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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1기' 퍼즐 조합, 왼쪽만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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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1기' 퍼즐 조합, 왼쪽만 맞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5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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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김민우·손흥민 경쟁력 확인 소득…구자철 빈자리 남태희도 제몫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의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짧게는 내년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바라보고 길게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의 첫 출발은 비교적 순탄했다.

파라과이와 경기에서 2-0으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축구대표팀은 코스타리카전에서 기량차를 보이며 1-3으로 졌지만 나름 소득이 있었다.

대표팀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에서 이동국(35·전북 현대)이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분전했지만 1-3으로 진 가운데 왼쪽 측면 퍼즐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한국 손흥민(오른쪽)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코스타리카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사진=스포츠Q DB]

◆ 고민이었던 왼쪽 풀백, 박주호 등장으로 해결

그동안 왼쪽 측면은 공격에서는 큰 걱정이 없었지만 수비가 문제고 걱정이었다.

박지성(33·은퇴)이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한동안 붙박이가 없었던 왼쪽 측면 공격에는 확실하게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자리잡았다.

대표팀의 에이스 자리까지 굳히고 있는 손흥민은 첫 경기인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출전했지만 코스타리카전에는 선발로 나서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동국의 전반 추가시간 득점 장면에서는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스타가 된 케일러 나바스(28·레알 마드리드)를 속이는 패스로 이동국이 빈 골문을 향해 득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여기에 왼쪽 측면 수비수를 확실하게 찾으면서 대표팀의 큰 숙제를 하나 풀어줬다. 바로 박주호(27·마인츠05)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던 박주호는 단 15분의 출전만으로도 확실한 왼쪽 풀백감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무작정 막는 것보다 상대 선수가 공을 잡지 못하도록 미리 자리를 잡는 모습에서 안정적인 수비능력을 보여줬고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서도 큰 도움을 줬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손흥민이 약간 중앙쪽으로 공격을 치중하는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박주호가 완전히 장악했다.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 뿐 아니라 중거리 슛까지 때리며 대표팀의 확실한 왼쪽 풀백 주전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박주호는 전반 15분 상대의 태클에 오른쪽 발목을 접질리면서 17분만에 교체 아웃됐지만 그의 커보이는 공백은 박주호가 얼마나 맹활약했는지를 보여줬다.

김민우(24·사간 도스)의 발굴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파라과이전에서 전반 27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 첫 골을 넣은 김민우는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부상으로 물러난 박주호를 대신해 왼쪽 측면 수비를 맡았다. 박주호보다 안정감은 약간 떨어졌지만 공격과 측면을 모두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자원이라는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 기성용은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주장완장을 차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샀다. 기성용은 파라과이전에서 한국영, 코스타리카전에서 장현수와 호흡을 맞추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몫을 다했다. [사진=스포츠Q DB]

◆ 기성용 확실한 한자리, 장현수·한국영 수비 MF 제몫

또 슈틸리케 감독의 관심을 산 선수는 바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이었던 장현수(23·광저우 부리)다.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기성용(25·스완지 시티)과 함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한 장현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무실점 우승의 주역답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장현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칭찬했다.

2경기 연속 주장완장을 차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기성용이 계속 붙박이로 활약한다면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역시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다고 볼 수 있다. 기성용이 확실한 한 자리를 꿰차고 있음을 볼 때 장현수와 한국영(24·카타르SC)이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 된다.

또 코스타리카전 후반에는 기성용을 공격쪽으로 위로 올리고 한국영과 장현수가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이 역시 새로운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박주호 역시 왼쪽 풀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소속팀인 호펜하임의 요청으로 A매치에 뛰지 못한 김진수(22)까지 왼쪽 풀백 물망에 올라있기 때문에 왼쪽 풀백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는 자원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른쪽은 아직까지 불안하다.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A매치 2연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오른쪽 풀백은 슈틸리케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이용(28·울산 현대)이 파라과이전에 나섰지만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했고 코스타리카전 선발인 차두리(34·FC 서울) 역시 예전의 돌파력을 보여주기엔 미흡했다. 차두리의 경우 벌써 30대 중반으로 체력적인 면에서 서서히 떨어질 때가 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음달 요르단, 이란으로 이어지는 A매치 원정 2연전을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오른쪽 풀백감을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손흥민(오른쪽)의 경우 이번 A매치 2연전을 통해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확실한 경쟁력을 발휘했지만 오른쪽 풀백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믿음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사진=스포츠Q DB]

◆ A매치 2연전 기용되지 못했던 김승대, 다음달 활약 주목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한자리에서는 남태희(23·레퀴야)가 비교적 구자철(25·마인츠)이 빠진 공백을 잘 메웠다. 카타르 리그에서 '중동의 메시'라고 불릴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는 남태희는 A매치 2연전에서 비교적 제 몫을 잘해줬다.

원톱감은 이동국(35·전북 현대)이 여전히 앞서있는 형국이지만 김승대(23·포항)가 단 한번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앞섰다고 볼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승대를 내보내지 않은 이유로 "김승대를 안내보낸 것이 아니라 못내보낸 것"이라며 "코스타리카전과 같은 경우 이동국이 헤딩으로 떨어뜨려주는 전술이 유효했기 때문에 90분 풀타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볼 때 김승대는 다음달 A매치 2연전 가운데 최소 한 경기에서는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중앙 수비수에서는 김주영(26·서울)의 활약이 비교적 좋았지만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은 안정적인 수비가 다소 미흡했다. 골키퍼에서는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 파라과이전 선방으로 주목을 받은 가운데 김승규(24·울산)도 선전했지만 3실점하면서 경쟁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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