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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올림픽 금메달 "골프 대중화 촉매제가 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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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올림픽 금메달 "골프 대중화 촉매제가 돼 보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29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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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모르는 분들로부터도 축하인사 받아…나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영감 받았다면 만족"

[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 주말 경포대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골프를 모르시는 할머니들이 강원도 사투리를 쓰시면서 제게 축하인사를 해주시더라고요. 저의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골프를 치지 않으시거나 잘 알지 못하시는 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대중화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보람을 느낍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8·KB금융그룹)이 자신의 우승으로 인해 골프가 더욱 대중화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시했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포대 여행 도중 한 식당에서 할머니가 금메달을 딴 것을 봤다면서 축하인사를 들었을 때 너무나 기뻤다"며 "그 전에는 골프를 치지 않는 분들은 나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는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알아봐주더라. 앞으로도 자주 이런 해프닝이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 박인비가 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한국 골프는 박세리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가 일부 상류층이 향유하는 '귀족 스포츠'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다. 또 박세리를 보고 자란 '세리 키즈'가 탄생했다. 이제는 박인비의 올림픽 우승으로 골프가 더욱 대중화가 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인비 키즈'라는 신조어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올림픽을 통해 팬층이 다양해지고 많은 분들이 골프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이번에 아이들이나 내 또래의 젊은이들이 경기를 봤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줬구나하고 생각했다"며 "내가 박세리 선배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듯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인비는 왼쪽 손에 깁스를 하고 나왔다. 아직 왼쪽 엄지손가릭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 박인비는 "올림픽에서는 많이 호전됐다고 생각하고 내심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3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3주 깁스를 통해 인대가 잘 재생되면 3주 동안 재활을 해야 한다. 정말 나가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또 박인비는 "재활을 마치면 시즌이 완전히 끝나는 시점이라 얼마나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이번 시즌은 최대한 부상에서 완쾌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때에 따라서는 박인비가 올림픽을 끝으로 완전히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

▲ 박인비가 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인비는 정신력이 강하다는 주위 평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박인비는 "어떤 일에 집중하면 주변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다. 집중력이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닌데 올림픽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력있게 경기를 했다"며 "골프 선수를 하면서 중요한 것은 정신력 50%, 기술 35%, 창의성 15%인 것 같다.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 올바른 스윙이 나오고 기술이 있어야 정신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정신력과 기술은 비슷할 정도로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인비는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박인비는 "2014년, 지난해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했지만 앞으로는 힘들 것 같다. 메이저 대회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가능한 많은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또 4년 뒤라 장담을 하지 못하겠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정상을 지키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박인비는 "앞으로 2세를 갖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현역으로 뛰면서는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커나가는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은퇴한 뒤에 2세를 갖겠다"며 "2세가 골프를 좋아한다면 남편과 내가 함께 골프선수로 키울 생각도 있다. 아무래도 골프에서 우리 부부가 전문가이니까 아이가 골프선수로 커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박인비가 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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