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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로드FC 이슈메이커 권아솔, 도발도 품격있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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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로드FC 이슈메이커 권아솔, 도발도 품격있게 한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25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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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수준 떨어져서 가운데 손가락 욕설"…일본 선수에게 독도-소녀상 질문하며 적대감 표시

[스포츠Q(큐) 장충=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로드FC의 '이슈 메이커' 권아솔이 다시 한번 도발했다. 이를 두고 통쾌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편해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성격이 원래 그렇다거나 개인 트레이드 마크라는 의견도 있지만 로드FC라는 국내 최고의 격투기 단체의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과연 맞는 품격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권아솔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33에서 사사키 신지와 브루노 미란다의 경기를 관전했다. 영건스 대회에서 세컨으로 나서기도 했던 권아솔은 자신의 오는 12월 타이틀전 상대가 정해지는 사사키와 미란다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 권아솔(오른쪽)이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3에서 VIP석에 앉아 사사키 신지와 브루노 미란다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사키가 2라운드 4분 50초 만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서브미션 승을 거두자 권아솔은 코를 긁는 듯 하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펼쳤다. 상대 선수를 향한 손가락 욕설은 그대로 생중계로 나갔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아솔은 "사사키가 상대의 약한 부분을 공략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재미없는 경기였다"며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의 수준은 역시 중국에서 열릴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사사키와 미란다의 경기는 너무 수준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손가락 욕설을 한 것도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에 맞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며 사사키의 마음을 긁었다.

또 권아솔의 도발은 이어졌다. 권아솔은 "사사키에게 질문을 하고 싶은데 대답에 따라 사사키가 선의의 경쟁자인지 가까이 할 수 없는 적인지가 결정된다"며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냐,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소녀상에 대한 의견은 어떠냐"고 물었다.

▲ 권아솔이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3에서 사사키 신지에게 가운데 손가락 욕설을 하고 있다. [사진=수퍼액션 중계 캡처]

권아솔의 두가지 발언에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첫번째 상대 선수의 경기를 평가절하하면서 손가락 욕설을 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링에 오르는 파이터들이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구슬땀을 흘리는지 권아솔이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모두 무시해버리고 단지 경기 수준이 떨어져 가운데 손가락 욕설을 한다는 것은 격투가로서 갖출 예의는 아니다.

관중들이 경기 수준이 낮다며 야유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관중들은 돈을 내고 경기를 보러왔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에 대한 항의를 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같은 처지의 선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업자 정신'이라는 것이 왜 있겠는가.

독도와 소녀상도 마찬가지다. "적인지 선의의 경쟁자인지 알아보겠다"며 독도와 소녀상 문제를 꺼내는 것은 사사키를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속내다. 일본 선수에게 "독도는 한국 땅이고 위안부 문제는 당연히 일본이 잘못한 것"이라는 대답이 나오길 기대하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로드FC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하려면 한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요원해졌을 때 정치 이슈를 놓고 중국 선수를 도발한다면 중국 언론들은 로드FC에 대해 반감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로드FC의 중국 진출 프로젝트에 걸림돌이 되고 현재 스폰서인 샤오미도 로드FC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 사사키 신지(위)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3에서 브루노 미란다에게 거센 공격을 하고 있다.

로드FC가 단순히 국내용 대회로 자리한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로드FC는 엄연히 세게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단체가 아닌가. 그렇다면 로드FC에서도 권아솔에 대한 입단속을 시킬 필요가 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

권아솔도 챔피언에 걸맞는 품격을 보여줘야 할 때다. 권아솔은 이전에도 최홍만에 대한 도발을 그치지 않았다. 권아솔의 도발 속에 숨겨진 의미가 틀리지 않음에도 팬들이나 언론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것은 말에 품격이 없어 거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명색이 챔피언이라면 도발도 품격있게 해야 한다. 품격있는 도발이 더 위력이 있다.

"나는 운동만 해서 독도나 소녀상 문제는 모른다"고 은근슬쩍 피해간 사사키의 답이 더 품격있게 느껴진 것은 단지 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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