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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서울, 임대주택, 셰어 하우스를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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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서울, 임대주택, 셰어 하우스를 모색하다
  • 하혜령 편집위원
  • 승인 2014.03.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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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하혜령 편집위원] 그렇다면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주거 방법은 없을까, 찾기 시작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보금자리 주택 같은 정부 임대주택이었다.

일단 나는 부동산 정보에 무지했다. 임대 아파트는 자녀를 가진 부부에게나 해당되지 나 같은 싱글들에게는 기회가 올리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지라 신문에 임대주택 관련 기사가 나와도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진지하게 주거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때에 맞춰 보금자리 주택 관련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민임대, 영구임대, 공공임대 등 종류와 소득 및 가족구성에 따라 신청자격이 아주 다양함을 알게 됐다.

 주택의 크기나 신청 자격은 주택 형태에 따라 다양했지만 필수 조건은 세대주이면서 무주택자이면 됐다. 그렇다면 40대 ‘나홀로’ 세대주인 나도 기본 조건은 충족된다. 국가가 이렇게 나 같은 경제 취약계층을 위해 좋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니!!

 

인터넷에서 기본 정보를 습득함과 동시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 주택공사)의 입주모집 공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다시 한번 ‘탈 서울’ 욕구를 느꼈다. 전국적인 임대주택 사업이 모두 게시되는 LH의 모집공고를 보면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 임대료와 전국의 많은 임대주택들과의 가격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물론 그 지역으로 이주했을 때의 생계를 걱정해야겠지만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대폭 낮아진다면 어차피 제2의 직업을 찾아야 하는 40대에겐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가격대의 임대주택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삶을 상상하며 찾아가고 있다.

한편 직업상 이유로 계속 서울에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이때의 대안은 이미 심각한 주거문제를 겪은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보편화돼 있다는 ‘셰어 하우스’ ’컬렉티브 하우스’였다. 이는 주방과 거실은 공용공간으로, 방은 따로 쓰면서 타인과 함께 사는 주거 형태다.

특히 요즘 일본에 왜 이런 주거 형태가 유행하는지를 다룬 일본 저자들의 셰어하우스 관련 책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셰어 하우스’ ‘컬렉티브 하우스’ ‘나는 셰어 하우스에 산다’ 등). 가족이 아닌 타인과 한집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한 걱정과 의문을 해소하고 넓은 집을 저렴하게 그리고 외롭지 않게 사는 미래 주거형태의 대안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거문제가 심각한 뉴욕이나 도쿄와 같은 대도시 젊은이들의 주거 형태인양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나 같은 지방 출신은 이미 경험한 주거 형태다. 하숙이나 전전세 등을 통해서 말이다.

이 또한 장단점이 있었다. 저렴한 반면에 타인과의 생활이므로 일상적인 부분(화장실 사용, 거실 상주시간 등)에서 불편할 때가 있다. 또한 공과금이나 생활필수 요소(청소, 음식 조달)를 분배하는 경우 감정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외롭지 않게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점도 있었다. 사실 이는 가족과 살 때도 발생하는 문제다. 혈연으로 얽혔고, 부모님의 사랑 아래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았다는 것만 제외하면 우리가 성장할 때의 주거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닐까.

 
      특히 나처럼 향후 40년을 혼자 살아가야 할 독거 중년에겐 가장 큰 두려움인 외로움이 다소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아주 매력적인 대안인 것 같아 관련 책들을 찾아 읽고 SNS에 올라오는 주거공동체입주자 모집공고를 지켜보며 이 또한 하나의 대안으로 맘에 담아두고 있다.

내 주위엔 ‘탈 서울’의 더 넒은 확장 형태로 40대에 덜컥 아무 연고 없는 외국으로 주거지를 옮긴 싱글들이 꽤 있다. 20대에 흔한 해외 유학이나 취업, 결혼 등의 이유가 아닌 ‘그냥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옮긴 사람들 말이다. 물론 서울에서의 삶과 마찬가지로 경제, 생활상 어려움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곁에서 지켜본 내 입장에선 어느 날 문득 북소리에 끌려 꽤 긴 여행을 떠나는 듯한 모습이었다. 격려 반, 부러움 반과 더불어 내게도 그런 삶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용기도 품게 됐다.

퇴사로 인해, 경제적 하락으로 인해 이제껏 살던 곳에서 쫓겨난다 생각하면 비참하겠지만, 반대로 지금까지와 다르게 살아본다는 생각으로 여기가 아닌 곳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을 모색해 본다면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싱글의 향후 40년도 설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amiblu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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