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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압박 살아났지만 압박 푸는 법은 몰랐던 슈틸리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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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압박 살아났지만 압박 푸는 법은 몰랐던 슈틸리케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4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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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축구 맞대결서 코스타리카에 완패…공간 주지 않는 촘촘한 플레이서 코스타리카가 한 수 위

[상암=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압박과 압박이 제대로 맞부딪혔다. 그러나 압박축구에서 코스타리카가 한 수 위였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이동국(35·전북 현대)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셀소 보르헤스(26·AIK)에게 2골을 내주고 오스카 두아르테(25·클럽 브루헤)에게 쐐기골을 내주면서 1-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축구대표팀에 희망적인 것은 압박축구가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압박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무더기 골을 허용했던 모습은 사라졌다.

코스타리카에게 3골을 내준 것도 수비 조직력의 문제였지, 미드필드에서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브라질 월드컵처럼 미드필드에서 공간을 내주면서 돌파를 당하는 모습은 없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흥민(왼쪽)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후니오르 디아스의 태클을 피해 이동국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 상대 압박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침착함과 골 결정력

하지만 코스타리카 역시 압박으로 나왔다.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은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이 공을 잡고 나아가려고 할 때면 어김없이 태클이 들어오거나 간격을 좁히면서 수비를 진행했다. 공격수로 나선 조엘 캠벨(22·아스널)까지 미드필드부터 한국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며 공격 속도를 지연시켰다.

파울로 완초페(38) 감독대행은 이 모습에 대해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공간을 잘 좁혀가면서 압박을 잘했다"며 "한국 역시 공간 압박을 잘하고 공간을 줄이는 수비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두 팀 모두 압박축구가 잘됐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에서 한 골과 세 골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완초페 감독대행은 침착함의 차이를 이유로 들었다.

완초페 감독대행은 "압박축구끼리 맞붙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분함과 침착함"이라며 "코스타리카는 빠르게 압박에서 탈출하고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정확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한국처럼 압박하는 팀에는 침착함과 빠르게 압박을 탈출하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흥민(오른쪽)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수비의 저지를 받으며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슈틸리케 감독 "너무 점잖은 플레이, 수비수가 공간을 많이 내줘"

완초페 감독대행의 조언대로라면 한국축구가 코스타리카에 완패를 당한 것은 침착함이 떨어져 빠르게 압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압박은 되살아났지만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 방법까지는 아직 숙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 수비수들이 공간을 많이 내줬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적인 두 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화려한 축구를 보여주긴 했지만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너무 점잖게 경기를 한다"며 "일대일 상황에서 수비가 빠르게 대응하지도 못했고 상대 공격수와 멀리 떨어져서 수비를 한다"고 말했다. 상대 공격수와 멀리 떨어진다는 얘기는 그만큼 공간을 많이 내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하프타임 쉬는 시간에 수비를 잘하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자고 했는데 후반 2분만에 실점해서 화가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기성용(왼쪽에서 두번째)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오스카 두아르테(오른쪽)과 볼다툼을 하고 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가운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가운데 수비가 그대로 뚫려서 실점하는 장면이 많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얘기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운데 미드필더와 가운데 수비수까지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운데"라며 "오늘 경기의 경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장현수(23·광저우 부리)의 플레이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축구대표팀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것은 명확해졌다. 압박은 되살아났지만 조금 더 간격을 좁히면서 '점잖은 플레이' 대신 축구 규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다소 거칠어질 필요가 있고 상대의 압박을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상대를 압박하는 것은 조금 더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린다면 해결될 수 있지만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 것은 개인기가 아닌 조직력이 필요한 문제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 기성용(25·스완지 시티) 등 수비와 공격의 핵심 미드필더들이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가면서 상대 압박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력이 필요하다. 이제 막 A매치 데뷔 2연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이 다음달 원정 A매치 2연전까지 어떤 묘수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상암=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동국(왼쪽)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다미드 라미레스의 수비를 받으며 드리블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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