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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기록 그 뒤안엔' 염경엽 감독이 보여준 '염갈량'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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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기록 그 뒤안엔' 염경엽 감독이 보여준 '염갈량' 마법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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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끊임없는 노력이 그 비결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 감독 2년차에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위대한 성과를 올린 염경엽(46) 넥센 감독의 별명은 중국 삼국시대 전략가 제갈량의 이름을 딴 ‘염갈량’이다.

감독 2년차에 불과한 염경엽 감독에게 어떻게 이런 별명이 붙을 수 있었을까. 염 감독은 2008년 창단 후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을 몰라보게 바꿔 놨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은 17일 목동 SK전에서 7-2로 이기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 지었다. 넥센 창단 이래 가장 높은 순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염 감독이다.

기존 구단처럼 대기업이 야구단을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이 아니었던 넥센은 창단 초기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했다. 때문에 주축 선수들이 현금 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넥센이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 수밖에 없었는 이유였다.

▲ 염경엽(왼쪽 세번째) 감독은 다른 팀에서 외면당했던 박병호와 서건창 등을 발굴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키웠다. [사진=뉴시스]

◆ 서건창-박병호, 염경엽표 화수분야구 결정체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없는 자원들 속에서도 슈퍼스타들을 키워냈다. 그 중에는 이전 소속팀에서 외면당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17일 SK전에서 프로야구 역대 최초 200안타를 달성한 서건창(25)이 가장 큰 예다. 서건창은 2007년 8월 2008년 신인지명회의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뒤 LG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1군에서 한 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그 길로 군입대를 택한 서건창은 현역병으로 2년간 복무한 뒤 2011년 테스트를 통해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 입단 이후 주전자리를 꿰찬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을 수상한 뒤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올시즌 200안타와 함께 타격 3관왕(타율, 최다안타, 최다득점)에 오르며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11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50홈런 시대를 연 박병호(28)도 염 감독표 화수분 야구의 결정체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한 박병호는 상무 시절을 포함한 7년 동안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2011시즌 도중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다.

넥센에서 꾸준히 주전 기회를 부여받은 박병호는 이듬해 홈런왕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그는 31홈런을 때리며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고 타점 105개, 장타율 0.561로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이듬해 역시 홈런(37개), 타점(117개), 장타율(0.602)에서 1위에 오르며 3관왕의 주인공이 된 박병호는 올해도 홈런(52개)과 타점(124개)에서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 염경엽 감독이 17일 목동 SK전에서 1회말 시즌 최초의 200번째 안타를 때려낸 서건창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염 감독의 화수분 야구는 마운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영건 불펜 듀오 한현희(21)와 조상우(20)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 홀드왕에 오르며 넥센의 불펜 에이스로 떠오른 한현희는 올시즌 역시 31홀드로 1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홀드왕의 영광을 안았다. 사이드암으로서 직구 구속이 시속 150㎞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진다. 두둑한 배짱과 강한 정신력은 보너스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은 한현희는 앞으로도 넥센 불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던 조상우는 올시즌 부상으로 두 달 동안이나 자리를 비웠음에도 6승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필승계투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전 선수들이 한 단계씩 성장하니 팀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넥센은 지난해보다 6승을 더 보태며 승패마진 +30으로 올시즌을 마쳤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이 또 커리어 하이를 찍게 해야 한다”면서 “항상 발전하고 좋아지는 팀이다. 여기가 종착역이 아니다. 우린 아직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 염경엽 리더십, 넥센 고공행진의 촉매제

넥센이 창단 첫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자 염 감독의 리더십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모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데이터에 근거한 라인업과 작전을 짜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는 항상 메모하며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승리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감독실에 꽂혀 있는 야구관련 서적도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는 감독인지 알 수 있게 한다.

▲ 넥센 선수단이 17일 목동 SK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원리 원칙에 의한 선수단 운영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어떤 상황이건 평등하게 선수들을 대한다는 염 감독은 선수가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팀의 원칙을 반했을 때는 불호령을 내린다. 자기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들에게도 엄포를 내리는 염 감독이다.

그가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리원칙을 가지고 야구를 한 결과 넥센은 홈 최종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미 순위가 정해져 있었기에 몸을 사릴 수도 있었지만 염 감독은 이날 타선을 베스트 라인업으로 가동했고 마운드도 외국인 선발투수와 필승조를 썼을 정도로 평소와 다름없는 경기를 운영했다.

최종전 승리 후 염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비록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단과 프런트간 소통이 잘 이뤄져 2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은 도전이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며 “도전 정신을 가지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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