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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박주호 '유럽파 중원 조합', 그 시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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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박주호 '유럽파 중원 조합', 그 시너지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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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슈틸리케호 첫 훈련에서 왼쪽 풀백 아닌 미드필더 분류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제는 수비수보다 미드필더’가 더 어울린다.

박주호(27·마인츠)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중원을 책임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7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비로소 닻을 올렸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주호(가운데)는 기성용(왼쪽)과 짝을 이뤄 공격을 풀어나가는 훈련을 소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훈련에서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눈에 띄는 점은 박주호가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엔트리에 발탁됐지만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독일로 복귀한 왼쪽 풀백 김진수(호펜하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박주호는 미드필더 조에서 족구와 미니게임을 했다. 박주호가 있어야 할 것 같던 왼쪽 풀백 자리에는 김민우와 홍철이 섰다.

박주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28년만에 금메달을 따는데 크게 기여했다. ‘측면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까지도 소화 가능한 전천후 선수’라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이광종 감독의 기대치에 100% 부응했다.

▲ 박주호는 지난 아시안게임을 통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아시안게임 결승 북한전에서 패스를 찔러넣고 있는 박주호. [사진=스포츠Q DB]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 전방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확 줄여줬다. 수비에 비중을 두다가도 날카로운 왼발 전진패스로 전방 공격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A대표팀에서 기성용이 했던 역할과 꼭 닮았다.

경기 외적으로도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최고의 와일드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든든한 존재감을 보인 박주호의 맹활약 속에 무실점에 7전 전승으로 28년을 기다려온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종종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긴 했지만 스위스 바젤 시절부터 줄곧 왼쪽 풀백을 봐왔던 선수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의 축구 지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미드필더로 변신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주호는 흰 조끼를 입고 기성용과 짝을 이뤄 훈련에 임했다. 양쪽 날개로는 이청용, 손흥민이 자리했다. 베스트 11에 해당하는 멤버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술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특정한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지만 4-2-3-1 전술을 사용하게 될 경우 더블 볼란치로 박주호를 중용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성용의 짝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박종우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한국영이 함께 했다. 둘은 넓은 시야와 패싱력을 갖춘 기성용의 뒤에서 투지로 승부를 봤던 선수들이었다.

‘슈틸리케호 1기’에 승선한 이들은 유럽 본토에서 뛰고 있는 박주호의 포지션 이동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A매치 2연전을 통해 “모든 선수를 골고루 뛰게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 여태껏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기성용-박주호 콤비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기성용은 축구대표팀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다. 이번에는 박종우와 한국영 외에 박주호가 파트너 후보로 떠올랐다.

기성용은 런던 올림픽으로, 박주호는 아시안게임으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달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언급한 대표선수로서의 전성기 나이인 ‘26~32세’에 막 접어들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각각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뛰며 ‘큰물’을 경험한 둘의 궁합이 합격점을 받는다면 내년 1월 호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제패를 노리는 한국으로선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유럽파 미드필더 조합’은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오는 10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전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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