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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동계올림픽의 이면] ① 조양호 압박과 이권 개입, '평창2018'은 누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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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동계올림픽의 이면] ① 조양호 압박과 이권 개입, '평창2018'은 누더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04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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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 예산 동계올림픽의 각종 이권 개입 … 강릉 빙상장 존치 등 정책도 오락가락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조양호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증언에 다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권 개입을 위한 조양호 위원장의 사퇴 압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야말로 최순실 일가의 이권을 위해 농단 당한 중요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무려 3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가적인 대사(大事)다. 1988 서울 하계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유치하면서 스포츠 강국으로 든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이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산 때문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13조 예산이 투입되는 동계올림픽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보다 더 심각한 적자에 시달릴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과도한 빚을 갚기 위해 몇 년, 아니 몇 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제기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져 국민을 경악케 했다. 최순실 씨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조양호 위원장 사퇴 등 조직위원회 인사에 간섭하는 등 이권 개입 의혹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조양호 전 위원장(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는 사퇴 압박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언론보도가 90% 맞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조양호 전 위원장의 시인은 충격을 더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항간에 나돌고 있는 한진해운 사태 역시 조양호 회장이 밉보인 탓이라는 일각의 의혹 또한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분위기다.

사적인 이득을 위해 국가 조직의 체계와 기강을 이렇게 흔들어도 되는 일일까? 조양호 전 위원장의 사퇴는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조양호 전 위원장의 사퇴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관련해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폭로해왔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최순실 씨가 의도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고 밝힌 뒤 "이권 개입을 하려는데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조양호 조직위원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조양호 조직위원장이 K스포츠재단에 10억 원을 출연하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이 사퇴 통보를 받은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월 조양호 조직위원장을 물러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최순실 씨 소유회사 더블루케이가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와 손잡고 3000억 원대의 경기장 오버레이(임시관중석 및 부속시설) 건설 수주를 따내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원래 오버레이 사업은 15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최순실 씨가 개입하면서 3000억 원으로 불어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직위는 지난 1일 보도 자료를 내고 "조직위원회의 사업 수주는 외부압력이나 청탁이 불가능하다"고 발 빠르게 해명했지만 많은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최순실 씨 언니인 최순득 씨의 딸, 즉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가 중심이 돼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서도 이권 개입 정황이 포착됐다. 강릉 빙상장이 당초 철거에서 존치로 바뀌는 과정에서 영재센터가 개입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사후 시설관리를 목적으로 이권에 참여한 것이다. 빙상장 존치에는 추가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문체부가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제출한 3387억8600만 원 가운데 정부 주도 평창 문화올림픽 지원 예산 290억600만 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7억 원이 ‘최순실게이트’와 연관된 사업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개폐회식 때 사용할 기술이라고 알려진 빙판 디스플레이 운영 및 갈라쇼 개최 20억 원을 비롯해 한중일 올림픽 연속개최 계기 교류사업 5억 원, K팝 행사 관련 홍보 및 네트워킹 행사 24억 원, 문화창조 융합벨트 대표 융 복합 공연 개최 18억 원, 해외 주요도시 순회 한국 예술 특집행사 30억 원 등으로 최순실 씨 측근인 차은택 씨가 주도하는 공연과 관련된 것이다.

여기에 최순실 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기업들에 거액을 요구하다 보니 정작 동계올림픽에 필요한 기업들의 스폰서 참여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한 체육인은 “가뜩이나 빛 잔치로 끝날 것으로 우려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최순실 일가가 파리 떼처럼 달려들어 조양호 전 위원장을 내몰고 단물을 빨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망신을 사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며 혀를 끌끌 찼다.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의 일부 시인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평창올림픽 농단 의혹, 앞으로 이뤄질 검찰의 수사에 전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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