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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LPGA 신인왕 품은 전인지, '10호 골프한류'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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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LPGA 신인왕 품은 전인지, '10호 골프한류' 날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1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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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타수상 '베어트로피'도 함께 도전…현재 세계랭킹 3위, 한국인 선수 LPGA 전성시대 견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지난해 US 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메이저 퀸'으로 이름을 처음 올린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자신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다. 박세리(39·은퇴) 이후 한국인으로서 10번째 신인왕에 올랐거니와 최소타수상인 베어트로피에도 함께 도전하며 자신의 미국 풀타임 1년차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 6540야드)에서 벌어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50만 달러) 1라운드가 끝난 뒤 신인왕에게 주어지는 신인상 트로피를 안았다.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지었던 전인지는 이로써 1998년 박세리 이후 신인상 트로피를 받은 10번째 태극낭자가 됐다. 박세리의 첫 수상 이후 1999년 김미현(39·은퇴), 2001년 한희원(38·은퇴), 2004년 안시현(32·골든블루), 2006년 이선화(30), 2009년 신지애(28·스리본드), 2011년 서희경(30·하이트진로), 2012년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지난해 김세영(23·미래에셋) 등이 신인왕에 올랐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한국명 고보경)까지 합치면 지난 19년 동안 한국계 선수가 무려 11번이나 신인왕에 올랐다.

전인지는 수상 연설에서 "줄리 잉스터, 안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등 신인상을 받은 선수들이 LPGA 세계 명예의 전당에 올랐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제 이름이 이런 훌륭한 선수들 옆에 나란히 새겨진다니 무척이나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처음 가보는 코스들, 장거리 이동, 영어 공부 등 신인으로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그동안 내게 많은 지원을 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전인지의 올 시즌은 화려했다. 시즌 초반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히긴 했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를 이겨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퀸 대관식을 치른 전인지는 LPGA 투어 도전으로 자신의 골프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부상이라는 시련을 딛고 신인왕에 올랐기에 전인지의 올 시즌은 더욱 빛난다.

세계여자프로골프 랭킹인 롤렉스 랭킹에서 전인지는 3위로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뒤로 밀린 사이 전인지가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까지 뛰어 올랐다. 리디아 고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1,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인지가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다.

또 전인지는 박인비, 김세영, 양희영(28·PNS) 등과 함께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골프 한류'의 위상을 확인한 리우 올림픽에서 전인지는 호주 동포 오수현 등과 함께 공동 13위에 오르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전인지가 올림픽에서 얻은 값진 경험은 다시 한번 메이저 퀸에 등극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올림픽을 계기로 기량이 업그레이드된 전인지는 지난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역대 메이저 최소타인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하며 우승컵에 키스했다. 자신의 LPGA 1, 2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 우승컵으로 장식했다. 당연히 신인왕은 전인지의 몫이었다.

전인지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트로피에 도전한다. 바로 시즌 평균 최소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어 트로피다. 이를 받은 역대 한국선수는 2003년 박세리, 2004년 박지은(37·은퇴), 2010년 최나연(29·SK텔레콤), 2012년과 지난해 등 2번이나 받은 박인비 등 단 4명에 불과하다. 전인지가 베어 트로피까지 받으면 한국 선수로 5번째 수상이 된다.

▲ 전인지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열린 롤렉스 LPGA 시상식에서 그린 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PGA 공식 페이스북 캡처]

현재 평균 69.632타로 리디아 고(69.611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전인지가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에 4타 이상 앞설 경우 베어 트로피를 받을 수 있다. 신인왕에게 수상하기 시작한 1962년 이후 베어트로피를 받은 신인왕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단 1명뿐이다. 전인지가 베어 트로피까지 받게 된다면 대기록을 달성하는 셈이다.

LPGA 무대에서 화려하게 날아오른 '플라잉 덤보' 전인지는 올해 신인왕 타이틀로 자신의 시대를 확실하게 열었다. 박인비가 너무나 눈부셨던 전성기 기량을 되찾기 쉽지 않고, 리디아 고의 상승세가 끊겼다고 봤을 때 내년 LPGA 무대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웅할거의 시대에서 압도적인 포인트로 신인왕에 오른 전인지가 자신의 시대를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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