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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타고투저의 절정 '3할 타자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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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타고투저의 절정 '3할 타자 인플레이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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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6명이 3할 타율, 지난해보다 20명 증가…평균자책점 3점대는 겨우 6명, 9명 줄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으로 기록됐다. 바로 지난해 성적만 비교해도 방망이는 불이 붙었지만 마운드의 높이는 낮아졌다.

17일 경기를 끝으로 팀마다 128경기씩의 2014 시즌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가운데 수준급 타자의 기준점이 되는 3할 타자가 무려 36명이나 탄생했다.

지난해와 비교만 하더라도 3할 타자의 희소성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는 정확하게 3할을 기록한 최진행(한화)까지 3할 타자가 16명이었지만 올 시즌은 무려 36명으로 20명이나 늘어났다. 최근 가장 많았던 2010년의 20명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1년의 14명, 2012년의 13명과 비교해도 얼마나 많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 넥센 서건창은 201개 안타로 프로야구 사상 최초 2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4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도루 부문 3위를 차지했다. [사진=스포츠Q DB]

◆ 30개팀 있는 메이저리그보다도 19명이나 많아

그러다보니 자신이 3할을 기록했다고 자랑만은 못할 것 같다. 무려 30개팀이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3할 타자가 17명에 불과하다는 점만 비교하더라도 3할 타자라는 타이틀은 다음 시즌을 위한 몸값 협상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홈런 역시 마찬가지. 30개 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박병호(넥센, 52개), 강정호(넥센, 40개), 에릭 테임즈(NC, 37개), 이승엽(삼성, 32개), 야마이코 나바로, 최형우(이상 삼성, 31개), 나성범(NC, 30개) 등 7명이나 됐다. 지난 시즌 30홈런을 친 선수는 37개로 홈런왕을 차지했던 박병호 뿐이었다.

이와 함께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이 56개의 홈런을 친 이후 11년만에 50홈런 타자가 됐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50홈런을 친 타자는 이승엽(1999년 54개, 2003년 56개)과 박병호 뿐이다.

또 강정호는 40개의 홈런을 침으로써 역대 프로야구 유격수 부문 최다 홈런 신기록을 함께 세웠다. 박병호와 강정호가 합작한 홈런만 92개나 된다.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의 활약을 앞세워 한 시즌 199홈런을 때려냈다.

▲ 52개의 홈런을 때려낸 넥센 박병호는 이승엽 이후 11년만에 5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와 함께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 DB]

여기에 삼성은 30개 홈런 이상을 때린 선수 3명을 배출했다. 이승엽과 나바로, 최형우가 기록한 홈런 합계만 94개다. 여기에 중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박석민(27개)의 홈런가지 합치면 121개나 된다. 네 선수의 홈런 합계가 롯데, KIA와 같고 SK(115개), 두산(108개), 한화(104개), LG(90개)보다 더 많다.

◆ 서건창, 전무후무 200안타 대기록 달성…도루도 47개로 3위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대기록은 서건창(넥센)의 역대 최초 200안타 대기록이다.

128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201개의 안타를 때려낸 서건창은 경기당 평균 1.57개의 안타를 기록했다는 계산이다. 2경기에서 3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서건창은 페넌트레이스 경기의 절반이 넘는 66경기에서 2안타 이상의 멀티히트 기록도 만들어내며 타율 0.370으로 타격왕까지 차지했다.

김상수(삼성)는 5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에 올랐다. 특히 김상수는 리드오프인 1번 타자가 아닌 주로 9번 타자로 출전해 50도루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9번 타자는 1번 타자보다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적기 때문에 도루 경쟁에서 그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박민우(NC)가 50도루로 2위에 올랐고 서건창(넥센)도 48개 도루로 3위를 차지했다. 서건창은 1번 타자의 최대 덕목인 타율, 최다안타, 도루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다.

▲ 삼성 김상수는 9번 타자임에도 52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도루왕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 DB]

◆ 규정이닝 채운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 6명

반면 투수는 불방망이에 맥을 추지 못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의 선수가 불과 6명에 불과하다. 모두 9개팀이기 때문에 세 팀은 3점대 투수도 없었다는 뜻이다.

릭 밴덴헐크(삼성)이 3.18의 평균자책점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김광현(SK, 3.42), 앤디 밴헤켄(넥센, 3.51), 찰리 쉬렉(NC, 3.81), 더스틴 니퍼트(두산, 3.81), 코리 리오단(LG, 3.96)만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48로 1위였던 찰리는 무려 1.4점이나 높아졌고 2.88로 2위에 올랐던 이재학(NC)은 4.21로 훌쩍 뛰어올랐다. 지난해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3명의 선수를 포함해 무려 15명이 3점대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은 9명이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의 22승 이후 7년만에 20승 투수가 탄생했다. 밴헤켄이 31경기에 등판, 20승 6패를 기록했다.

▲ 넥센의 앤디 밴헤켄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7년만에 20승 투수가 됐다.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넥센의 든든한 타격지원을 받으며 20승 투수가 됐다. [사진=스포츠Q DB]

◆ 1점대 평균자책점 마무리 '실종', 봉중근이 2.90으로 가장 뛰어나

뜨거운 방망이에 희생된 쪽은 선발투수보다 구원투수다.

마무리 투수라면 평균자책점 3점대만 되더라도 '낙제'라고 말하지만 워낙 마운드가 난타당하다보니 3점대를 넘기는 마무리가 수두룩했다.

올시즌 32세이브를 챙긴 손승락(넥센)의 평균자책점은 4.33이나 됐으며 메이저리그까지 도전했던 임창용(삼성)은 31세이브를 챙겼지만 평균자책점이 5.84나 됐다. 특히 임창용은 가장 많은 9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4연패가 순탄치 않음을 예고했다.

30세이브를 기록한 봉중근(LG)만이 2.90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했을 뿐 세이브 10개 이상을 올린 8명의 선수 가운데 무려 7명이 3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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