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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 김민우·남태희, 깜짝 연속골로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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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 김민우·남태희, 깜짝 연속골로 부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1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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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팽팽한 접전서 연속 두 골 합작…파격 기용 슈틸리케 감독에 눈도장

[천안=스포츠Q 박상현 기자] 깜짝 선발 기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내밀었고 선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하나가 아닌 둘이다. 김민우(24·사간 도스)와 남태희(23·레퀴야)였다.

김민우와 남태희는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전반 나란히 두 골을 합작하며 2-0으로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민우와 남태희는 당초 축구팬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김민우는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하면서 수비적인 역할만 맡았다. 특히 왼쪽 공격에는 이미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김민우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 [천안=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민우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 평가전에서 기회를 놓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남태희도 마찬가지. 그가 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이명주(25·알아인)가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더 많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에서 감독을 하던 시절 옆집에서 살던 남태희를 보면서 한국 축구에 깊은 감명을 받은 인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선수를 내세워도 자기 몫을 다해줄 것이라는 강한 신뢰감이 있었다"며 손흥민과 이명주 대신 김민우와 남태희를 선택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낸데다 장시간 비행을 했기 때문에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안됐다"며 손흥민을 선발로 제외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들에게 기회는 찾아왔고 단 한번의 기회에서 그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민우는 극적이다. 단 한 번의 슛으로 선제결승골을 넣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잡았기 때문이다. 김민우는 이 골로 A매치 7경기만에 데뷔골을 신고했고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김민우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훈련할 때는 수비였는데 오늘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사실 나도 경기 전까지 어느 포지션을 맡을지 몰랐다"며 "감독님의 지시에 약간 놀라긴 했지만 소속팀에서 줄곧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 [천안=스포츠Q 최대성 기자] 남태희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남태희는 홍명보 전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설움을 한꺼번에 털어버리며 '슈틸리케 황태자'로 주목받았다. 종종 감독의 대표팀 데뷔전에서 골을 넣는 선수가 황태자가 되곤 하는데 둘 중 남태희가 황태자에 더욱 가까워 보인다.

남태희는 이날 중앙과 왼쪽, 오른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파라과이 수비를 휘저었고 결국 전반 32분 이청용과 이용을 거쳐온 패스를 슬라이딩하며 골로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남태희가 왜 '중동의 메시'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남태희는 아직 말을 아낀다.

남태희는 "슈틸리케 황태자라는 말은 좀 더 경기를 해봐야 한다. 감독님께서도 오늘 선발로 나선 11명만이 아니라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나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는데 골까지 넣었다. 감독님께서 따로 불러 유기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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