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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물결' 장애인아시안게임도 뜨거운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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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물결' 장애인아시안게임도 뜨거운 한일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7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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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AG D-1] 휠체어럭비·휠체어농구·뇌성축구 등서 메달 색깔 놓고 격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웃 나라와 이웃 지역과 대결은 늘 '더비 매치'라고 해서 양보없는 뜨거운 경쟁이 벌어진다. 하물며 한국과 일본의 대결이라면 더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도 말할 것도 없다.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장애인스포츠에서도 양보가 없다. 오는 18일부터 인천 전역과 인근 도시에서 벌어지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미 김락환(62) 장애인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장은 일본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김락환 선수단장은 지난 8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시연회에서 "요즘 일본이 너무 막나간다. 막나가는 일본에게 종합 2위를 뺏길 수 없다"며 "한국과 일본의 실력차는 백짓장 하나에 불과하다. 일본이 종합 2위를 위해 이번 대회를 철저하게 했다고 들었다.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한국 휠체어 테니스는 세계 랭킹 1위인 구니에다 신고의 아성에 도전한다. 구니에다는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단복식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 휠체어 테니스 세계 1위 구니에다 넘어라

휠체어 테니스 종목에는 남자 세계 랭킹 1위 선수가 출전한다. 바로 일본 휠체어 테니스의 특급 스타인 구니에다 신고(30)다.

9살 때 척수종양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구니에다는 현재 '휠체어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로 불릴만큼 휠체어 테니스에서는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사실상 그를 당할 자는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니에다는 지난달 끝난 US 오픈에서도 휠체어 테니스 단식과 복식을 모두 이겼다. US 오픈에서는 구스타보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 세계 4위)를 2-0으로 간단하게 꺾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복식에서도 세계 랭킹 2위인 스테판 우데(프랑스)와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올랐다.

2006년 10월 9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줄곧 순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그는 베이징 패럴림픽 단식 금메달과 런던 패럴림픽 단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좀처럼 범접할 수 없는 구니에다의 아성에 이하걸(42·달성군청)이 도전한다.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그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각종 휠체어 테니스대회에서 단복식을 모두 휩쓴 국내 휠체어 테니스의 1인자다.

이하걸은 "현재 남자 휠체어 테니스의 세계 최고가 일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한국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일본과 실력차는 분명 있지만 최근 대만에서 열렸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자신감이 있는데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손에 넣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하걸은 자신의 강점인 오른손 포핸드 스트로크를 더욱 살리면서 취약한 백핸드를 보완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구니에다를 상대해봤던 그이기에 세계 1위를 잡는 대이변을 일으키지 말란 법도 없다.

8강에서 일본 선수에 져 물러났던 이하걸 외에도 광저우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오상호(34·달성군청) 역시 이번 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또 지난 광저우 대회 여자부에서 1번 시드를 받고도 8강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박주연(34·스포츠토토) 역시 4년 전 따내지 못했던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 종목에서도 가나코 도모리(39) 등 일본 선수가 강세여서 뜨거운 한일전이 예상된다.

▲ 지난 7월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에서 세계 6위에 오른 한국은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과 이란 등을 제치고 금메달을 노린다. [사진=스포츠Q DB]

◆ 휠체어 농구·휠체어 럭비, 아시아 1인자 자리 뺏는다

지난 7월 열린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에서 6위라는 성과를 거둔 한국 휠체어농구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을 꺾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시아 1인자는 일본이다. 한국이 멕시코, 독일, 이탈리아 등 서구 강호는 물론이고 일본, 이란 등 아시아권 강자들도 줄줄이 격파하고 8강까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최강은 일본, 이란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꺾은 것이 무려 30년 만의 일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도전자는 한국이다.

한국 휠체어농구는 아태장애인경기대회였던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년 콸라룸푸르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고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에 그쳤다. 역시 이유는 일본 때문이었다. 광저우 대회에서도 4강전에서 일본에 48-72로 완패했다.

그런 점에서 인천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을 꺾은 것은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다시 한번 같은 장소에서 일본을 만난다는 것은 한국 휠체어농구팀에 큰 자신감을 준다.

▲ 한국 휠체어럭비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일본 전력에 떨어진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휠체어럭비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뜨거운 맞대결이 예상된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휠체어 럭비에서도 아시아 최강은 역시 일본이다.

아직까지 한국의 휠체어럭비는 걸음마 단계다. 아시아에서 휠체어럭비를 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 2012년까지는 국제휠체어럭비연맹이 발표하는 세계 랭킹이 한국과 일본 말고도 중국이 잡혀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랭킹에서 사라졌다.

한국은 아직 패럴림픽 본선에 올라본 적이 없다. 패럴림픽 뿐 아니라 세계휠체어럭비선수권에도 참가한 적이 없다. 이웃나라 일본은 2010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르고 올해 열렸던 대회에서도 4위를 차지하는 등 휠체어럭비에서 앞서가고 있다.

지난 8월 10일 국제휠체어럭비연맹이 발표한 26개국 세계 랭킹에서 일본이 4위, 한국이 24위에 있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 휠체어럭비를 하는 나라가 많지 않은 만큼 일본과 대등하게 싸워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 이재우(왼쪽)-장혜정 커플은 한국 휠체어댄스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할 정도로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휠체어댄스스포츠에서도 한국, 일본, 홍콩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 휠체어댄스스포츠도 한일 맞대결

휠체어댄스스포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화합의 스포츠다. 특히 남녀 커플로 치러지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줄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재우(20·용인대)와 장혜정(37·대구)은 휠체어댄스스포츠에서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4년 전부터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재우-장혜정 커플은 국내 1인자로 평가받는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댄스스포츠를 접한 이재우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전국 대회에 출전했고 고교생 때는 전국체전 메달까지 수상한 댄스스포츠계의 꿈나무였다.

이후 이재우는 4년 전부터 휠체어댄스스포츠로 전향,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장혜정은 4살 때 배꼽 아래 감각을 모두 잃은 장애인으로 2001년 처음 댄스스포츠를 접한 뒤 본격적으로 선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4년 전 휠체어댄스스포츠로 전향한 이재우와 호흡을 맞추며 지난해 독일 세계대회와 러시아 세계대회 등에서 입상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 종목에서는 홍콩의 전력도 만만치 않지만 역시 전력이 평준화된 일본이 강력한 라이벌이다. 지난 8월 대만에서 열렸던 타청컵 휠체어댄스스포츠에서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내는 동안 일본도 동메달을 획득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타청컵에 출전했던 이영호(35)-이은지(25·이상 울주군)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에 한일 댄스스포츠 열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 휠체어 펜싱에서는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장동신이 출전한다. 휠체어 펜싱에서는 중국, 홍콩 등 기존 강국 외에 일본의 도전이 매섭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휠체어 펜싱 종목에서는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장동신(39·강원도청)이 출전한다. 장동신은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휠체어 펜싱 종목에서도 중국, 홍콩 등 기존 강국 외에 일본의 도전이 매섭다.

또 런던 패럴림픽 육상 은메달리스트인 전민재(37)도 가토 유키와 100m와 200m에서 맞붙을 예정이어서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역도에서도 모든 체급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한국 뇌성축구(7인제)대표팀 역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의 벽을 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란의 금메달이 확실한 이 종목에서 일본을 넘어 은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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