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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공사' 강조했던 슈틸리케, 데뷔전 수비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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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공사' 강조했던 슈틸리케, 데뷔전 수비 합격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0 2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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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휘-김기희 중앙수비 탄탄함 돋보여…골키퍼 김진현도 김승규 못지않은 경쟁력 입증

[천안=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했던 '기초공사'는 성공적인 듯 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무실점 수비' 약속이 지켜지면서 한층 더 안정적인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초청 친선경기에서 전반 김민우와 남태희의 연속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9월 세계랭킹 60위 파라과이를 2-0으로 꺾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아 데뷔전을 기분좋게 승리했다.

파라과이는 현재 리빌딩 중이다.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최하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로케 산타크루스 같은 노장이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산타크루스를 빼면 모두 A매치 경력이 40경기 미만인 선수들로 구성됐다. 무려 15명의 선수가 A매치가 한자리 또는 아예 없는 선수들이다.

▲ [천안=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용(왼쪽)이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상대선수의 공중볼 다툼에서 이겨내며 헤딩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무실점 경기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도 있다. 하지만 파라과이 역시 이들 선수들을 바탕으로 코파 아메리카와 러시아 월드컵 남미 예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A매치 경험이 적다고는 하지만 파라과이 프로팀 또는 우디네세 등 이탈리아 세리에A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무엇보다도 한국 축구가 수비의 불안함 때문에 허무하게 실점을 하는 모습이 사라진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달 열렸던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2연전만 하더라도 좋은 경기 운영을 하다가도 한순간 역습과 실수가 겹쳐지면서 실점하는 경우가 있었다.

파라과이전에서는 이런 모습이 없어졌다. 물론 후반 들어 파라과이의 파상 공세에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 있긴 했지만 수비진들의 높은 집중력으로 위기를 넘겨냈다.

특히 이날 경기에 중앙수비로 기용된 곽태휘와 김기희는 함께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거의 없지만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또 이날 골문을 지킨 골키퍼 김진현은 수차례 선방을 펼치며 김승규 못지 않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집을 지을 때는 지붕을 먼저 짓지 않고 기초를 탄탄히 해야 한다"며 "공격을 잘하면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는 격언이 있다. 이것을 실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대표팀 명단을 보면 수비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대표팀 수비를 신뢰하고 이들의 활약에 따라 보완해나갈 것"이라며 "수비 안정을 증명하는 유일한 것은 무실점이다. 무실점으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 [천안=스포츠Q 최대성 기자] 골키퍼 김진현(오른쪽)이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상대선수의 공격 시도를 막아내고 있다.

그리고 하루만에 슈틸리케 감독은 그 약속을 지켜냈다. 전반과 달리 후반 들어 상대 선수를 놓치고 패스가 끊기면서 여러 차례 위기가 찾아왔지만 수비는 탄탄했고 빈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파라과이를 이끈 빅토르 헤네스 감독은 "한국의 수비는 조직적이었고 골키퍼가 인상적이었다"며 "우리가 여러 공격기회를 맞았지만 골키퍼가 잘 막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전반전은 좋았지만 후반전에는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어서 생동감을 잃었고 공을 많이 뺏기면서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많이 연출했다"며 "실제로는 6-3 정도가 될 수 있는 경기였지만 우리도 기회를 많이 놓쳤고 수비가 뛰어났던데다 골키퍼의 선방이 너무 좋았다"고 평가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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