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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축구, 36년만에 아시안게임 결승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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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축구, 36년만에 아시안게임 결승 격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30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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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 이종호-장현수 연속골, 태국 물리치고 7번째 도전만에 결승행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마침내 28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할 상대는 북한. 남북의 결승 격돌은 36년 만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종호의 선제골과 장현수의 추가골에 힘입어 태국을 2-0로 따돌리고 결승에 안착했다.

한국과 북한은 아시안게임에서 1978년 방콕 대회 결승서 처음으로 격돌, 연장까지 0-0으로 비겨 공동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북한의 결승 진출은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24년만이다. 당시 북한은 결승에 진출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이란에 패해 은메달을 땄다.

남북의 아시안게임 역대 상대전적은 1승1무1패로 호각세다. 가장 최근의 맞대결은 4년 전 광저우대회 조별리그로 한국이 0-1로 패했다.

한국은 태국에 역대 전적 30승7무9패, 아시안게임 전적 6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지난 6번의 아시안게임 중 5번 4강전에서 분패한 징크스가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종호(오른쪽)가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벤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더군다나 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 당시 김병지와 최용수, 유상철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총출동시킨 한국에 2-1로 이긴 좋은 기억이 있었다. 8강 요르단전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2-0으로 승리해 기세도 오른 상태였다.

한국은 전반 초반 최전방 공격수 이종호를 앞세워 태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이종호는 전반 3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날렸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그는 9분에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섰으나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전반 17분 손준호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했으나 탐사차난 카윈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35분에는 장현수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전반 42분 헤딩 선제골을 작렬한 이종호(왼쪽)이 이광종(오른쪽) 감독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전반 41분이 돼서야 선제골을 터졌다. 주인공은 '광양루니' 이종호였다. 그는 임창우가 오른쪽에서 감아올린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 방향을 틀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킬러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물꼬가 터지자 곧바로 추가골도 나왔다. 3분 후 후반 45분, 문전으로 파고들던 이재성이 태국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장현수가 침착하게 왼쪽 구석을 향해 때려 넣어 스코어를 벌렸다.

한국은 후반 들어 결승 진출을 염두에 둔듯 느슨한 플레이를 보이면서 태국에 흐름을 내줬다. 특히 후반 10분이 넘어가자 체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태국은 핀요 인피닛과 아디삭 크라이손 등 공격수들이 활기를 띠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위기의 순간 김승규가 나섰다. 그는 후반 33분 몸을 던져 송크라신 차나팁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걷어냈고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날아온 사릴 아닉 차푸이스의 절묘한 오른발슛도 펀칭으로 걷어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광종 감독은 후반 42분 이재성을 빼고 최성근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태국은 끝내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붉은악마의 반대편에 자리해 경기 내내 열띤 응원전을 펼친 수많은 태국팬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종호(오른쪽)가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벤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앞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준결승전에서는 북한이 이라크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북한은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연장 전반 5분 정일관 절묘한 왼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라 팽팽했던 균형을 깼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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