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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을 이유 없는 NC, 역대 사례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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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을 이유 없는 NC, 역대 사례가 보여준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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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5판 3승제 준PO서 2번이나 뒤집기 경험, 시즌 4할대 승률팀 PO 진출 사례 없어

[창원=스포츠Q 민기홍 기자] 초보 티가 역력했다. 그렇게 첫 판을 허무하게 내줬다.

NC는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13으로 완패했다. 1회초 내준 6점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았다. 홈팬들 앞에서 맞이한 공룡의 첫 가을 잔치의 시작은 실패로 끝났다.

LG의 기세가 대단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NC가 기죽을 필요가 없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룡 군단은 슬로건 ‘거침없이 가자’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면 된다.

◆ 긍정적인 역대 사례들, 뒤집기가 가능한 이유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83%(19/23)다. LG가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7번(2005, 2008~2013) 중 4번이나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올라갔다. 지난해 두산도 넥센에 1,2차전을 내주고 시리즈를 뒤집었다.

4번의 사례 중 2번은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이 해낸 것이었다. 2009년 두산은 롯데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주고 3경기를 내리 잡았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패 뒤 3연승을 거두며 또 롯데를 울렸다. 과거 3판 2선승제로 진행되던 때와는 달리 1차전의 중요성의 그리 크지 않다는 의미다.

LG는 4할대 승률(0.492)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승률 5할이 안 되는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1991년 롯데, 1998년 OB, 2001년 한화, 2009년 롯데 등 4팀이 있었다. 이들이 우승으로 가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객관적 전력 열세를 뒤집기 어려웠다는 증거다.

▲ [창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NC는 슬로건대로 거침없이 가면 된다. 정규리그 기록들과 역대 사례는 NC가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NC는 2014년 승패마진 +13(70승57패1무)을 기록했다. -2를 기록한 LG(62승64패2무)보다 분명 강한 팀이다. 737득점을 올려 LG보다 69번 더 홈을 밟았고 143개의 홈런으로 LG보다 53번 더 아치를 그렸다. 154개의 도루로 49번이나 더 베이스를 훔쳤다. 정규리그 성적처럼 하던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

◆ 노히트노런 찰리 등판, 마산이 생소한 리오단 

2차전 선발이 찰리 쉬렉이라는 점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찰리는 이번 시즌 28경기 12승8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한 승수는 1승(2패)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52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 무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LG전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 [창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2차전 선발은 찰리다. 그는 지난 6월 LG를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 6월24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무피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적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외국인 1호, 2000년 송진우(한화) 이후 14년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상대 투수 코리 리오단은 2014 시즌 28경기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NC전에서는 매우 강했다. 2번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60의 짠물피칭을 했다. 15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을 뿐이다. 찰리의 노히트노런이 나온지 이틀 후 잠실 NC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리오단은 마산구장에서 등판한 경험이 없다. 마산구장 펜스까지의 거리는 좌우 97m, 중앙 116m로 좌우 100m, 중앙 125m인 잠실보다 훨씬 짧다. 극강의 투구를 했다고는 하지만 파워 있는 타자들이 중심타선에 포진한 NC로서는 마산에서 리오단을 상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 손맛 본 나성범-이호준, 대패 속 희망적인 요소들 

비록 패하긴 했지만 팀내 간판 타자인 나성범과 이호준이 손맛을 봤다는 점은 호재다. 나성범은 2회말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을 좌월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호준은 9회말 당겨서 대포를 쏘아올렸다. 에릭 테임즈도 2안타를 때려냈다.

▲ [창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나성범은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모창민, 손시헌까지 4번타자부터 8번타자까지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득점권에서 9타수 2안타에 그쳤던 것이 문제였다. 타선은 10안타를 때려내 괜찮은 타격감을 보였다. 공격력에서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키는 박민우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그는 톱타자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당했다. NC는 전날 멀티히트를 때려낸 김종호 또는 경험이 많은 이종욱을 1번으로 올리고 박민우를 9번으로 돌릴 수 있다. 김 감독은 타순 변경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최경철의 송구에 2번이나 당했지만 여전히 NC의 발은 강력한 무기다. 박민우, 이종욱, 김종호, 대주자 이상호는 언제든지 뛸 수 있다. 나성범과 모창민도 움직일 수 있다. 두자릿수 도루를 한 선수가 7명이나 있는 NC는 베이스러닝을 통해 박빙의 상황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

▲ [창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NC는 1차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10안타를 쳐내며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NC는 창단 3년만에, 1군 진입 2년만에 4강에 진출했다. 역사가 30년이 넘은 형님 팀들은 쓸쓸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1차전 패배를 통해 젊은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을 것이다. 야구팬들도 NC가 LG와 대등히 맞서 명승부를 펼쳐주길 바라고 있다.

양팀은 20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우천으로 경기가 못치러지면 하루 순연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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