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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우리도 양궁처럼' 리우 패럴림픽 보치아코리아, 8연패 희망을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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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우리도 양궁처럼' 리우 패럴림픽 보치아코리아, 8연패 희망을 굴린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0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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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택 감독 "중증 장애인들에게 희망 심어주겠다, 전 선수 메달이 목표"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장애인스포츠 가운데 비장애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종목이 있다. 올림픽에는 없지만 패럴림픽에는 존재하는 종목 보치아다.

보치아는 중증 장애인이 참가하는 스포츠다.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겨룬다. 장애 정도에 따라 손, 발 또는 입에 문 기구를 통해 공을 굴리기도 한다.

개인전과 2인 페어, 단체전으로 구성되는 이 종목은 장애 정도에 따라 BC1~4로 등급이 나뉘고 최고 중증 선수들이 치르는 BC3에서는 홈통 등 보조 장치를 이용한다. 선수들 외에도 경기보조원들이 선수들을 돕기도 한다.

▲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BC3 세계랭킹 1위 정호원은 한국 보치아 사상 패럴림픽 첫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 생소한 종목이 사실은 한국의 패럴림픽 효자종목이다. 8일부터 12일 열전에 들어가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패럴림픽에서 한국 보치아는 8연패를 노린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한국은 7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종합 1위로 보치아 강국의 면모를 이어오고 있다. 올림픽으로 따지면 양궁이나 다름없는 종목이다. 임광택 한국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전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고 자신있게 외친다.

◆ '8연패 이상무', 중증 장애인 위한 희망을 굴린다

임광택 감독은 “4년 전 런던 패럴림픽까지 7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8연패를 이뤄서 효자종목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싶다”며 “국내에 600여명의 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지켜보는 많은 중증 장애인들이 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 모두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비장한 결의를 다졌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보치아 보급을 위해서다. 임광택 감독은 “최고 중증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보치아는 사고력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며 “재활은 물론이고 노인들에게도 이만큼 좋은 스포츠가 없다. 공과 바닥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다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생소한 종목이지만 패럴림픽 때만 반짝하는 것이 아닌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이번 패럴림픽이 보치아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했다.

▲ 정호원과 짝을 이뤄 BC3 페어에 출전하는 김한수(오른쪽)는 어머니인 윤추자 코치(왼쪽)와 함께 경기에 나선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보치아는 단순히 공을 굴리기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표적구에 공을 가까이 보내는 것뿐 아니라 상대의 공을 쳐내는 등의 다양한 전략이 펼쳐진다. 코트에서 펼쳐지는 컬링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각도와 세기 등을 철저히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사고력을 필요로 한다.

선수단 규모는 런던 대회에 비해 줄었지만 목표는 그 이상이다. “런던 대회를 치르기 전까지 성적이 전체적으로 좋았다. 이후에는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다”고 자체 진단한 임 감독은 “하지만 이번에도 금, 은, 동메달을 하나씩은 따낼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는 금메달 2개”라고 각오를 밝혔다.

자신감의 원천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량이다. 한국은 BC3 페어에서 최강 수준을 자랑한다. 또 BC3 개인 종목 세계랭킹 1위 정호원(30·속초시장애인체육회)의 존재는 임 감독이 금메달 2개를 목표로 내걸 수 있는 이유다. 지금까지 금메달이 없었던 개인 종목에서 정호원이 유력한 첫 번째 금메달 후보로 나선다.

정호원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동메달, 4년 전 런던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누구보다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크다. 2인 페어에 함께 나서는 김한수(24·경기도연맹)와는 개인전 메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BC3에서는 홈통을 사용하는데 무게와 둘레 기준만 지키면 필요에 따라 마음껏 개조할 수 있다. 임 감독은 “무엇보다 한국은 홈통 제작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며 “팀워크도 다른 팀에 비해 월등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스포츠Q 안호근 기자] 임광택 한국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8연속 금메달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달 리우 패럴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광택 감독.

◆ 현지와 똑같은 환경, 연맹은 든든한 지원군

임광택 감독은 “보치아는 경기장 바닥이 상당히 중요하다. 현지 코트와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훈련을 했다”며 “두께와 표면은 물론이고 색깔까지 리우 경기장과 동일하게 맞춰 선수들의 적응을 도왔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과 주변의 도움은 보치아 팀에 큰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 패럴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한국청과는 1억2000만 원 상당의 항공좌석 업그레이드 지원금을 선수단에 전달했다. 보치아 팀에 편한 비행기 좌석은 큰 선물이었다.

연맹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의료시스템이 더 발전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힌 임 감독은 “선진국들은 심리 전문가와 물리치료사, 팀닥터 등 파트별로 많은 인원이 따라 붙는다.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재활 치료 환경은 조금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가족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이색적이다. BC3 선수들은 어머니와 호흡을 맞춰 경기에 나선다. 최예진은 어머니 문우영 코치, 김한수는 어머니 윤추자 코치의 도움을 받아 경기를 치른다. BC1의 이동원은 아내(김길순)와 짝을 이룬다.

임 감독은 “무엇보다 8연패 달성이 최우선 과제”라며 “나아가 선수단 전원이 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표를 분명히 했다.

▲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은 보치아 대표팀은 전원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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