30회째를 맞은 코오롱 마라톤 구간마라톤을 개최할 정도로 마라톤에 있어서는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코오롱은 마라톤 팀 운영을 통해 황영조와 이봉주 등 마라톤 스타를 배출했다.

LG는 사이클과 체조를 후원한다.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사인 LG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중장기 사이클 발전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현을 위해 매년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LG는 손연재(20·연세대)를 후원하며 체조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체조 종목에서는 포스코를 빼놓을 수 없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부터 30년째 대한체조협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포스코는 전국 초·중 체조대회를 개최해 유망주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협회 회장사로 자체 실업팀을 운영하는 등 매년 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한화는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사로 갤러리아 승마단 운영, 전국승마대회 개최 등을 통해 승마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이용우 전경련 상무는 기업들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에 대해 "우리 기업들은 인기 여부와 상관없이 스포츠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다양한 종목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원이 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에 보탬이 되어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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