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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모던파머' 젖꼭지부터 정치자금까지 '정극인가 시트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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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모던파머' 젖꼭지부터 정치자금까지 '정극인가 시트콤인가?'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0.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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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초반 정통드라마에 시트콤적 요소의 도입 등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던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반 기대와는 다르게 드라마 구성상 드러나는 이질감과 개연성 문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던파머'는 아직 치고 나갈 기회가 많이 남은 만큼 이 작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짚어봤다.

▲ [사진=SBS '모던파머' 제공]

정통드라마의 시트콤화 시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27일 방송된 '모던파머' 4회는 1회부터 3회까지 방송된 분량 중 가장 시트콤적인 요소가 강하게 발휘되는 회차였다.

이날 4회 분량에서 나타난 시트콤적 요소를 살펴보면,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미스터리했던 여성으로 나온 이수연(민아 분)의 정체가 밝혀진 부분이 있었다.

수연은 정치권과 연결된 50억 원의 숨겨진 비자금을 찾아 나서기 위해 하두록리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런 수연의 정체는 정통드라마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매우 뜬금없는 줄거리다. 마치 예전 방송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모던파머'가 순수한 정통 드라마였다면 수연의 등장은 매우 개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는 젊은이들의 귀농과 사랑과 우정을 기본으로 한 작품으로 정치권의 음모가 섞이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웃음 포인트도 정통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코드가 아니다. 예를 들어 귀농 드럼연주자 유한철(이시언 분)이 키우는 강아지에게 젖꼭지를 물려 피를 흘리고 이 장면을 짝사랑하는 여성인 수연이 목격하는 모습은 도저히 정통 코믹 드라마에서 다루기는 힘든 내용이었다.

▲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준 웃음코드 '젖꼭지 사건' 한 장면. [사진=SBS '모던파머' 방송 캡처]

이 밖에도 영상 측면에서도 시트콤과 만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계속해 이어졌다. 농촌 장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의상과 캐릭터 색깔들은 이 드라마가 진짜로 표방하는 속내를 보여주는 인상이 짙다.

이렇게 '모던파머'는 내용구성과 웃음코드, 영상 등 모든 것이 기존의 정통극이 아닌 시트콤적 요소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새로운 드라마다.

분명 '모던파머'의 이런 새로운 시도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신선한 재미와 색다른 감각의 드라마로서 새로운 장르의 탄생까지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통 코미디드라마를 바라던 대부분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시트콤이라는 과감한 도입이 자연스럽게 다가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용이 난맥상을 보여주면서 가족단위 시청자층이 많은 시간대 중장년층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개그 프로 수준의 웃음코드도 그들의 마음을 빼앗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 [사진=SBS '모던파머' 방송 캡처]

시청률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모던파머'의 시청률은 5.4%(이하 닐슨 제공, 전국기준), 평균 시청률은 5%대다. 최고 시청률 30%대를 돌파하는 최근 주말드라마의 특성상 저조한 성적이다.

주변에서는 '모던파머'의 부진한 성적은 시트콤화 시킨 정통드라마의 약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드라마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호평과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모던파머'는 현재 시트 콤적 도전의 지속이냐 정통드라마로서의 일부 회기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모던파머의 작가진이 시트콤 전문가들이라는 사실이 이 드라마가 정통드라마로의 큰 회기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게 한다.)

▲ 신비로운 여인 수연의 정체도 시청자들에게는 반전급 충격이었다. [사진=SBS '모던파머' 방송 캡처]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자 '시트콤의 뒷심'

다만 '모던파머'의 부진을 놓고 섣부른 판단은 피해야 한다. 워낙 시트콤적인 요소가 강한 새로운 타입의 드라마다 보니 어떻게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예측이 쉽지 않다.

정통 시트콤과 드라마라는 차이는 있지만 '모던파머'와 비슷한 내용 구성을 한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이 초반 부진을 겪다가 후반 마니아급 시청자층을 흡수하면서 인기를 끈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 '모던파머' 작가진은 뒷심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안녕 프란체스카'의 집필을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사례들은 시트콤의 힘을 가진 '모던파머'의 뒷심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결국 이런 이유로 현재 '모던파머'라는 작품을 놓고 실패냐 성공이냐를 거론할 시점은 아니다. 다만 시청자들은 '모던파머'가 추구하고 있는 시트콤형 정통드라마라는 새로운 도전을 주목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바로 잡게끔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1년 혹은 10년 후 '모던파머'가 '시트콤형 정통드라마'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획기적인 작품이 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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