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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부름 기다리는 윤석영·박주영이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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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부름 기다리는 윤석영·박주영이 깨어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2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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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속팀서 맹활약…부상 공백 생긴 왼쪽 풀백·공격수 기용 가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동안 잊혀졌던 해외파가 다시 깨어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표팀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포지션을 채울 수 있는 선수들이어서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윤석영(24·퀸즈 파크 레인저스)과 박주영(29·알 샤밥).

그동안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던 이들이 최근 각자 자신의 포지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근심에 쌓였던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다음달 14일과 18일에 요르단, 이란과 차례로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달 10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선수들을 소집, 11월 A매치 2연전을 대비한다.

▲ 윤석영(왼쪽)이 28일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 홈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치열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윤석영은 김진수와 박주호 등이 부상을 당한 왼쪽 풀백 자리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다. [사진=QPR 공식 페이스북 캡처]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통해 향후 대표팀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11월 A매치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자신의 전술 색깔을 입힐 생각이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동국(35·전북 현대)은 지난 26일 수원 삼성과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경기 도중 장딴지 근육 파열상을 입어 시즌을 접었고 같은 날 이용(28·울산 현대) 역시 코뼈 골절로 올시즌을 쉬게 됐다.

또 김진수(22·호펜하임)과 김신욱(26·울산)은 인천 아시안게임 도중 당한 부상으로 다음달 A매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박주호(27·마인츠)도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된 상태여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기 힘들다.

◆ 김진수·박주호 빠진 왼쪽 풀백에 윤석영이 있다

박주호는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중이어서 대표팀에 무난하게 합류할 전망이지만 그래도 한 명을 더 추가할 필요가 있다. 박주호가 뛰지 못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 바로 이 자리를 윤석영이 노리고 있다.

윤석영이 최근 소속팀인 QPR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윤석영은 지난 20일 리버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이어 28일 아스톤 빌라와 경기까지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맹활약했다. 특히 윤석영은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윤석영의 활약에 팬들도 환호로 답했다. QPR 팬들은 투표를 통해 윤석영을 맨오브더매치에 선정했다.

또 영국 스카이스포츠 역시 윤석영의 아스톤 빌라전 활약에 대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나쁘지 않은 평점 6점을 줬다.

축구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윤석영에게 7.3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8점대 선수가 4명이나 있긴 했지만 아스톤 빌라의 모든 선수들이 6점대 평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평가다. 윤석영은 후스코어드닷컴이 29일 선정한 런던 클럽 베스트 11에도 들어가며 앞으로 활약상을 기대케 했다.

윤석영은 아스톤 빌라전을 마친 뒤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단 경기에 이겨서 기쁘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보며 고마움을 느꼈다"며 "프리미어리그는 수준이 높고 경기도 정말 빠르다. 그러나 나도 경기를 뛸수록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주전으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윤석영이 대표팀의 포지션 무한 경쟁에 뛰어든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되기 때문에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무한 경쟁을 선언하며 스스로 '제로 베이스'를 말한 이상 윤석영 역시 동일선상에서 평가를 받고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 사우디서 기량 회복하는 박주영, 중동 원정 동참할까

김신욱, 이동국이 모두 빠져 대표팀 원톱이 부재중인 가운데 박주영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올 여름 브라질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는 부진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 축구에서 박주영만한 공격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박주영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 밖에 있었다.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에도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극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인 알 샤밥으로 이적했고 첫 공식경기에서 득점을 신고했다. 이쯤 되면 슈틸리케 감독의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11월 A매치 2연전이 중동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박주영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영을 불러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박주영 말고도 이근호(29·엘 자이시) 역시 중동에서 뛰는 해외파로서 대표팀 합류가 유력하다.

하지만 문제는 팬들의 여론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영웅이었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그에 대한 팬심은 냉랭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테스트를 하겠다며 차출을 밀어 붙인다면 기회가 생기겠지만 아직까지 박주영의 상태에 대해 미심쩍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합류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 구자철(왼쪽)이 한달여의 부상을 딛고 다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면서 다음달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스포츠Q DB]

◆ 구자철 복귀 눈앞, 공격형 미드필더 경쟁 치열

부상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에서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구자철(25·마인츠)도 합류일만 기다리고 있다. 구자철은 부상에 발목을 잡히기 전까지 대표팀에서 원톱의 뒤를 지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지난달 14일 헤르타 베를린과 경기에서 후반 14분 교체 아웃된 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출전하지 못헀던 구자철은 지난 26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후반 17분 엘킨 소토와 교체돼 출전, 40여일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구자철은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치열한 무한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과 카타르 때부터 인연이 있는 남태희(23·레퀴야)가 파라과이전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으며 한발 앞서갔기 때문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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